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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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3 여성노동[신청] 성차별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토론회 "그 안에 성폭력을 야기하는 성차별 조직문화가 있다"※ 토론회 자료집은 첨부파일 확인 바랍니다. 성차별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토론회 "그 안에 성폭력을 야기하는 성차별 조직문화가 있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에서 진행한 500여명이 참여한 직장 내 성차별 문화,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차별적 노동과 성희롱·성폭력과의 연관성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개최합니다. -일시 : 2020년 12월 22일 저녁7시 -장소 : 유튜브 생중계 (한국여성노동자회 youtube.com/user/kwwnet) -신청방법 : 구글설문(클릭)을 통해 사전 신청한 분들께 생중계 링크를 문자로 보내드립니다. -문의 : [email protected] -주최 :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세부 프로그램〉 ■ 사회 배진경 :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발제 장주리 :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연구원 박귀천 :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토론 구미영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권수현 : 여성학자 김태임 : 인천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상담소장 최미진 :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대표 로드 중…20.12.10민우회1993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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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 반성폭력[후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 여성가족부 앞 1인 시위를 다녀왔습니다.[2020년 12월 10일, 오늘 민우회는?] 여성가족부가 있는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1인 시위를 하였습니다.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이 이야기가 시작돤 여름부터 겨울이 된 지금까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과정은 더디기만 합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공격, 개인정보가 끊임없이 유포되고 확산되고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공공기관 장의 지위를 망각한 채 위력성폭력 피해자에 개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멈춰야합니다!!! ★여성가족부와 서울시청은 여성폭력 방지법에 근거하여 김주명에 대한 징계절차를 당장 착수하여야 합니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오늘 여성가족부 앞에서 진행한 일인시위뿐만 아니라 지난 화요일(12월 8일)부터 금요일까지(12월 11일)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앞에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실명공개? 구속수사하라!" 북부지방법원 앞에서, "증거폰을 즉각 수사현장에 돌려놓고, 포렌식하라!" 서울지방 경찰청 앞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성폭력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라" 1인 시위를 릴레이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1인 시위20.12.10성폭력상담소1576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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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1 여성건강[후기]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국회 밖 공청회 <4시간 이어말하기 기자회견>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 전날인 12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낙태죄에 관한 공청회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본회의 단 하루 전이라는 공청회의 개최 시점이 너무나 요식적이고 졸속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거니와, 진술인으로 섭외된 8인의 '전문가' 중 6인이 임신중지 처벌법의 유지를 계속 주장해 온 인물들이었습니다. 규탄 성명 보러 가기 >>> "[성명]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형식적이고 편파적인 공청회를 규탄한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판결 이후, 정부는 처벌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일정 임신주수 이내에만 처벌을 면제해 주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법안을 만들어내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공론의 장도 마련하지 못한 국회는 이제 와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겠다'고 마련한 자리가 이런 지경이라니! 분노스럽고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국가의 운영을 위임받은 자들이 우리의 입장을 이토록 적극적으로 외면하고 무시한다면 낙태죄 폐지를 위해 목소리 높여 왔던 온 수많은 사람들과 거리에 나서서, 국회 앞에서, 국회 안으로들어가서 으아악다뒤집어엎어버려!!!!!! ...하고 분노를 들이밀어 줘도 시원찮을 상황인데요.