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예인 인권지원 서포터즈 활동 출범 선언문
이 땅에는 끼와 재능이 넘치는 많은 여성연예인들과 지망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년간 적지 않은 숫자의 여성연예인들이 목숨을 끊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녀들이 겪는 고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상당수 신인 연예인이 성공을 위해 기획사의 부당한 계약 조건을 감수합니다. 또한 ‘여자’ 연예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이들을 협박과 폭력에 취약한 대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유명 여자 연예인의 사생활 비디오 유출 사건, 스토킹과 폭행으로 인한 연예계 활동 중단 같은 일들은 여자 연예인이 처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연예계에서 성공을 위해 성상납 같은 부당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고, 설령 그 관문을 통과한다 해도 그것이 족쇄가 되어 여자 연예인의 숨통을 조입니다. 끊임없는 성형으로 외모지상주의에 부합해도, 때론 그것이 비난의 화살로 돌아옵니다.
인권이 유린당하고 사회적 소통으로부터 격리된 여성 연예인의 차별적인 현실은 그들로 하여금 우울증 속에 자살로 몰고 가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이제 우리는 죽음으로 내닫는 증거를 친필로 남긴 고 장자연씨의 죽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해놓은 이 몇 장의 문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수사기관은 고질적인 연예계병폐를 뿌리 뽑기 위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고 호언장담 했습니다. 오랜 관행 속에 파묻혀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할지도 모르는 시민들을 향해, 이전과는 다른 수사결과를 내어놓을 테니 믿어달라는 부탁도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손바닥 뒤집듯 말을 번복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채, 수사를 중단하여 사건의 실체는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그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을 사는 이들이 적반하장으로 진실을 위해 침묵을 깬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불어 여성연예인 인권을 침해하는 비리구조의 악순환을 지속시키는 침묵의 카르텔이 저널리즘에서조차 작동하는 부당한 현실을 목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죽음이라는 최후 선택을 하기까지 고통스럽게 하고, 그 고통을 연예인으로 성공하는 통과의례로 만든 성차별적 관행, 그리고 이것을 묵인하는 사회적 통념에 저항하고자 합니다.
더 이상 이 같은 불행한 관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침묵을 깨고자 합니다. 여성연예인들에게도 그 무엇보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주어지는 인권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거슬러가는 연예산업구조가 건강하게 변화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은 수사종결을 잠정 발표했지만, 우리는 여성 연예인의 죽음을 둘러싼 침묵을 깨고, 이 사건을 ‘잊혀진 사건’으로 만들려는 침묵의 카르텔에 저항하기위해 시작하고자 합니다.
사건의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게 만들고, 여성 연예인이 처한 성차별적 연예계의 관행과 여성을 성적으로 등급화 하는 낙인을 깨뜨리는 활동을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성접대는 성폭력이자 성매매이며,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임을 명백히 밝히면서, 강요된 침묵을 깨고 인권을 말하겠습니다.
하나. 장자연씨를 죽음으로 내몬 성착취 사건의 진상은 규명되고, 책임자는 처벌되어야 합니다.
하나. 여성 연예인에게 성적 등급화라는 낙인을 찍는 성차별 문화를 반대하고, 여성연예인들이 실력으로 평가되는 진정한 연기자, 가수, 연예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풍토조성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겠습니다.
하나, 여성연예인에 대한 인권침해와 유린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기관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촉구합니다.
하나, 연예산업종사자들은 여성 연예인에 대한 성차별적 관행을 거부하고 직업적 양심에 따라 업무 수행에 임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하나. 여성연예인들이 부당한 인권침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개선과 피해자 지원활동을 연예업계와 함께 해나갈 것입니다.
2009년5월22일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서포터즈<침묵을깨는아름다운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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