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사업평가
Ⅰ. 활동 목표
1. 혐오에 대응하는 페미니즘 담론을 확장하기 위해 총선, 대중교육, 토론회 등에서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
2. 낙태죄 비범죄화에 대한 대안 입법, 동의 여부가 핵심이 되는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 낙후된 젠더 감수성을 드러내는 사법부 판례분석 등 제도개선 활동을 이어간다.
3. 젠더관점에서의 실질적 재분배와 인식 개선을 위해 비정형 노동현실과 성차별적 의료경험 드러내기, 일상에서의 밥/잠/쉼을 돌아보고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 콘텐츠에 질문하기 등의 활동을 만들어간다.
4. 회원참여기획단을 통해 회원들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각양각색 단기소모임, 원데이클래스, 이슈토크 등 더 많은 오프라인 만남을 조직한다.
5. 지역과 본부의 여성운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방식을 기획하고 지부본부 공동사업의 활성화를 꾀한다.
II. 목표에 따른 평가 및 과제
■ 코로나19 사태로 활동 전반의 형태를 온라인 등 새로운 방식으로 기획·전환하였으며, 팬데믹 상황으로 불거진 돌봄위기로 인한 성차별의 실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특별사업을 진행하였던 한해
팬데믹 상황으로 오프라인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모이는 공간의 기획은 대부분 온라인 등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연초 기획된 총선대응 오픈채팅방워크숍을 시작으로, ‘묻지마폭행’에 대한 온라인포스트잇 액션, 유튜브생중계로 현장성을 확장한 ‘낙태죄 전면폐지 필리버스터’ 등 온라인 창구를 적극 활용해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했으며, 거리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특성을 살려 다양한 페미니스트들이 모일 수 있는 만남의 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다. 또한 플랫폼 노동을 통해 본 비정형 노동현실, 일상에서의 밥/잠/쉼 등 토론회와 ‘[미디어X페미니즘] 오늘의 질문, 내일의 변화’ 토크쇼들 모두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오프라인 행사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회원과의 소모임과 이슈토크, 지부본부활동가워크숍 등도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지역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반면 현장에서의 관계 형성, 제한된 참여 등의 보완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올해 2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많은 사회변화가 있었다. 특히 어린이집 휴원, 학교 개학 연기와 원격수업 전환 등 사회적 돌봄체계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가족 내 돌봄 당사자로 간주되는 여성은 돌봄부담이 가중되었고, 더욱 열악해진 노동 환경과 맞물려 여성 노동의 위기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에「코로나19로 드러난 돌봄위기, 여성이 ‘해결사’로 호명될 때 성차별이 심화된다」특별사업을 기획하였다. 코로나19 시기 돌봄을 수행하는 여성 89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설문조사를 통해 다양한 지역과 상황에 위치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여성의 돌봄 경험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맞벌이가정’으로 대표되는 일부 상황에만 적용되는 정책이 아닌 보다 포괄적인 대안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언론 모니터링은 2020년 2월부터 8월까지 16개 주요 언론사 보도 중 ‘코로나’와 ‘돌봄’ 단어를 포함하는 기사 1,253건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돌봄 관련 보도 수가 전체 코로나19 관련 보도 중 1% 남짓에 그치는 점, 돌봄 관련 보도에서 여성을 특정하는 단어, 표현 및 이미지 사용, 젠더 관점 없는 돌봄 대책 평가, 공공돌봄에 대한 과도한 불안 조성 등의 방식으로 가족과 여성에게 돌봄의 책임을 부과하는 언론의 태도를 사례를 통해 드러내고, 인터뷰 조사 결과와의 연관성 아래 분석하였다.
21대 총선을 맞아 페미니스트 유권자들이 직접 성평등한 정치를 이야기할 수 있는 「2020총선 페미필터링」오픈채팅방 워크숍 등을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총 100명이 온라인 장에 참여하여 344개의 질문을 만들어내고, 그 중 100개의 후보 검증 질문을 추려냈다. 100개의 질문은 각 정당의 정책과 국회의원 후보를 직접 검증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만들어 공개하고, 선거 이후에는 〈나는 ○○○한 국회의원을 원합니다〉내용을 담은 포스터를 21대 국회의원 300명에게 직접 전달하였다. 이후 21대 국회에서 다양한 영역의 페미 필터링 질문들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내년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검증하는 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기획 역시 필요하다.