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세 때문에 방역수칙이 강화되고 있어 다수가 모이는 게 불가해져버린 답답한 현실ㅠㅠ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민우회는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과 함께,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온라인액션(내용보기 클릭)을 진행했고요,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여성들의 국회 밖 공청회 <4시간 이어말하기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 사회 : 이지수(변혁당 여성사업팀장), 박은주(한여성단체연합 활동가), 김지윤(녹색당 정책팀장), 강혜란(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 발언 : 1) 모낙폐 성명 낭독 : 문설희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사회진보연대 사무국장), 앎(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2) 발언 : 나영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SHARE 대표) 3) 발언 :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 3) 이후 자유 발언 총 28명 긴급하게 마련된 기자회견임에도 28명의 시민들이 발언자로 참여해 주셨고, 시간관계상 발언을 못하고 현장에서 1인시위로 함께해 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국회 안에서 '태아 생명 경시'와 '문란한 성 관계' 운운하는 말도 안되는 공청회가 진행되는 바로 그 때, 국회 앞에서는 낙태죄 폐지만이 유일한 답이며 우리가 원하는 세상의 완성이 아닌 시작점이라는 분명한 외침이 울려퍼졌습니다.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된 본 기자회견은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되었습니다. ▼▼▼ 4시간 이어말하기 기자회견 전체 기록영상 보기 ▼▼▼ ▼▼▼ 현장에서 자유발언으로 참여해주신 분들의 발언문을 일부 공유합니다. ▼▼▼ 1 안소정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3 지완 4 세민 5 신민주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6 김규리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7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8 써니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9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10 최예훈 (산부인과 의사 / 성적권리와재생산건강정의를위한센터 SHARE) 11 파랑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12 심지선 (고양파주여성민우회 대표) 13 조영숙 (수원여성회 대표) 14 이정수 (수원여성회 사무처장) 15 박들샘 16 미래 (전국연대) 17 율 (행동하는 간호사회) 18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19 김보영 (성적권리와재생산건강정의를위한센터 SHARE) 20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표) 21 이아란 (전국청소년행동연대 날다 대표) 22 스머프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23 서린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24 장캡틴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25 춘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26 이지원 (여성의당 공동대표) 27 이진심 (여성의당 전략기획실장) 28 정다빈 (여성의당 당원) 안소정, 신지예, 신민주, 김규리, 써니, 최예훈, 심지선, 조영숙, 이정수, 미래, 김보영, 이진심 (1, 2, 5, 6, 8, 10, 12, 13, 14, 16, 19, 27) 님은 발언문이 남아있지 않아요ㅠㅠ, 발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위 기록영상으로 확인해 주세요! ● 3. 지완 님 여전히 낙태가 죄로 존치하는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임기 여성입니다. 최근 있던 당근마켓의 일화를 다들 아시나요? 출산을 했으나 돌봄노동을 수행할 수 없어 아이를 상품으로 올렸다는 웃픈 그 이야기 말입니다. 이 일화를 들은 제 친구 엄마는 처음으로, 낙태죄는 폐지되어야겠구나, 말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형법상 죄로써 존재하는 임신중절은 여성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독실한 크리스찬 신자인 모부님 밑에서 자랐습니다. 당연히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아주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막상 가임기 여성이 되자 그 교육은 점차 논쟁화 되었습니다. 입는것 먹는것 뿐 아니라 누구와 결혼 후에 어떤 가정을 꾸려야 하는지까지도 통제의 대상이었습니다. 결국 피임이 중요하다는 합의를 보고 임플라논 시술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갔습니다만, 교회를 다녀온 모부님의 발언은 바뀌어있었습니다. 딸의 성욕을 부추기는 건 아니냐, 성적 문란함을 키우는 건 아니냐,가 주 이유였습니다. 일단 낳아라, 내가 키워주겠다, 엄마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혹시나 강간, 성폭력을 당해도 일단우 낳아라, 낳아서 입양보내면 될 거 아니냐, 아빠는 당신의 딸에게 그렇게 조언했습니다. 일방적 통보 속에서 모체, 자궁만이 존재했습니다. 스스로의 삶을 꾸리고 결정하는 사람은, 여성은, 나는 없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모부님과는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통제의 대상일 수 없었으니까요. 다발로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몰래 집에 쟁여두었습니다. 주수가 너 낮아야 더 싸니까요. 혼자 병원에 가면 사후피임약도 잘 처방해주지 않으니까요. 혼자 돈을 모아 임플라논 시술을 받고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모두가 저의 잘못이라고, 저의 책임이라 비난했습니다. 그 비난과 실질적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저도 여느 여성들 같이 그 모든 과정을 저 혼자 치뤄냈습니다. 제발 2021년에는 다른 세상에 살기를 바랍니다. 주체적으로 삶을 계획하고 꾸릴 수 있는 세상에서 다른 출발점을 모색할 수 있길 기원합니다. 더이상 가임기 여성 1이 아니라, 사회의 평등한 구성원 지완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4. 세민 님 안녕하세요. 이번 완전한 낙태죄 폐지를 위한 4시간 이어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여하게 된 세민입니다. 