지금 밥먹으러 갑니다!-원유순 회원을 만나다
회원들과의 즐거운 밥상!!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번째 만남은 원유순 회원과 함께 하였습니다. 원유순 회원은 95년부터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하였고, 예전 <고용평등 TV모니터 위원회>모람활동을 4~5년 동안 하셨다고 합니다. 현재 모 대학교 도서관 사서로 계세요. 원유순 회원이 일하고 있는 회사 근처의 모 식당으로 '지금 밥 먹으러 갑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여진과 홍하는 오랜만에 만나는 유순언니인지라 아무래도 선물을 사야 하지 않나 고민을 하며 꽃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펭페이? 펠페? 아.. 페페. 이름이 어려워 못 알아듣던 공기정화식물인 페페를 샀습니다.
먼저 원유순회원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부터 밥상의 물꼬를 텄습니다. 세상에나 유순회원은 작년 11월~12월에 학교 연수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동유럽 대학탐방을 11박 12일로 갔다 왔다고 해요.
유순 : 요번에 연수 가서 체코기술공과대학이라고 기술 쪽 대학교 갔어. 중앙도서관은 없고 단과대학이 있는데 단과대학마다 조그맣게 도서관이 있어. 그런 곳은 아직도 우리나라 사서들보다 서비스가 떨어지고 관료적이야. 그런데 굉장히 학생 중심적이야. 요만한 조그만 책인데(엄지와 검지를 오므리면서), 교수가 강의할 때 쓰던 자료까지 있어. 학생들이 프로젝트 수행해서 낸 과제들까지도 제본해서 있고. 어떻게 보면 신입생들에게 좋은 자료들이지. 우리는 그런 거를 자료라고 생각하지 않잖아.
오스트리아에서는 비엔나 대학에 갔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야. 영화에서처럼 책상이 쫙 있고, 자리마다 스탠드 하나씩 있고, 천장도 높고, 양쪽 벽 서가에 오래된 고서들이 쫙 꽂혀 있고 너무 부럽더라.
우리나라에는 일단 오래된 도서관이라는 게 없잖아. 그런 것들을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 맞는 것으로 변형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지. 전통적인 개념을 갖고 있으면서 시스템에서 구현되어야 하는데, 시스템은 굉장히 빨리 진행되지. 오래된 사서들은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뒤에 앉아서 행정만하고. 기술적인 것들은 다 젊은 사서들이 하고. 그래서 학생들이 뭐 물어보면 일단, 두려워하지. (모두 웃음)
유순 : 얼마 전 이대에서 open the library with her라고 올리버라는 운동을 했었어. 지역사회 여성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라고. 그런데 그걸 도서관학과에서 하는 게 아니라. <언니네>에서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글을 하나 썼지. ‘정말 좋은 생각이고 도서관의 현 사서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이렇게. 그런데 혹시 정책 같은 거 봐줄 수 있냐면서 연락이 왔어. 몇 번 메일도 주고받고 글도 쓰고 했어. 그런데 도서관학과 애들은 없었고 심지어 도서관학과 교수들이 반대를 했었어. 기득권들이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도서관을 개방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정책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지.
오스트리아에서는 지역 대학에서도 오스트리아 전 역에 있는 사람들이 자료를 신청하면 오후 10시, 12시, 6시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자료를 찾아갈 수 있는 프로세스들이 마련되어 있어. 우리나라에는 인상 팍 쓰는 수위아저씨들이 있지.(모두 웃음)
회원팀 : 언니 옛날에 <함께가는 회원상> 받고 하지 않았어요?
유순 : 그건 안 받고 <오래되고 볼 일이다상> 그건 받았지.
회원팀 : 예전에 노동센타 회원 모임 할 때 조직위원장 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유순 : 아. 조직위원장. 그거 하면서 받았나? 왜 기억이 없지?
회원팀 : 예전에 한창 활동했던 그 당시 이야기 좀 해줘봐요.
유순 : 응. 그때는 다 또래였잖아. 그때 20대 중반이었지. 한창 다들 사회활동하고 그럴 때니까. 맨날 모여가지고. 장충동 시절이지...모임 없어도 가는 거야. 가서 놀다가 오고. 남 뒤풀이 하는데 껴서 같이하고. 갈 데 없으면 민우회 가는 거야. 가서 일 하고
회원팀 : 그렇지, 가만히 둘 사람들이 아니야.
유순 : 저녁시간에 일주고 끝나면 뒤풀이 하고. 옛날에는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몰라. 지금은 그렇게 하라 그래도 못 할 거야. 나이 들어가지고.
회원팀 : 그때 주로 어떤 활동 하셨어요?
유순 : 우리 그때 TV모니터 일 했어. 신문에도 싣고. 각자 쓴 거 한겨레에 기고하고 그랬지. 나 같은 경우는 생각나. 김혜수가 대학의 과 조교로 나온 드라마를 찍었었어. 근데 성희롱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었어. 남자친구가 경찰인가 그래서 지하철에 성희롱 하는 인간들 같이 취재하고 그랬어. 그러면서 자기 어렸을 때 화장실에서 성희롱을 당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나중엔 두려움을 떨치는 그런 드라마야. 내가 그걸 왜 기억하냐 하면, 성희롱 하던 남자가 도서관 사서야. 그래서 내가 그걸 유심히 봤고 기억이 나고, 모니터도 썼었어. ‘나비는 먹잇감을 기다린다. 콜렉터처럼. 좋은 먹이가 나타날 때까지’. 하는 문구도 있고. 내가 또 김혜수 좋아하잖아. 또 성추행 하던 놈도 도서관 사서고.
회원팀 : 한번 하면 오래 기억에 남지
유순 : 그래. 기억에 남아. 가끔 가다 읽어봐. 왜냐하면 컴퓨터 파일에 저장되어 있잖아. 왜 종무식 하면서 서랍정리하면 파일들도 정리한단 말이야. 1년에 한 번씩은 꼭 읽어.
회원팀 : 오래된 회원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유순 : 보고 싶다. 어떻게 지내는지. 회원한마당하면 다 모여서가고. 20주년 기념으로 얼굴 한 번 봅시다. 민우회 자주 가고 싶은데, 예전에는 다 아는 얼굴인데 지금은 아는 사람도 없고, 가면 뻘쭘하지. 일도 안 주고. 일이라도 주면 할 텐데.
회원팀 :지금 하는 말 잘 녹음하고 있어요(모두 웃음)
지금 밥 ‘얻어’먹으러 갑니다로 된 것 같아 죄송스럽지만, TV에서 어디에서 민우회가 나오면 뿌듯하다는 원유순회원과 함께한 맛있는 점심이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가 곧 펼쳐집니다.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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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얼굴 참 좋아 보이네요. ^^
황방구님은 황은영님이지롱~ ^^
유순언니, 일케 보니까 느므 느므 반갑네~ 동유럽도 갔다왔네, 부럽다~~
유순언니 녹취푸는데 맨 처음에 황방구 이야기가 나왔어요. 전은미님... 맞나?
오늘 고양총회 끝나고 삼실 들어오는 길에 흥국생명앞길에서 황방구를 딱! 만났네. 어찌나 반갑던지..잘 지내는거 같더군. 황방구를 만나니 원유순이 바로 생각나등만.ㅋㅋ. 언제 함 같이 다 보자구~
딱 부러지는 말투가 들리는 듯...
반갑다, 친구야!!!
사진을 보니 더 반갑네.
동유럽..음..나도 꼭 거기 가고말테야..
20주년파뤼때 보자구~
언니~~ 나두 보구싶어요~~~ 언니 삼실에 오신다면 일감 쌓아놓고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