4월에는 유례없는 코로나19 위기 속 발견되는 성차별 사례를 모으고자 익명 참여와 다자간 대화가 가능한 오픈채팅방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여성들〉을 진행하여 감염과 폭력에 취약한 상황과 재난위기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드러내었다. 6월에는 서울역 폭행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포스트잇 액션: ‘묻지마 폭행이 아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다’〉를 진행하였다. 총 140개의 포스트잇이 붙여졌으며, ‘정신질환자 인권과 여성으로 구도화하지 마세요.’, ‘묻지마를 받아쓰는 언론들도 공범입니다’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의 경험과 사회를 향해 던지는 분노의 요구들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 포스트잇 의견을 바탕으로 〈여성폭력으로 폭력을 문제 삼기〉 긴급 특강 액션을 통해 “묻지마 범죄”에 대한 명명이 미치는 영향과 한국의 사법 시스템, 경찰 조직, 조직문화 등에 대한 문제를 면밀히 분석할 수 있었고, 다시금 여성에 대한 폭력과 반성폭력 이슈에 대한 사유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 사이트 운영자 미국 송환 불허 판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에 줄줄이 참석한 정치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등 연일 성폭력 관련 이슈들이 가시화되었다. 코로나19라는 한계가 존재하였지만 철저하게 방역을 준수하면서 8개 여성단체가 함께 기획·진행한 〈#사법부도 공범이다 : 분노한 우리가 간다〉집회는 1,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하여 사법부 판결을 규탄하는 분노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표출하였다.
또한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까지 선출직 고위공직자들의 연이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직장 내, 특히 공직기관의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한정된 정치구조 내에서 배제되었던 성평등의 실질적 실현의 필요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민우회를 포함한 총8개 여성단체는 피해자 연대 액션, 기자회견, 성명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 조사 촉구 등 여러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정치, 환경, 노동, 청년 단체 등을 아우르는 290여개의 범시민단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을 출범하여 성평등한 민주주의 정치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 헌재 판결 이전부터 ‘형법상 낙태죄 전면 삭제’를 위한 활동을 이어나간 결과 법 제도 개선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를 중요 과제로 의제화 하였다. 그 중 권인숙·이은주 의원안은 낙태죄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으로, 오랜 기간 각 의원실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쟁점을 공유하며 전면 비범죄화 법안의 필요성을 압박하고 설득해온 활동의 결과로서 중요한 성과 지점이다. 정부가 철저히 여성계를 배제하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부처와 면담추진, 의견서 제출, 성명 작성, 언론 기고 등 정부와 정당에 여성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비범죄화의 필요성을 관철시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연대단위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과 임신중지비범죄화전략팀을 통해 기자회견, 해시태그 액션, 천주교 신자 선언(1,015명참여), 여성 100인 선언 등 보다 효과적이고 기민한 대응을 꾀했다. 특히 1,015명이 참여한 천주교 신자 선언에는 반대 세력으로 여겨지던 종교계 내에서도 낙태죄 폐지에 적극 공감하는 ‘다른 목소리’가 상당 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새로운 그룹을 낙태죄 폐지 운동의 장 안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 또한 60여 명이 발언에 참여한 〈낙태죄 전면폐지 필리버스터〉는 계획했던 5시간을 훌쩍 넘겨 6시간 넘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되어 ‘사문화된 법이지만 그것을 감당하는 여성에게는 사문화된 법의 무게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의사도 잘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임신주수를 기준으로 여성을 여전히 처벌하겠다는 정부법안은 문제적’이라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며 정부가 입법 과정에서 완전히 삭제했던 여성들의 경험을 담아내는 의미 있는 장이 되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통해 모은 생생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부 유관 부처 및 국회 각 의원실, 종교계 등에 전달하여 실제 법 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그 결과 헌법재판소가 부여한 2020년 12월 31일 기한까지 정부입법예고안 및 후퇴적인 법안 통과를 저지함으로써 낙태죄 비범죄화의 시대를 열었다. 이제 형법상의 낙태죄는 효력을 상실하였다. 2021년에는 안전한 임신중지 및 성과 재생산권리 확보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 이슈 발굴 등 후속 활동이 필요하다. 또한 향후 낙태죄 폐지 운동에 대한 평과와 기록 작업도 요청된다.