오늘 9시부터 이렇게 국회 앞에서 낙태죄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하는 페미니스트들이 모여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회에 오는 길이 참 많이 화도 나고 우울하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 저는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히 삭제해야 한다는 이 당연한 말을 2020년의 끝자락까지 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선택권의 대립으로만 임신중절 합법화를 이야기하는 이 지긋지긋한 구도가 심지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국회에서 계속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참 많이 원통하고 답답합니다. 그래도 우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성취한 변화들을 알기 때문입니다. 2019년 4월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판결 받았을 때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리고 현재 법사위에 올라온 정책안들 중에는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히 삭제하는 안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크고 작은 유무형의 변화들, 모두 낙태죄가 어떻게 여성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제한하고 얼마나 여성을 위험으로 내모는가에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각자의 영역에서 연대한 여성과 시민들의 힘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싶습니다. 오늘도 공청회를 앞두고 걱정되는 마음이 한가득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함께 연대해왔고 앞으로 낙태죄 없는 세상을 함께 그려 나갈 모든 분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는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법사위 공청회가 진행됩니다. 공청회가 저희가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법사위 의원들의 구성이 참 미심쩍기 때문입니다. 낙태죄 전면 폐지 입장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권인숙 의원이 트위터에 작성한 글로 그 내용을 대신해보겠습니다. “이번 공청회는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게 구성되었습니다. 진술인 8명 중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진술인 4명은 모두 낙태죄 존치를 주장하며 여성의 임신중단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발언을 해 온 법조계, 의료계, 학계 전문가입니다. 이렇게 낙태죄 폐지를 전면 반대하는 진술인으로 추천하였다는 것은 원치 않은 임신, 출산으로부터 안전한 임신중단을 원하는 당사자 여성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낙태죄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국민인식 변화에도 부합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번 공청회가 자칫 국민여론을 왜곡하는 공론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임신중단 여성에 대한 처벌과 통제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낙태죄 폐지가 논의되어야 할 때입니다.” 법사위 인원 구성을 보고 낙태죄의 완전한 폐지에 대한 기대,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사회 시스템의 전면적 개정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우려로 바뀐 순간인 거 같습니다. 여성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임신 중절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이것과 저것 사이에 주어지는 선택권의 개념이 아닙니다. 관련하여 저희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완전한 피임은 없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것은 아주 긴 시간이 투여되는 신중해야 하는 결정이다. 어쩌면 너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그러니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 걱정 말고 그냥 엄마에게 말해라. 다 해결가능하다. 여기서 말하는 해결이란 불법 임신중절 시술을 알아 봐준다는 것이겠죠. 저는 저희 어머니께서 너무나 단호하고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서 임신중절이 불법이라는 것은 알았어도 그것이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 일화가 짚어주는 것은 단순합니다. 단순하고 분명합니다. 임신중절이라는 사건은 재생산 능력이 있는 여성에게 그다지 특이한 경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이하기 보다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경험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알 수 있는 사실은 여성이 임신을 유지하고 이후에 아이가 사회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상당히 인위적인 결정이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 결정에 따른 부담이 여성에게 과중하게 부여되어 있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모두 압니다. 낙태죄의 폐지만으로는 한참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형법에 낙태죄가 남아있는 현실에서는 저희 앞에 놓인 더 많은 과제들을 해나가기 너무나 어렵습니다. 국회는 저희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낙태죄의 유지로 고통 받는 삶과 억압받는 권리를 명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내십시오. 어떠한 이득도 권리도 보장할 수 없는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히 폐지하고 여성의 재생산권이 보장될 수 있는 정책들을 마련하십시오. ● 7. 권수현 님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2018년 8월 16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한 "낙태죄 위헌 판결을 촉구하는 교수·연구자 429명의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당시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가 낭독한 발언문의 전문) 40여 년 전, 제 어머니는 낙태(인공임신중절수술)를 했습니다. 