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여성 경력단절, 현실적 대책 시급" - SBS 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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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여성 경력단절, 현실적 대책 시급"
▷ 한수진/사회자:현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가 일자리입니다. 고용률 70%가 목표이죠.
특히 정부는 여성들이 일과 과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돕겠다며 그제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일자리 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려면 현실을 분석하는 것이 먼저이겠죠.
경력 단절 여성들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 여성민우회 강선미 활동가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선미 활동가 / 여성민우회: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중년 여성들의 경력 단절에 대해 집중 인터뷰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되신 건가요?
▶ 강선미 활동가 / 여성민우회:말씀하신대로 고용률을 올리기 위해서 정부에서 대표적으로 내놓은 정책이,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었죠.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논의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만 일과 돌봄이 병행되는 일자리를 통해서 경력단절이 해결될지.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지.
여성에게만 일 가정 양립의 책임을 전제하는 것은 아닌지.
일자리 창출만큼 질 좋은 일자리이어야 할 텐데, 그래서 경력단절 여성의 일에 대한 욕구와 재취업 현실을 알아보고자 저희 팀에서 중년 여성들을 만나서 결혼 전에 했던 일부터 단절이 된 이후, 재취업을 하게 된 과정과 현재 일자리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이 분들은 한 번 중간에 일을 그만 두었다가 재취업 하신 분들이시고요.
이 분들이 중간에 일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 강선미 활동가 / 여성민우회:결혼하고 임신, 출산. 이런 것들을 많이들 말씀 하셨는데요.
표면적으로는 이것들이 사실이기는 합니다만 그 이면을 살펴보니 워낙에 했던 일 자체가 비정규직이어서 불안했던 것도 있었고요.
열악한 저임금의 일을 하느니 아이 돌보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낫다고 선택 아닌 선택을 하기도 하고요.
어떤 분은 4년간 대학 강사를 하셨는데 여자보다 남자를 더 키우는 차별적인 문화가 있는데다가 결정적으로 정규직 전환 6개월 남겨놓고 부당해고 당하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생각보다 경력 단절의 이유가 여러 가지로 다양했군요. 그러면 경력단절 이후의 재취업으로는 어떤 일들을 하시던가요?
▶ 강선미 활동가 / 여성민우회:일자리의 질이 어떤가 알아보기 위해서 현재 일하고 계신 분들을 만나봤는데 사실 재취업은 상당히 어렵다고 합니다.
나이 차별은 거의 모든 분들이 말씀하셨고 아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직까지 심하고요. 전반적으로 하향지원 되어서 취업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에 인터뷰 했던 분들은 교사, 대학 강사, 인테리어 회사, 공공기관 등에서 일했었는데요.
책 방문 판매, 독서 지도사, 보육교사, 체육계 프리랜서, 자영업,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 회계 경리, 요양 보호사, 급식 조리원 등으로 일하시는데요.
사실은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올해 초에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유망직종을 뽑아서 발표한 바 있는데 그 때 나왔던 직업들이 상담사, 방과 후 교사, 요양 보호사, 독서 지도사 등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런 직종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이고요. 혹은 창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인터뷰로 만났던 분들도 이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지금 정부가 고용률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아이디어 내고 있지 않습니까.
엄마 가산점제도도 해프닝처럼 지나가기는 했지만 이런 제도도 나왔고 질 좋은 시간제 일자리도 늘리겠다고 하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런 대책이 일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 강선미 활동가 / 여성민우회:글쎄요. 사실 재취업 하려고 할 때 상황과 필요조건도 다 제각기 다양했습니다.
아이 양육을 병행하기는 하나 그렇다고 시간제를 선호 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야근 없이 칼 퇴근만 된다면 전일제도 상관없고요.
각각의 답은 있지만 하나의 정답은 없다. 사실 문제는 경력단절 원인과 경험을 너무 일반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크게 보면 애초에 경력단절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나 문화가 받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 한수진/사회자:그런 면에서 결국 육아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기르면서도 일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보육기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기간이 많아진다면 이런 문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 강선미 활동가 / 여성민우회:네. 일례로 어느 한 분은 믿고 맡길만한 시설이 별로 없고 늦게까지 봐주는 곳도 없고 만약 회사에서 야근이 없었다면, 혹은 밤늦게까지 아이를 봐주는 시설이 있었다면 계속 일 했겠죠.
심지어 요즘에는 시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밤 시간에 베이비시터를 따로 구하는 워킹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많이 안타깝고요.
여성과 남성 모두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노동 문화도 바뀌고 보육시설이나 시스템이 다양하게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여성민우회 강선미 활동가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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