‘강간죄’개정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강간죄개정연대회의)에 지속적으로 함께하며 법개정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강간죄개정연대회의는 강간죄 구성요건인 폭행·협박을 ‘동의’ 여부로 개정하기 위해 21대 총선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 call21st.works 홈페이지를 만들어 대중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꾀하였다. 총선 시기 우리 지역구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에게 직접 강간죄 개정 의사를 물을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어 시민들이 참여도를 높이고, 출마한 국회의원들의 강간죄 개정에 대한 실질적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대중적 장을 열었다.
또한 ‘N번방 사건’에 대응하는 텔레그램 성착취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텔성착취 공대위)에 결합하여 피해자 지원, 재판 모니터링, 공개탄원서 조직, 법 개정 TF 운영 등 다각적인 활동을 함께 하였다. 성착취 텔레그램 운영자와 주요 구성원에 대한 처벌 뿐 아니라 텔레그램에서 성범죄를 유도하고, 강간문화를 관전하고, 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을 구매했던 모든 이들에 대한 ‘필벌’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이어갔다. 디지털성범죄 전반에 대한 심각성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 법에 대한 비판적 담론 확산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및 성폭력특별법 내의 디지털성범죄 관련 조항 개정 및 신설이라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었다. 또한 ‘반성폭력 이슈테이블’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안 개정과 신설을 촉구하는 본부-지부 공동성명을 제출하고, 디지털 성범죄 양형 기준에 대한 여성주의 관점을 반영한 의견서를 전달하며 법·제도의 변화를 요구하였다.
「제도공백(制度空白) : 노동자와 비노동자 사이」활동을 통해 플랫폼의 확대가 여성노동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고 프리랜서를 비롯한 비정형 노동자들의 지위보장 및 보호방안에 대한 검토로 이어지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IT·디자인 업종 여성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이용자의 불합리한 요구에도 응해야 했던 일, 이용자에 의한 일방적 계약취소를 플랫폼에 항의하자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라’는 답변밖에 받지 못했던 일, 가격경쟁을 붙이는 플랫폼 정책으로 하루 8~9시간을 노동함에도 불구하고 월수입이 100만원을 겨우 넘겼던 일 등 인터뷰 참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만한 법제도적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노동자들이 더욱 불안정하고 열악한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다. 올해 플랫폼 여성노동에 대한 논의의 장을 통해 비정형 노동자를 포괄하는 제도적 대안의 방향을 잡았다면 이후에는 비정형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법·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대응 활동이 요구된다.
「여성의료경험 수집 프로젝트: 여성들이 병원에서 경험한 순간들」활동은 의료서비스 이용의 증가 추세 속에도 의제화, 가시화 되지 않는 여성들의 의료경험을 모아 확산시키고 진료문화 및 관련 정책의 개선점을 제시하여 의료환경 변화를 촉구하였다. 의료계 전문가와 자문회의를 진행하여 여성건강통계의 문제점을 짚고, 젠더 관점에 기반한 의료제도 평가 및 개선책 제시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여성들의 의료경험 관련한 330명의 설문응답을 통해 “정형외과 의료진이 진료와 상관없는 부위를 만졌다”, “산부인과에서 성경험 유무를 왜 묻는지 설명해주었으면 좋겠다” 등 통계로 집계되지 않는 의료경험에 관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수집한 의료경험 사례를 바탕으로 카드뉴스, 리플렛, 자료집을 제작하였고, 리플렛을 전국의 의원과 의과대학에 전달하였다. 마지막으로 자료집에는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바라는 진료문화 및 의료제도의 개선점과 정책제언을 수록하였다.
「밥, 잠, 쉼 –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서」활동은 여성들을 만나 밥잠쉼을 키워드로 한 일상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협소하게 여겨지는 복지제도의 영역을 넓히고, 제도와 일상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집담회에 이어 온라인설문을 통해 여성 130여 명의 응답을 받아 긴 노동시간과 가사/돌봄 시간으로 인해 충분한 밥, 잠, 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의 일상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노동, 복지 등 각 영역의 연구자들과 함께 대안모색 포럼 〈밥, 잠, 쉼 – 여성들의 일상을 통해 본 ‘내 삶’이 가능한 조건들〉을 진행해 여성들이 왜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운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담론분석과 구체적인 제안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 이후로 더 심각하게 드러난 일상의 불평등성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재생산 모델 제안, 젠더관점으로 노동시간 단축 제안, 누구나 안정적인 삶이 가능한 복지제도의 개인단위 지급 제안, 스웨덴 사례를 통해 남성의 돌봄 참여를 이끈 정책 사례 소개 등 구체적인 변화가 필요한 지점의 제안과 변화를 상상하는 시간이었다.