어머니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일차적인 이유는 가난이었습니다. 이미 두 명의 아이가 있던 어머니는 아이 세 명을 키우기에는 집안형편이 녹록치 않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아버지와 의논해서 낙태를 결정했습니다. 경상도라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태어났고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한 제 어머니는 국가가 하는 말이라면, '다 무슨 뜻이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국가가 하라고 하면 그에 잘 따르며 살아오신 분입니다. 더욱이 박정희 정권이 그래도 우리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줬다고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그런 어머니가 어떻게 박정희 정권 시절에 낙태를 했고, 할 수 있었을까요? 어머니는 "그 당시에는 모두가 낙태를 했다, 안 한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며 "낙태가 불법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자보건법이 1973년에 제정됐으니 낙태는 이미 불법인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태가 불법이 아니게 된 것은 당시 박정희 정권의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인구가 많다며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고, 1970년대 산아제한 정책 구호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습니다. 정부에서 둘만 낳으라고 했고, 이미 둘을 낳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했고, 일반병원에서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낙태를 해줬기 때문에 저희 어머니는 낙태를 불법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낙태를 하는 것이 국가 정책을 잘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낙태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가정의 빈곤이었지만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때문이었습니다. 국가가 법을 어기면서 낙태를 합법화했고 오히려 장려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말이 곧 법이라고 생각해 정부 정책을 따라 낙태를 한 저희 어머니가 범법자입니까? 법을 어기면서 정책을 시행한 국가가 범법자입니까? 낙태가 죄라면, 그 범인은 국가입니다. 산아제한을 이유로 낙태를 합법화했던 국가가 이제는 인구증가를 이유로 낙태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낙태의 합법화와 불법화를 결정하는 이유에는 여성의 몸에 대한 존중은커녕 아이에 대한 생명 존중도 없습니다. 그저 인구가 많아야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미 태어난 생명들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서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차디찬 바다 속에서, 뜨거운 유치원 차량 안에서, 지하철 선로에서, 대형마트 엘리베이터 공사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아이들을 방치해놓고 있으면서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임신한 청소년의 학습권도 보장하지 않고,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여성에게 '부도덕한 여성'이라는 낙인을 씌우고, 한부모 가정의 자녀에게 '비정상 가족'이라는 낙인을 씌우고,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에게 '책임감이 없다' 비난하고, 전업주부를 '맘충'이라 비난하는 것을 묵인·방조하면서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생명이 중요하다면, 여성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을 분리하지 마십시오. 우선순위를 매기지 마십시오. 여성의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이도 건강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생명이 중요하다면, 여성의 신체를 단지 아이를 낳는 도구로 보고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국가의 시선부터 바꾸십시오. 생명이 중요하다면, 여성들의 자기 몸에 대한 권리, 건강권과 안전권을 인정하고, 여성들이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하십시오. 생명이 중요하다면, 여성들에게 낙태의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낙태를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십시오. 불평등이 세습화되고 있고 모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각자도생의 불안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낙태 때문에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구조와 정책이 아이를 낳지 않도록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남성들이 추진한 국가의 잘못된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으로 인한 인구감소의 책임을 왜 여성들에게만 전가하려고 합니까? 국가는 구성원 개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신장하는 의무를 갖고 있지 통제하고 억압하는 권리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고 한다면, 그 결과는 국가가 원하는 목표 달성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그리고 안전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십시오. ● 9. 