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 약자생존〉에 참여하는 방법
약자들이 잘 살아가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고 믿는,
잘 아프고 잘 미치고 잘 사랑할 권리를 요구하는,
정상성 중심주의에 반기를 드는,
'비정상'이라고 밀쳐진 존재들이 결국 세상을 구원할 거라고 믿는
세 단체 다른몸들, 신경다양성 지지모임 세바다, 한국여성민우회가 함께 〈약자생존 :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을 엽니다.
약자생존 :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일시 : 2022년 9월 24일(토) 오후 1시 부스행사 시작 / 오후 2시 본행사+행진
장소 : 청계천 한빛광장 (서울시 중구 삼각동 118)
드레스코드 : 꽃
세부 프로그램 참여 안내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일상 속 많은 것들이 우리를 '미치게'(분노하게, 우울하게,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여전히 성범죄가 만연하고 가해자에게 관대한 사회, 심각해지는 기후 재난, 탈출할 길이 안 보이는 빈곤, 내 성별을 문제삼는 온갖 순간들... 우리를 미치게 하는 순간들을 발견하고 전시해 봄으로써, 구조적 현실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일그러 뜨리는지 살펴봅니다.
작성 예시)
▶ 성범죄 가해자들이 쉽게 풀려나는 현실을 볼때마다 깊은 빡침을 넘어 무기력감을 느낀다. 다 지옥불에 던져넣고 싶다.
▶ 지방대 출신 30대 여잔데 매번 승진에서 미끄러진다. 지긋지긋한 승진차별이 나를 미치게 한다.
▶ 젠더 퀴어인데 성별 이분법 공중화장실 앞에서 매번 갈등하고, 때로는 오줌을 참아야 하는 현실이 나를 미치게 한다.
▶ 워킹맘인데 독박육아 하느라 잠도 못자고 이걸 모른 척하는 남편이 나를 미치게 한다.
▶ 암환자인데 주변 사람들의 끝없는 고나리질이 나를 미치게 한다.
▶ 기후위기 현실을 마주할 때 마다, 산처럼 쌓여있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볼 때마다 깊은 무기력감을 느낀다.
우리를 미치게 하는 수많은 것들의 목록이 모여 9/24 '약자생존' 광장에 전시될 수 있게끔,
여러분을 '돌아버리게' 하는 바로 그것! 그 사람! 그 상황!도 적어주세요.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참여 : https://tuney.kr/QVUZum
나만의 정체성 사전
'정신질환자'라는 말, '동성애자'라는 말, '페미니스트', '장애인', '환자', '조현병', '우울증'이라는 말... 분명 나를, 나의 일부를 가리키는 말들이 맞는데 왠지 이 말이 나를 비껴가는 것 같은 느낌, 충분치 않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으신가요? 아마 이 단어에 사회가 부여해 온 편견과 낙인들 때문일 것입니다. 「나만의 정체성 사전」을 통해 사회가 우리를 규정하는 단어 중 스스로 새롭게 규정하고 싶은 단어를 선택해서, 자신만의 언어로 새롭게 정의합니다.
작성 예시)
▶ "우울증은 영감을 준다" 우울증 약물을 먹고 있지만, 우울증이 오면 예민해져서 좋은 글을 쓰게 된다.
▶ "나에게 조현병은 사이렌이다" 나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험 사이렌을 준다.
▶ "나에게 퀴어란 공기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 만큼 자연스러우니까.
▶ "나에게 비정규직은 직장이 아니라 지옥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지옥을 경험하게 한다.
▶ "휠체어 이용장애인은 비장애 중심주의가 만든 문턱과 장벽을 부수는 존재다"
▶ "우울증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고 변화시키는 통로이다" 그것은 내 몸과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정체성 사전」에 모인 내용은 9/24 약자생존 광장에서 거대한 책에 적혀 전시됩니다.
우리가 쓴 다채로운 정의를 세상이 읽고 배우게끔, 여러분의 '정체성 사전' 항목을 적어서 보내주세요!
「나만의 정체성 사전」 참여 : https://tuney.kr/QUzMqJ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정상'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았단 이유로 '미친년'이란 멸칭의 대상이 되었던 존재들을 기억하고, 우리가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전시물 '추모와 헌사의 스레드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를 통해, 우리의 '미친년'들에게 메시지와 꽃을 전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분들에게 메시지를 남기실 수 있어요.