「[미디어X페미니즘] 오늘의 질문, 내일의 변화」는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콘텐츠를 분석하고, 페미니즘 관점이 담긴 질문을 던짐으로써 미디어의 성차별성을 깨는 변화를 촉발하고자 하였다.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는 여성들과 함께한 총 다섯 차례의 온/오프라인 집담회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드라마, 영화, 웹툰, 예능, 광고 등에 대한 페미니즘 시각의 비평을 모아내었으며 총 220개의 미디어 모니터링 질문을 만들었다. 질문은 “주로 어떤 농담에 함께 웃나요?”, “중년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묘사되나요?”, “‘정상가족’만 등장하나요?”, “다양한 연령의 삶을 보여주나요?” 등 다양한 키워드로 구성됐다. 총 116명의 페미니스트들이 주목한 장면과 코멘터리, 만들어진 질문을 엮어 소책자를 제작하였고, 페미니즘 관점으로 대중평론을 활발히 하고 있는 패널과 함께 프로젝트 활동을 소개하고 의미를 살펴보는 토크쇼를 진행하였다.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이하 〈한 줄기 빛〉」은 유튜브, 팟캐스트, 웹툰 등 뉴미디어 영역까지 후보군을 확장해 성평등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고자 하였다. 4월부터 11월까지, 130명의 페미니스트가 작품(123개), 창작자(67개), 캐릭터or출연자(74개) 부문에 추천 이유와 함께 성평등한 콘텐츠를 추천하였고, 추천 내용을 바탕으로 분기별 결과물을 제작하여 주목 해야 할 성평등 콘텐츠를 홍보해왔다. 참여자 응답을 통해 〈한 줄기 빛〉활동이 단순히 콘텐츠를 찾아내고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페미니즘 관점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하는 여러 창작자를 응원하는 장으로도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올해 〈한 줄기 빛〉활동은 푸른미디어상에서 전환을 시도한 첫 해로, 콘텐츠 이용자의 언어로 성평등한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넷플릭스 파티, Zoom, OBS(Open Broadcaster Software) 스튜디오 등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넷플릭스 파티의 경우는 실시간으로 영화를 함께 보며 페미니즘 관점의 코멘터리 채팅을 나누었는데, 서로 확인하지 못했던 비평지점을 발견하고 나누는 장이 되었다. 페미니즘 관점의 질문을 만들고, 질문의 의미를 확장하는 활동은 2020년의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미디어에 페미니즘 관점을 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되어야 한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다양한 방식의 활동이 시도되었기에, 앞으로도 더 많은 페미니스트와 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로 마련되어야 한다.
회원 행사 역시 올해 초 회원과의 접점을 높이고자 12개의 상반기 모임을 개설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어 관련 소모임을 진행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발생한 회원교류의 공백을 채우고자 회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회원에세이를 홈페이지에 연재하고, 〈오픈 채팅방: 타오르는 페미 챗방〉, 〈번개: 왓챠 파티〉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정기 모임을 마련해 회원과의 접점을 높이려 시도했다. 또한 회원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 이벤트 ‘민우콜링’을 기획하였는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손정우 미국송환 불허 판결’ 등으로 쌓인 분노를 확인하였고, 안부를 묻는 과정 속에서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연대감과 활동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회원과 민우회가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후 하반기에는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수작업 취미, 민원, 필사 모임 등 5개의 소모임을 진행하였고, 온라인 만남을 이어가면서 구미, 대구, 부산, 포항 등의 지역 회원과 오프라인 만남이 불가능한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질 때에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원데이클래스( 몸 구성하기 워크숍:보디빌딩, 직장 내 조직문화 포스터 만들기), 〈가을밤 작은 다담〉을 통해 회원과의 오프라인 만남을 추진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신입회원만남의 날’과 ‘신입회원세미나’등 회원활동은 확산세의 추이에 따라 온·오프라인 회원활동을 병행하여 회원과의 소통을 이어나가고자 노력하였다.