황연주 님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 먼저, 이 추운날씨에 또 거리에 서게 만든 국회 법사위를 규탄하며 이 자리에 함께 한 여성분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국민의 대표라는 분들께서 매번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진 논의를 이어가고 이 사회를 후퇴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이 싸움의 끝은 언제나 우리 여성들의 승리가 있을 것이란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서 이야기했듯이 저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 아버지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사람이었고, 폭력을 일삼을 때 정해진 레파토리가 있었습니다. 집안에 있는 물건을 닥치는대로 던지고, 부수고, 엄마를 밀치고, 때리고, 그 옆에서 악을 쓰고 울며 하지 말라고 외치는 저와 동생에게, 아버지란 사람은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니 엄마가 니 동생을 죽였어!” 그 소란 속에서 갑자기 왜 그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이 폭력의 원인을 엄마에게 돌리고 본인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임을 어린 나이였지만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당시, 저는 ‘동생을 죽인’ 엄마에 대한 배신감이나 충격, 증오는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폭력을 일삼는 아빠란 인간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그래서?”라는 말이 맴돌았습니다. 엄마가 동생을 죽였다는데, 엄마가 죄인 같지는 않았습니다. 동생을 죽였다는, 엄마를 비난하고 탓하는 그 말을 엄마가 이혼하고 그 집에서 벗어날 때까지 들었습니다. 매번 폭력이 일어나는 날이면 어김없이 들었습니다. 고백하자면, 미친 소리 같겠지만, 저는 사실 그 말에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한명은 이 폭력으로 얼룩진 삶을 살지 않아도 되겠구나, 그 한명 때문에 내가 더 힘들어질 뻔 했는데 다행이다. 저는 그 실체 없는 ‘죽은 동생’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은 삶을 살고 있는 엄마와 제가 더 중요했습니다. 좀 더 커서 알고 보니 그것은 임신중지를 말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전 엄마를 더 두둔하게 되었습니다. 낙태에 대해 사회는 비윤리적인 프레임을 씌우며 낙태를 행한 여성을 죄인으로 몰아갔지만 저는 그것들을 받아드리지 못했습니다. 생명은 소중하다. 낙태는 살인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낙태한 여성들을 살인자 취급하는데, 제가 본 살인자는 엄마가 아니라 아빠란 인간에 더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았습니다. 폭력이 없는 날이면 언제 다시 폭력이 시작될까 전전긍긍하고, 폭력이 있는 날이면 이 폭력은 언제쯤 끝이날까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단 한 번도 주변 사람들은, 동네 이웃들은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경찰서에 전화를 걸거나, 엄마가 경찰을 불러야 했습니다. 그렇게 온 경찰들은 동네 시끄러우니 잘 해결하라고 말만 했습니다. 죽겠다고 부르짖는 사람이 있는데, 살려주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엄마가 잘못했다며 엄마를 비난합니다. 이후에 엄마는 ‘어쩔 수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 엄마를 둘러싼 모든 환경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겠죠. 자세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뭔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최선이었을 거야. 엄마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거야. 그리고 죄책감을 내비치지 않는 엄마를 보며 안도했습니다. 엄마는 선택을 한 거지, 죄를 지은 게 아니야. 돌이켜보면 이상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어떤 교육을 받지도 못했고, 오히려 비윤리적이라는 프레임에만 노출되어 있었을 때였음에도 어린 저는 엄마의 선택을 이해했습니다. 여성을 어떻게든 ‘죄인’으로 낙인 찍는 거, 그 낙인은 여성혐오적인 가부장제를 답습하고 유지하려는 이들에게 매우 편하고 쉬운 억압 기제입니다. 제 아버지가 그랬듯, 폭력을 일삼는 죄인은 버젓이 떳떳하게 살아가며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구속하려듭니다. 폭력의 피해자는 어떤 선택을 했다고 해서 죄인 취급을 받습니다. 나랑 섹스는 해야 해. 하지만 넌 순결해야해. 난 피임 안할 거지만 너는 임신하면 안 돼. 난 책임 안질거지만, 넌 낙태하면 안 돼. 이 모든 게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려는 데서 오는 것들이고, 낙태죄의 존치는 국가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승인한다는 것 승인한다는 것입니다. 국가로서 책임 방기입니다.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음에도, 정부와 국회는 헌재 판결을 역행하는 안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간담회는 졸속적이고 형식적이었고, 이 문제의 당사자인 여성의 의견은 듣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낙태죄 관련 법 개정안은 형법 처벌조항을 유지하고, 주수 제한을 하고, 상담과 숙려기간을 의무로 두고, 의사의 거부권까지 두면서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권리에는 양과 한도가 없습니다. 권리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까 그 권리를 어떤 기준에 따라 제한하고 허용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여성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 채 결국 또 다시 여성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여기에서 국가는 또 뒷짐지고 가부장제 권력을 영위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낙태죄’의 처벌을 유지한 채 국가가 인정하는 특정한 조건에서만 처벌을 면하게 하겠다는 것은 여성의 몸을 또 다시 국가의 통제 하에 두는 것입니다. 국가는 여성이 임신중지를 선택하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해결할 책무가 있지만, 그러한 책무는 지지 않은 채 또 다시 여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이런 후퇴한 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우리가 걸 수 있는 마지막 기대는 국회에 있지만, 과연 기대를 걸 수 있는 국회인가라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대답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오늘 여기에 모인 이유가 이 국회의 무능함과 무책임함 때문입니다. 