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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하루가 일년처럼 1년이 하루같은 우리들의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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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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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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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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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03
송년회 소감을 부탁받은 뒤, 벌써 일주일이 지나고 말았다;
그저 게시판 활성화를 위한 송년회 소감 정도면 되겠다 싶었는데,
청탁하신 분이 돌아서자마자 '후기는 타기가 써준대요~' 하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갑자기 손이 얼었달까.. 변명하자면 그렇다; 압박감..;;(정말 구차하군) 지금 이건 후기가 아니다 후기가 아니다 후기가 아니다 주문 외우며 쓰고 있다.
송년회 시간은 5시. 내가 일어난 시간은 바로 그 한시간 전. 아, 이런, 장소가 평동 민우회에서 망원동 민우회로 바뀌었을 뿐인데, 넋놓고 늦잠을 자고 말았다. 집에서 조금 가까울 뿐일진대.. 헐레벌떡 망원역을 나와 나루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나처럼 늦은 사람은 또 없을까.. 없었다.
'시민공간-나루'는 저 멀리에서도 한겨울 짙은 어스름에 더 도드라져 보였다. 건물의 의연한 외연에 뭔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지하 소극장으로 들어섰다. 행사는 이미 시작했고, 작은 바자회와 음식 준비하는 활동가들만 남아있다. 모두 건물 투어를 떠난 상태. 한시간 지각하였을지라도, 본 행사를 놓치지 않아 안도의 숨을 쉬었다. 사람들이 돌아오자마자, 부페형식의 저녁.. 음식 놓인 장소가 좁았지만, 소박하나 딱 먹고 싶은, 집들이다운 메뉴들! 오자마자 복 터졌네! 자리에 앉아 참석한 면면들을 살펴보니, 이름은 익은데 얼굴은 모르겠는 분들 혹은 늘 오시는 분들... 그러나 인사할 주변은 없기에 그저 밥을 먹을 따름이다.
소극장을 눈으로 휘~ 둘러보니, 정말 작은 소극장이다. 그러나 이런 공간을 가질 수 있다니! 이 동네는 복도 많지 아니 민우횐 복도 많지 아니 우린 복도 많지! 그곳에 활동가 '하나'씨가 멋드러진 보라빛 휘장을 걸어주었다. 그저 걸기만 했는데 소극장이기에 멋진 장식이 되어주었다.
상근자 소개를 시작으로 송년회 행사가 시작하고..이어 조마다 돌아가면서 몇몇 회원들에게 이름표 뒤에 있는 질문지에 답하고 이름을 소개하는 시간. 참석자들이 그리 많진 않았는데,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므흣한가, 최근 읽은 책? " 등의 간단한 질문이라면 모두 소개하는 시간이어야지 않은가! 조에서 달랑 두명만 하란다. 아무도 안할까봐 우리 조에선 내가 벌떡 일어났다. 못할까봐는 아니었는데, 결국은 다행스럽게도 난 소개를 한 것이 되었다..ㅎ
앞서 밝혔듯이 행사를 치른 지 일주일이 돼간다고, 행사 순서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다.. 이해를 바라며 계속 적어나가 보련다.
우선 나디아가 공사사진과 함께 나루 건립 과정을 설명해주었고, 길을 열어준 사람들을 소개해주었다. 아니 우리들 이름이 보이는구나..이 끝 모를 뿌듯함이 가시기도 전에 환상의 복식조 바람과 꼬깜은 맛깔스런 솜씨로 빠르게 송년회를 끌어간다.
상근자 밴드라고 해야 하나! '다라이 속 먼지 하나(이하 다.먼.하)'는 가요 한곡과 함께, 가사를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참으로 끈적한 외국 노래 한곡을 들려줬다. 노래와 연주로 알 수 있는 그들의 찰진 솜씨는 그간 연습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줄 뿐 아니라, 화려한 '그룹 사운드'의 탄생을 알렸다!
또, 민우회가 낳은 전문가 중에 전문가 벨리('벨리'댄스라고 합니다. Belly dance--)댄서! 따우의 춤... 말로 다할 수 없는 끝장 의상(요거 직접 만들었다 한다), 눈으로는 제대로 다 담을 수 없는 현란한 몸짓...역시 민우회 활동가들!
