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직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정규직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가?
비정규직 법 시행 2년을 앞둔 지금 한나라당은 ‘2년 사용기간’적용을 3년 유예하는 비정규법 개정안 발의를 결의했다. 심지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위기 극복대책으로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를 제대로 개혁”, “파견근로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무시했다.
비정규직 법은 비정규직 남용금지와 차별시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불안정한 고용과 낮은 임금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비정규직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논란 끝에 탄생한 법이다. 애초 노동계는 사용사유제한 방식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기간제한만으로 충분하고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를 도입해 사용자가 부당하게 저임금을 목적으로 비정규직을 쓰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애초의 입장마저 뒤집고 있다. 현 정부는 비정규직 법의 기본취지를 망각했다. 법은 사회의 규범이고 약속이다. 틈만 나면 법치를 들먹이면서 왜 그 적용은 고무줄인가!
기업들이 2년 사용기간이 지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려고 하면 앞서서 막고 정규직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정부의 올바른 역할이다. 그러나 정부는 880만 비정규직의 절규를 외면한 채 앞장서서 기업들의 요구만을 챙기고 있다. 정규직 전환에 모범을 보여야할 공공부문에서 이러한 대책이 실종되어 버린 것이 현실이다. 공공부문비정규 종합대책은 간판만 덩그라니 남아있고 재정과 인력은 공중분해되어 버렸다.
또 공영방송은 어떤가? KBS가 222명의 계약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159명은 자회사 계약직으로 전환한 것은 국가적 수치가 아니할 수 없다. KBS의 이번 조치는 스스로 공영방송임을 포기하는 처사이다. 사회적 과제를 외면하고 노동자들을 단순히 쓰고 버리는 1회용품 취급을 하는 자들이 어떻게 공익을 방송 제작이 가능하겠는가?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오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며 저임금에 고통받고 있다. 사회적 안정망도 부재하여 실업이 되면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할 판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이익만을 걱정하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대다수 서민들의 삶을 도탄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한 나라의 기반은 대기업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다.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과 생활의 최전선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현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50만 6천원이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되는 33만 4천 7백명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가 이 비용의 50%를 지원한다해도 드는 예산은 2년간 2조 4천억에 불과하다. 4대강 삽질 예산의 1/10밖에 되지 않고 매년 부자감세로 줄어든 세수의 1/10이면 가능한 것이다.
또한 비정규법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차별시정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차별시정주체를 노동조합과 전문단체로 확장하고 차별의 대상을 모든 근로조건으로 확대, 비교대상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노동자로 확대해야 한다. 비정규법을 이유로 한 대량해고를 규제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성별, 고용형태별, 기업규모별 임금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동일가치 노동 동일임금 판단기준의 마련(성인지적 직무평가 모형 및 지침 도입)이 필요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이제는 들어야 할 때다. 1%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보다는 99%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여 한다. 비정규직을 살리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우리의 요구
하나.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 적용 3년 유예방안을 당장 철회하라!
하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예산 2조 4천억을 확보하고 즉각 실시하라!
하나. 비정규법의 실효성을 강화하라.
하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시행하라.
2009년 6월 25일
생생여성행동
경주여성노동자회(추) 광주여성노동자회 기독여민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전여성단체연합(준) 마창여성노동자회 민변여성인권위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인천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전국여성노동조합(서울지부, 경기지부, 인천지부, 대전충청지부, 부산지부, 울산지부, 대구경북지부, 경남지부, 광주전남지부, 전북지부) 전국여성연대 전북여성노동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국노총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연구소
하와이안셔츠를 입고
귀에는 기업의 소리만 들리는
헤드셋을 끼고-
삽질을 하는-
한나라당과 MB.
그 뒤에서 절규하는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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