법사위 공청회가 진행 중입니다. 공청회에 전문가라고 증언하게 된 이들의 명단을 보니 기가 찹니다. 동성애를 합법화하는 개헌에 반대한다며 성평등 개헌 논의 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차별금지법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며 말하고 다니는 이들이 낙태죄 전문가랍니다. 야당의 추천을 받은 네 명의 진술인 중 음선필이란 작자는 법대 교수라는 직위를 걸고 전문가 행세를 합니다. 동성애·동성혼 개헌반대국민연합이라는 곳에서 활동하며, 외국인과 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 하고 성평등이란 용어가 ‘동성애 합법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의 젠더 정책도 반대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생명권은 태아에게만 존재하는 것인지, 태어난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법사위 구성은 어떻습니까. 법사위원장 윤호중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성소수자 문제 등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들과 연합은 어렵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존재가, 누군가의 인권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성의 재생산권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지면 사안에 따라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목회자를 만나 “다수의원이 반대”한다며 “법안 막아내겠다” 약속을 했습니다. 또 윤한홍 의원은 ‘6주 미만’의 주수제한을 둔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낙태죄 관련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에도 참여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20대 국회 법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법무부와 검찰을 대상으로 하는 양성평등교육 예산을 1억원으로 삭감하며, ‘성평등’이란 ‘용어’가 동성애·동성혼을 옹호한다며 예산 삭감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남성이 없다며 문제 삼은 전력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의 인권, 평등권조차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법사위 회의장에 앉아서 태아의 생명권을 이유로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낙태죄를 존치시키려는데, 이들이 생각하는 생명권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이들이 말하는 엄마와 태아가 모두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까? 태어난 아이도 지키지 못하면서, 장애가 있다고, 성소수자라고, 온전히 나답게 살지 못하게 혐오를 일삼으면서 어떻게 생명권을 운운하며 여성의 권리를 박탁하려 하십니까?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낙태죄에 반대하고, 젠더 정책에 반대하면서 드는 근거가 건강한 가족과 사회를 파괴한답니다. 누구에게만 건강한 가족인지, 누구에게만 건강한 사회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낙태죄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적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여성과 남성이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는 정상적인 가부장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가부장제 사회의 정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법사위 외 나머지 국회 구성은 어떻습니까. 평균 55세 남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에서 여성의 의견을 반영하고 법안을 발의해줄 의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낙태죄 폐지뿐만 아니라 강간죄 개정, 스토킹처벌법 제정 등 여성의 안전을 담보해줄 법안을 발의해줄 의원이 부족합니다. 남성 중심의 국회에게 우리의 존재를, 우리의 안전을 맡겨야 하는 현실이 참담합니다. 여성의 안전뿐만 아닙니다. 이들이 정녕 국민의 생명을 중시하는지는 오늘 이 국회 앞에 모인 이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어떻습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달라는데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ILO 비준하라는 요구에 어떻게 응답하고 계십니까. 모두 국민의 생명과 관련 있는 법들입니다. 정작 태어날 아이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들을 신경 쓰지 않으면서 무슨 생명권을 운운하십니까. 소중한 생명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는 그들의 명목이 위선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당시 냈던 환영 성명 일부를 읽겠습니다. “낙태죄를 통해 임신중지를 금지하고 여성의 존엄한 삶을 위한 결정에 낙인을 찍고, 동시에 우생학적 사유를 들어 예외적 임신중지를 허용해 온 국가의 기만적인 행태는 평등한 개인들을 출산해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존재해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재단하며 모욕과 차별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모든 여성은 물론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성소수자, 빈곤층 등 사회적 소수자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삶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해 왔다. 