그렇다면 이에 대적할 멋드러진 춤의 맞수가 나와야 한단 말! 마치 이날 우리 회원들을 대표하듯, 아니 구원하듯 등장한 다소의 스윙댄스팀!! 행사 전까지 신비주의와 팬들의 관심으로 큰 기대를 모은 팀의 구성원을 한번 보자(왜냐? 우리 회원들이니까..으흐흐) 다년간의 송년회 스윙무대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오서방과 로미오. 이번에 특별히 발탁되어 스윙 동호회 실력을 과시할 기회를 얻은 산적. 인원 부족으로 외부에서 긴히 섭외한 분(성함 제가 기억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역시 여러 댄스팀을 거치며 그 실력만큼은 정평이 난 다라(소모임 성원이므로 회원으로 치겠다..ㅎ) 마치 '다.먼.하.' 밴드의 노래 속 가사만큼 아주 oily(유사 단어가 그 노래에 나옴)하게 무대와 객석을 사로잡아 버린 떠오르는 신성 오스칼! 오히려 너무 인기를 끌어 상투적인 '노바디', 오스칼과 다라라는 꽤 어울리지 않을 듯한 조합... 이 점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 , 동료들의 일부러 틀려 웃음을 유발한 듯한 앙증맞은 앙상블로 '원더 민우걸스'만의 '노바디'를 완성해낸 것이다. 이는 가히 반전드라마!
또 하나 허파와 옆구리가 아프도록 웃을 수 밖에 없던 시간..엠시스터즈!
변신 후의 모습이 결코 변신 전의 하나와 신기루임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 아주 단순한 동작들도 어떤 연출이 따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효과를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 웃음 없는 얼굴, 지금도 웃음이 날 지경이다. 각 조는 마카레나 리듬에 맞춰 개사 노래들을 뽐내며 마카레나 타임을 즐겼다. 즉흥임에도 불구하고 협업을 완성한 회원들..역시 좀더 풍성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 송년회에서는 최초로 회원 제작 극영화 상영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요망단, 영화작업 소식을 간간히 들으면서 과연 어떤 영화일까 기대가 컸다. "계몽영화 보기 좋은 날" - 제목의 뜻은 아직 잘 모르지만, 계몽영화에 대한 편견에 도전하고, 관계에 대한 낭만도 깨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내 짧은 식견으로는 영화 작업의 지난함도 전부 이해하지 못하지만, 요망단의 첫발이 내년엔 더 당찬 영화작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솟구쳤다. 요망단...참으로 요망하기도 하지! 그들의 당돌한 데뷔에 박수를 보낸다. 다음 상영회에는 제작과정과 그 소감을 좀더 길게 듣고 싶다.
이렇게 준비한 행사들이 다 지나가고, 음주 가무의 뒤풀이 시간... 그 실력을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다.먼.하'는 번외편으로 아름다운 자작곡을 불러주었다. 아 진정 노래도 만들고 가사를 붙인 이 밴드는 무엇이란 말인가. 놀랍다!
이에 질세라~요즘 뜨는 회원 드릴러님 역시 자작곡 등을 노래하였다. 재주많은 회원들이 너무 많아서 어지럽기까지 하다.. 송년회에 대처하는 회원들의 자세는 늘 가벼운 마음이 아닐까. 재주꾼들을 보니 시샘이 절로 나서 내년엔 뭔가 뽐낼 거리를 찾아야하나 싶다가도, 순간 정신차렸다. 송년회 프로그램은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내년일은 내년으로 넘겨버렸으니 말이다.
소극장 현장을 얼추 정리하고 난 뒤 뒤풀이 술판에서는 지난 9일 개소식에서 남은 막걸리와 민우회 오픈하우스에 걸맞게 선물로 드릴러님이 제공한 와인 덕분에 좀더 므흣한 시간이 되었다. 기타도 잘치시면서 센스마저 만점이로세~~!
송년회 내내 조용히 인기몰이를 한 민우 바자회와 타짱이 운영한 '타로카페'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다. 넘치는 대기인파에 밀려 애저녁에 포기하고 말았다. 나도 내년 연애운 좀 알고 싶었다규~ㅠㅠ 바자횐 예전보다 물품 수는 적었지만, 열기는 그에 못지 않다. 화장실 가다 말고 들여다본 재미난 거래들과 신기루씨의 '이것좀 봐 누구나 어울려'하는 식의 판매화술에 배꼽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괜찮은 물건들은 진즉에 팔리는 것을 곁눈으로 보고는 바자회의 성공을 점쳤다. 물건들이 새로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사이...밤이 깊어갈 수록 민우회의 2008년도 뉘엿뉘엿 끝을 향해 깊어감을 실감했다.
