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뉴라이트 방문진은 MBC 죽이기를 중단하라
뉴라이트 방문진은 MBC 죽이기를 중단하라
- 엄기영 사장은 흔들리지 말고 정도를 걸어라
뉴라이트에 의해 장악된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본격적으로 MBC장악에 나섰다. 김우룡 이사장이 엄기영 사장의 사퇴를 거론하며 경영진 압박에 나섰고, 뉴라이트 이사들은 MBC 프로그램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MBC를 장악하고 더 나아가 사영화하기 위한 이명박 졸개들의 점령군 행세가 시작된 것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사들이 질의를 하고 추궁하는 과정에서 (엄기영 사장 등 경영진이) 알아서 물러나겠다고 하면 좋지 않겠느냐”며 엄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어 “내가 한 말들을 잘 들여다보면 그 속에 무슨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이사들의 의견을 물어서 이사회에서 (경영진 교체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라고 밝혀,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오는 2일 열리는 이사회는 사실상 MBC경영진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 중도해임은 두말할 것 없이 MBC 점령의 첫 단추다. KBS, YTN에서 그랬듯 경영진을 몰아낸 후 정권에 충성하는 인사를 사장으로 내려앉히고, 비판적인 보도, 시사프로그램을 모조리 폐지하는 수순을 밟으려는 것이다. 시민사회가 예상했던 시나리오 그대로다.
예상대로 다른 여당측 이사들은 MBC의 비판적 프로그램을 공격하며 폐지를 예고했다. 그런데 그 질문의 수준과 내용이 참으로 가관이다. “1998년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이 몇 명인가, 멜라민으로 죽은 사람은 몇인가. 객관적으로 비교할 때 균형이 맞지 않는다”, “지난 5년간 꼽아보니 반미 성향의 프로그램이 20개가 넘는다. 북한 인권에 관한 프로그램은 한번이라도 나간 적 있는가’ 등의 수준 낮은 질문과 철지난 색깔공세가 난무했다.
그러나 이들이 아무리 ‘반미’니, ‘빨갱이 방송’이니, ‘노영(勞營)방송’이니 떠들어대며 국민을 호도하려들어도 국민들은 속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미 ‘신뢰도 1위 MBC’라는 확실한 답변을 내놓았다. 오히려 뉴라이트 인사들의 편협한 사고에 갑갑증을 느낄 뿐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정책의 문제점을 다룬 <PD수첩>보도의 정당성을 뉴라이트 인사들에게 다시 설명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아무리 자세히 설명을 해줘도 알아듣지 못하니 입만 아플 뿐이다. 색깔공세로 MBC의 공정성을 흠집 내보겠다는 80년대식 구닥다리 발상도 촌스럽기 그지없다. 'New' 라이트란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문제는 정부여당이 임명한 뉴라이트 인사들이 방문진의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데 있다. 방문진 이사회가 공정성, 객관성을 들먹이며 보도시사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심의하고 이래라 저래라 개입하는 곳인가? 아니다. 방문진은 외압으로부터 MBC의 독립성을 지키고, 공영성을 수호하는데 역할과 목적이 있다.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MBC죽이기에만 골몰하는 방문진의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은 지금 MBC가 아니라 방문진에 묻고 있다. 방문진은 방송독립의 수호자인가? 방송장악을 위한 점령군인가? 방문진은 MBC를 질타하기에 앞서 자신의 정명(正名)이 무엇인지부터 국민에게 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엄기영 MBC사장에게 요구한다.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걸어라. 당당하게 처신하라. 벌써부터 일부 이사들이 엄 사장의 의례적 답변을 침소봉대하여 외부에 흘리고, 보수언론이 이를 받아 여론몰이하는 저열한 공격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순간의 공격을 모면하고자 비굴하게 타협하는 것으로는 자신은 물론 MBC 역시 지킬 수 없다.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걷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이다. 정도를 걷는다면 오랜 세월 엄 사장에게 사랑을 보내준 국민들이 엄 사장을 지킬 것이다.
방문진에 분명히 경고한다. MBC는 이명박 정권의 방송도, 뉴라이트의 방송도 아닌 ‘국민의 방송’이다. 국민들은 공영방송 MBC를 훼손하는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했다. 만일 방문진의 뉴라이트 인사들이 국민적 의사를 무시하고‘MBC죽이기’를 계속한다면‘뉴라이트 점령군’심판을 위한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경고를 우습게 넘기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 (끝)
2009년 8월 27일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쟁취를 위한 사회행동 (미디어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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