그렇기에 이번 헌재의 결정은 이러한 차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고 또 그러해야 한다. 2012년 헌재의 합헌 결정 후 6년 만에 압도적인 다수로 이루어진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은 평등과 존엄을 향한 발걸음은 결코 되돌릴 수 없음을 잘 나타낸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어받은 국회와 정부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이제 성별, 장애, 연령, 인종,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경제적 상황, 지역적 조건, 혼인여부, 가족 상황, 국적, 이주 상태 등 그 어떤 사유에도 상관없이 성적 건강과 재생산권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형법, 모자보건법과 관련 정책의 개정은 물론 모든 차별적 구조를 바꾸는 제도적 장치 역시 마련되어야 한다.” ● 11. 파랑 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세상에 낙태하기 위해서 임신을 하는 여성은 없습니다. 낙태죄에 대해 전면적인 폐지로 이어지지 않는 한. 낙태로 인해 여성이 처벌받는 법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문화된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의 안전한 임신 중지 권리를 보장하라. 이 당연한 말을 계속해야 하는 현실이 지겹습니다.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졌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당시 지방에서 살고 있던 저는 당장이라도 헌법재판소 앞으로 뛰어가 판결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법이 여성을 위해서 움직이는구나, 시대가 바뀌었구나,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구나 싶어 기뻤습니다. 한 번도 여성의 목소리를 국가가 반영한다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판결의 내용을 반영한 개정 입법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시점에서, 낙태죄 전면 폐지가 아닌 임신 주 수 제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은 다시금 여성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좌절스럽기만 합니다. 한국의 형법상의 낙태죄는 여성의 낙태 건수를 줄이고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려는 방법으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사실상 사문화된 법으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또한, 낙태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여성만 처벌하며, 임신중절 여부의 결정 최종 권한을 남성인 배우자에게 주는 것은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한 법령으로 여겨왔습니다. 한국의 낙태죄는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이상한 법입니다. 1960년대 가족계획사업에서 경제발전을 위한 인구증가억제책을 진행하였을 때에는 산아조절과 산아제한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가족계획을 주제로 하는 계몽 교육과 피임 보급이 진행되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평균 출생 6명을 1명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출생 건을 막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국민들은 피임 실패에 따른 보완적 방법으로 낙태의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이것을 국가적 차원에서 도왔다는 여러 증거도 존재합니다. 1970년대 모자보건법을 제정하면서 특수하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임신중절 수술을 진행할 수 있게 했지만, 이는 낙태죄 관련 형법은 유지하면서 모자보건법을 통해 예외적 낙태를 허용한 구조였습니다. 이 시기 마련한 낙태죄 관련 규정은 현재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6~70년대에는 낙태가 법으로는 불법이었으나, 낙태를 허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많은 사람은 낙태가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하지만 2002년 합계출산율 1.17명의 초저출산 현상이 시작되면서 2003년부터 국가는 출산장려정책이 시작하였고, 또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불법 낙태, 인공임신중절 시술 병원에 대한 검찰 고발이 진행되면서 ‘낙태’에 ‘태아의 생명’ 이 적극적으로 기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불법 인공임신중절 예방 종합 계획을 발표하는 등 낙태 수술에 대해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신 중지 수술비가 10배 이상 올랐고, 해외로 원정 임신 수술을 하러 가는 일도 나타났습니다. 2012년에는 수능시험이 끝난 뒤 수술을 받던 18세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해당 병원의 시술 의사는 내원한 여성에게 현금 650만 원을 인공임신중절 시술 비용으로 요구했습니다. 여기서 말한 사건뿐만 아니라 이 시기 수많은 여성이 낙태죄로 인하여 법적, 의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임신 중지 수술로 인해 많이 죽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들은 왜 죽어야 했을까요. 이렇게 한국에서는 낙태를 통해서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을 가부장적인 구조로 통제해왔습니다. 인구 증가가 필요 없는 시기에는 만연하게 낙태 허용 사유를 이용하고, 인구증가가 필요한 시기에는 낙태죄를 적용하면서 말입니다. 이미 근대 시기에 우리는 우생학적 정책에 대해 국가가 개인의 재생산권을 통제하고, 인간을 적격자와 부적격자로 나누며, 공동체의 재생산을 관리하려 한, 결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잘못된 역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생학이 잘못된 과학과 신념으로 비롯된 과거 학문일 뿐일까요? 이 우생학의 기획과 형법 제270조를 개정해 낙태를 엄중 처벌하고, 또 입법 예정에 있는 15~24주 이내에는 ‘사회경제적’ 이유로 낙태죄가 적용되는지 아닌지 결정하겠다는 태도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요. 태아에게서 장애가 발견되었을 때와 같이 어떤 임신 중지는 가능하게 만들고, 어떤 출산은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의 의미와 과거 우생학적 논리와 어떤 점이 다른 것일까요? 