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환영하는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퀴어퍼레이드는 계속되어야 한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제15회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환영하는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퀴어퍼레이드는 계속되어야 한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제15회 퀴어문화축제가 서대문구청의 축제 승인 철회에도 굴하지 않고 6월 7일 신촌 연세로에서 개막한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간 공공기관의 성소수자 차별적 태도와 동성애혐오세력의 조직적 공세, 그리고 열악한 재정 상황까지 이겨내면서 인권행동의 장을 열어 준 것에 온 마음으로 지지와 환영의 인사를 보낸다.
퀴어퍼레이드는 사회적 편견에 시달려온 성소수자들이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일 뿐 아니라, 이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인식변화를 목표로 하는 인권증진 행사다. 그래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축제와 퍼레이드를 지지하며,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너무도 부족한 한국의 현실에서, 퀴어퍼레이드는 일 년에 단 하루, 성소수자들이 자기 존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장이자,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들의 존재와 삶에 지지를 표하는 문화교류의 장이다.
퀴어퍼레이드는 이제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가며 성소수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대규모 지역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장소 섭외부터 난항이라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간 마포구청 등 지방자치단체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성소수자 행사 장소를 불허하는 등 성소수자 차별적인 행정과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보수기독교를 기반으로 하는 동성애혐오집단이 축제의 의미를 훼손하려 하는데도 눈치를 보며 이들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급기야 이번 퀴어퍼레이드를 앞두고 서대문구청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국가적 추모기간임을 명분으로 내세워 장소 승인을 취소해버렸다.
그러나 인권을 말하는 행동의 장은 세월호 사건과 별개의 사안일 수는 없다. 이는 퀴어문화축제와 퀴어퍼레이드의 의미를 호도하는 처사다. 또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어느 장소에서든 마음을 모아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며 사건의 책임을 묻는 일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일이 아니다.
서대문구청이 퀴어문화축제 장소승인을 취소한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바로 축제 개최를 방해하고 나선 동성애혐오집단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신촌연세로 일대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축제가 종일 열렸다. 다른 축제는 돼도 성소수자들이 드러내고 말하는 장은 안 된다는 것은, 공공기관의 성소수자 차별로밖에는 볼 수 없다.
서대문구청을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퀴어문화축제가 매년 수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후원으로 성장해 왔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공공기관들은 시민들의 인권의식 수준에 발맞추어야 한다. 공공기관으로써 어떠한 일이 있어도 보장해야할 소수자 인권에 관한 문제라면, 더 이상 동성애혐오세력 따위의 눈치를 보아서는 안 된다. 시대적 흐름에 동참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우리는 퀴어문화축제가 그 의미만큼 더 열린 공간, 더 많은 시민들이 다녀갈 수 있는 장소에서 어려움 없이 개최되기를 바란다. 매년 서울에서 열렸고 이제는 그 규모와 함께 시민의식도 성장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청이 나서서 축제의 발전을 견인해야 할 때가 되었다. 제16회 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에서 개막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2014년 6월 2일
제15회 퀴어문화축제를 지지하는 총 270개 시민사회단체
"계속 이어져온 퀴어문화축제. 신촌에서 열리게 되어 서대문구청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더욱 축제가 성대하게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
-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환영하는 기자회견 민우회 박봉정숙 대표 발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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