역시 누군가의 말처럼 우린 총회로 한해를 열고, 민우회 송년회로 한해를 닫아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민우회 회원인가 보다.
며칠 전에 봤고, 내일 또 볼 민우회 사람들. 그러나 1년 꾸준히 모임을 해온 내 옆에 그들과, 어디서건 민우회란 소속감으로 활동한 다른 회원들. 그들과 함께 하여 더욱 빛이 난 민우회의 2008년. 그 하루 같은 1년이 1년 같은 하루가 또 이렇게 저물어 간다..
ps. 물건 가져가신 분들, 책이나 음악, 옷 읽고, 듣고, 입어보고 후기 좀 모람세상에 올려주시면 안되겠니? 너무나 순식간에 게눈감추듯 떠나간 물건들이 제 주인 잘 찾아갔는지 심히 궁금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니 말이다.
ps. 회원팀의 바람입니다. 그날 밤 지빈이의 시낭송 정말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전해주었지요!
창작의 공간으로 아름다웠던 그날 밤.
지빈이의 시를 함께 덧붙여 올리겠습니다! 지빈, 시를 늦게 올려서 정말정말 미안해요.ㅠ
이모
-정지빈
바자회에서 이모를 만났네. 머리 길고 이쁜 이모 맛있게 음식도 먹고 종알종알 재잘재잘 음식도 먹고 즐거운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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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정지빈
바삭바삭 과자를 먹네. 여러 사람들이 먹은 과자.
냠냠 쩝쩝 바삭바삭 소리내어 맛있게 먹네 쥬스와 같이 냠냠, 쩝쩝, 바삭바삭 벌컥 벌컥 맛있게 먹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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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너무 급하게 썼습니다.
기억의 오류가 있거나, 잘못 된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회원팀에게는 마음대로 편집하여 게시글을 이동하여도 무방함을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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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넘 웃겨요 ㅠㅠ
아아~ 음...바자회에서 열라 옷만 5벌을 챙겨 간 뚜와입니다.
전철역까지 가서 가방을 살폈더니 원피스는 빠져 버렸는지 없더라구요.
오서방의 숄=볼레로는 지금 걸치고 있는데 등에 땀띠날 지경..(정장등 겉옷위에 걸쳐도 무난)
고급스런 털실로 짠 장미가 달려있는 베스트는 어제 집으로 놀러온 지인에게 잘 맞을것같아 입어보라고 주었더니 진짜 환상적이었음-비싸게 주고 샀다고 거짓말했음.ㅋㅋ
그 땀복인지 윈드자켓인지는 싸이즈가 나한테 쪼금 커서 남동생 운동할때 입으라고 선물..
그 몇벌의 옷들은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
저에게 즐거운 마음 나누는 기쁨을 주었답니다.
바자회 물품 사용후기였습니다.
근데 그날..송년회날..
따우의 명품미소..왕짱이였습니다.
또한 신기루의 완전변신 모습..무척 이색적이었다는(창의적)...ㅎㅎㅎ
서정미님, 저는 회원 자격으로 쓴 거라, 지빈이의 시를 가져가진 않았구요.. 아마 누군가가 가져가셨으면 꼭 올려주실 겁니다. 다른 후기가 올라올테니 염려마시구요.. (저라도 그 얘길 적었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기억력이 나빠서..죄송합니다^^;;)
우리 아이(정지빈)가 시 낭송한거 후기에 실어주신다고 가져가셔서 아이가 학소고대하고 기다리는데.. 아무리 찿아봐도 없네요.. 어쩔꼬?
이러지 마시라들..너무 늦게 올리는 후기때매 탁은 후기계에서 은퇴할 것이얌.
기억력만 멋진가. 재미난 글 솜씨도 멋지구나
탁~! ㅎㅎㅎ 정말 멋쥔 기억려이다!ㅋ
나 늦게가서 바자회는 구경도 못했자나; 지각하지 말았어야 했는뎅; 근데 타갸, 너 기억력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