2020년 민우회에 가입한 회원은 521명(본부 274명∥지부 281명)으로 현재(12월 말) 전제 회원수는 6,557명(본부 3,942명∥지부 2,615명)이다. 본부의 신입회원 가입 동기로 ’이슈관심‘(80명)이 가장 많았다. 이에 민우회 이슈 활동과 회원확대캠페인을 잇는 ’페미일력‘을 기획하게 되었다. ‘페미일력’을 접하고 “여성운동의 계보를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으나, ‘페미일력’을 통해 가시적인 회원 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민우회 사업과 활동이 회원 가입으로 연계될 수 있는 더욱 면밀한 기획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강화된 비대면 환경에서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팟캐스트의 경우 청취자들과 적극 소통하기 위해 상반기 방송 제작횟수를 연장하고, 새로운 송출 플랫폼을 추가확장하는 등 청취자들과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나 늘어나는 고정 구독자와 달리 재생조회 수는 전년 대비 하락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미디어 환경의 빠른 변화 속, 대중들은 간결하면서도 시각적인 정보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의 필요로 이해된다. 새로운 홍보 채널을 만들기 위한 발굴과 도전이 필요하겠다.
지난 해 활성화를 시도했던 인스타그램의 경우 게시물을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업로드하여 팔로워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하며, 오프라인 행사가 불가해지며 대부분의 행사를 유튜브, 줌(Zoom)을 이용해 실시간 중계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온라인 후원의 밤 행사를 시작으로 유튜브 구독자는 전년도 대비 2.3배이상 증가하였다. 포럼, 토론회, 토크쇼 등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진행된 행사의 경우 모두 300회 이상 조회, 그 중 [낙태죄 전면폐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의 경우 2,874회 조회되며 '좋아요' 또한 567개로 집계되는 등 높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점점 영상 매체를 통한 소통이 주요해지고 있는 지금, 올해는 새로운 시도를 해본 한 해였다면 내년에는 보다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한 활동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후원의 밤은 유튜브 중계로 전환되었다.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 최대 201명이 참여했고 조회수는 1,952회이다. “해외에 있는데도 연결감을 느꼈어요”, “만날 수 없지만 서로가 반갑고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목표 후원금 대비 110%를 달성해 온라인 방식의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바자회를 진행하지 못했으나 문자후원, 온라인모금함, 일시후원 등이 꾸준히 이어져 올 한해도 안정적인 재정운영이 가능하였다.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 사이트 운영자 미국 송환 불허 판결, 21대 총선대응, 코로나19로 드러난 돌봄위기 대응 등 다양한 이슈를 중심으로 지역과 본부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진행되었다. 특히 텔레그램 성착취사건은 판결이 진행 중인 춘천지법에서의 재판 방청 등의 활동으로 지속되었고,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서는 10개의 각 지역에서 수많은 선언조직과 피켓팅, 대응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부-본부 공동사업으로 수년 간 진행해오던 페미니즘 입문강좌 〈다시 만난 세계〉는 진행하지 않았다. 감염병 확산 외에도 강의를 개최하는 것이 지역운동에 유효한 장이 되는지, 강의개최가 아닌 지역 내 페미니스트들과 관계 맺기를 위한 방식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와 함께 향후 과제로 남는다.
대표네트워크와 사무국장네트워크 회의는 부설기구 및 위탁기관 운영, 재정사업, 온라인을 통한 이슈 및 회원활동 등 세부 주제로 진행되었다. 지부-본부 활동가 워크숍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각 지부마다 새롭게 시도한 온라인 교육, 토론회, 회원행사, 임시총회 등을 추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의미, 오프라인 사업으로 유지하게 된 이유 등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2020년 지부본부가 공동사업을 체계적으로 기획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만큼 향후 역동적인 여성운동의제 발굴과 실천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역과 본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방식을 지속적으로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글에는 총평가만 담겨있습니다.
더 자세한 사업집행내용과 평가자료를 보고싶으신 분들은 아래 자료집을 참조해주세요.]
(클릭) 2020년 제33차 한국여성민우회 총회 자료집 (https://drive.google.com/file/d/1w7naEVaS7gDR_AUI1iEvyEu2F9gLq4w9/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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