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제138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오늘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381번째 수요시위 날입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학살로 희생당한 제주4.3사건이 71주년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는 부정의와 폭력으로 인한 고통과 억압, 죽음을 겪은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를 결코 잊지 않습니다. 전쟁과 모든 종류의 폭력과 억압에 반대하며,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계속 외치기 위해서 오늘도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최근 전 세계와 한국 사회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는 미투의 외침으로 뜨겁습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가부장제의 억압과 몸에 대한 폭력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이, 100여 년 전의 여성들이 일본의 침략과 전쟁으로 인해 참혹한 현실을 살아내야만 했던 이유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자리에 모여 가부장제의 종식과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31일, 피해 생존자 한 분이 또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우리는 올해 들어 벌써 네 분의 별세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부정으로 일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실을 외면하고 호도하는 것이 진정 부끄럽지 않은 걸까요?
피해 생존자들은 오랫동안 이어진 고통스러운 침묵을 깨고 용기 있는 말하기를 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역사의 진실이 더 이상 묻히지 않고 세상 밖으로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역사를 성찰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곳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께 진심어린 경의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미약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힘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끈질기게 정의와 진실을 이야기하고 함께 연대하는 우리는, 마침내 평화와 인권의 가치가 넘실거리는 세상에 닿을 것입니다.
일본은 전쟁으로 고통받은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침략 전쟁과 식민지배로 점철된 과거사를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피해자의 인권 회복과 정의로운 문제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전쟁으로 인한 모든 고통과 피해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정의로운 구조와 평화로운 일상을 강력히 바랍니다. 세계 곳곳의 여성들이 겪는 가부장제의 억압과 차별에도 반대합니다. 여기에 모였고, 앞으로도 모일 많은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이 사회와 역사를 바꿔낼 것이라 믿으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일본 정부는 전쟁과 침략의 과거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즉각 이행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여성폭력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
하나. 일상의 평화를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모든 전쟁에 반대한다!
2019년 4월 3일
제138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 및 한국여성민우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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