▶ 20년 전에 이혼했던 용감한 내 엄마 김00에게,
▶ 비극적 죽음만이 아니라 행복한 삶도 경험하였을 버지니아 울프에게,
▶ 내가 사랑했던 소설 속 인물, 제인 에어에게,
▶ 비키니를 입고 바다에 가길 즐기는 우리 할머니 안00에게,
▶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 최승자 시인에게...
추모와 헌사를 바칠 그 사람의 이름을 적고, 그 사람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 내용을 적어주세요.
적어주신 메시지는 꽃과 함께 9/24 약자생존 당일 '추모와 헌사의 스레드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에 전시됩니다.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참여 : https://bit.ly/dearmywitches
미래완료
‘미래완료: 미래의 동작이 막 끝나서 그 결과가 나타나 있음을 표현하는 시제 동작상(動作相)’.
우리의 생각과 말, 그리고 그것을 서로 연결짓는 행동이 미래를 이곳에 불러옵니다.
제각각 다르게 생긴 기하학적 판자 조각들에 글을 적고, 꾸미고, 연결하여 잔디밭에 전시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괴상하지만, 포용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미래완료」는 9월 24일 당일 청계천 한빛광장 〈약자생존〉 현장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광장행사는 1시부터 시작이니 서서히 완성되어가는 미래의 조각들을 지켜봐주시고, 함께해 주세요.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아플 때, 피곤할 때, 휴식할 때 나와 함께 했던 옷을 손바느질로 연결하는 공간입니다. 땀 자국, 침 자국, 핏자국. 옷에는 아픈 몸으로 사는 나에 대한 기록이 쌓여 있습니다. 다양한 아픈 몸들이 만나 통증과 피로를 기억하는 옷과 옷을 잇고, 아픈 몸으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 나눕니다. 또 다른 아픈 몸들과 연결되기 위해 연결된 옷을 들고 행진합니다.
워크숍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공간」은 9월 24일 당일 청계천 한빛광장 〈약자생존〉 현장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워크숍은 1시에 시작합니다. 바느질 도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참여하실 분은 자신의 (이제 수명을 다한) '낡은 옷'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진행자가 '아픈 몸의 경험들, 기억들'을 주제로 이야기나누기를 도울 것이며, 바느질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합니다.
잔디밭에 둘러 앉아 단순한 바느질로 서로의 옷을 이으며, 아픔과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참여하실 분은 꼭 사전 신청을 해주세요!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참여 신청: https://bit.ly/sonbanul
약 헤는 날
우리 사회에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약물치료를 강제하면서도 정신장애인이 약물 복용을 숨기도록 요구하는 '두 가지 모순된 논리'가 공존합니다. 「약 헤는 날」은 ‘약’의 의미를 재정의함으로써 두 가지 관점 모두를 거부하고, 약물 복용 행위를 삶의 궤적과 연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합니다.
「약 헤는 날」은 9월 24일 당일 청계천 한빛광장 〈약자생존〉 현장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광장행사 시작 시간은 1시입니다. 테이블에 놓인 무지개, 나뭇잎, 빵, 알약, 검은 개, 꽃, 붕대, 고래 등 각약각색의 파츠들 중 원하는 것을 고릅니다.
파츠들을 약포지에 넣어 캔버스에 전시합니다. 전시를 통해 약물을 복용하는 행위를 자신이 주체적으로 해석한 삶의 궤적과 의미에 연결합니다.
공연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이랑, 페미니스트 래퍼 슬릭이 연대와 사랑을 담아 공연합니다 ♥♥♥♥♥♥♥♥
9월 24일(토) 오후 1시에 열리는 〈약자생존 :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은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흔히 볼 수 없던 종류의 연대와 자긍심의 광장을 시도합니다. 다양한 몸과 정신의 차이들, 다양한 취약성들을 환대하고 존중하는 관계 맺기를 시도합니다.
「약 헤는 날」, 「나만의 정체성 사전」,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미래완료」는 그 연대와 자긍심과 환대를 이어주는 디딤돌처럼 놓여 있을 거예요.
아프고 약하고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 느릿느릿하고 '돌아버린' 행진이 있는 그 공간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를, 짧지만 해방적인 경험이 이후로도 길게 힘을 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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