또 예고 안에는 다른 의료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 서면동의서나 의사의 거부조항도 있습니다. 이 조항이 있는 한 여성의 ‘안전한 임신 중지’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여성은 임신 중지 시술을 거부하지 않는 의사, 거부하지 않는 부인과 병원을 찾아서 계속해서 연락하고 돌아다녀야 합니다. 기존 낙태죄가 죄였던 시기와 무엇이 달라지는지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이 조항을 포함함으로 인해 여성의 임신 중지를 거부하는 의료인들에 대한 명분이 세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임신 중지는 의료행위입니다. 의사들이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후기 임신 중지로 넘어가는 경우 불법 수술로 내몰려 법적 의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임신 14주 차는 실제적인 임신 3개월이 아닙니다. 임신 주 수는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따라서 임신 14주는 한두 번 생리를 건너뛰고 생리를 왜 안 할까 의심이 들 때쯤의 시기입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기 쉽겠지만, 몸의 변화를 눈치채기 어렵거나, 생리 불순이 심하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임신 14주 차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임신 14주 까지 낙태를 허용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낙태죄가 있는 사회에서 여성은 행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낙태죄 폐지가 모든 여성의 행복을 책임져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낙태죄가 없더라도 여성은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작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졌을 때, 이에 대해 기뻐하는 여성들을 두고 스텔싱을 하겠다는 악성댓글이 난무했습니다. 스텔싱은 남녀가 성관계 도중 상대방 동의 없이 콘돔 등 피임기구를 제거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낙태죄가 사라졌으니 동의하지 않는 계획되지 않는 임신을 시키고, 낙태를 시키겠다는 태도였습니다. 낙태죄는 가부장적인 국가가 여성의 몸과 재생산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런 낙태죄가 사라진다고 하니 다른 가부장제의 혜택을 받는 자들은 스텔싱을 하며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괴롭히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같이 기존 국가와 사법체계가 가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적 태도가 모두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국가정책들을 점검하고, 여성을 포함한 모든 개인의 재생산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방향이 전환될 수 있도록 활동할 것입니다. 여성의 재생산권을 국가가 다른 방식으로 통제하려는 태도 또한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입니다. 너무나도 만연한 여성에 대한 차별에 있어 낙태죄 폐지가 그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낙태죄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여성은 더 불행해질 것이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그러니 낙태죄 폐지는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그리고 낙태죄 폐지는 시대의 상식입니다. 낙태죄를 유지하겠다는 국가의 자세는 참으로 시대착오적입니다. 국가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여성의 재생산권,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 태아의 생명권을 말하기 이전에 이미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아동과 또 정상 가족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여러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낙태하기 위해서 임신을 하는 여성은 없습니다.. 낙태죄에 대해 전면적인 폐지로 이어지지 않는 한. 낙태로 인해 여성이 처벌받는 법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문화된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의 안전한 임신 중지 권리를 보장하라. ● 15. 박들샘 님 안녕하세요. 인터넷에서 여성민우회의 글을 보고 '국회 앞 4시간 이어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낙태죄에 대한 논의는 저에게 수많은 질문을 낳습니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아이가 생긴다면 겸허히 최소 20년 자신의 인생을 육아에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냥 인생만 바치면 몰라, 경제적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가능은 한 일일까요? 성모마리아도 아니고 아이는 여자 혼자 만드나요? 근데 왜 처벌은 여성 혼자 받아야하나요? 저는 이부분에서 큰 의문이 듭니다 정말로 종교계에서 생명존중과 교리를 이유로 낙태죄유지를 원한다면 생물학적 아버지도 처벌가능하게 법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해야하는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정말 그들의 진정성이라도 인정해 줄 텐데 지금의 행태는 그다지... 그냥 여성을 처벌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근데 우리나라 인구 전체가 종교를 믿는 것도 아닌데 왜 종교계분들은 우리나라 국민 전체에게 영향 받는 법을 종교적 이유로 주무르려 하는 걸까요? 이것부터 너무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네요. 당신들 신자나 신경 쓰세요. 저는 그 신 안 믿으니까.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강해서 낙태를 하지 않겠다?'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입니다. '종교를 믿기는 하지만 내 인생에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에 임신중단을 선택하겠다?'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입니다. '종교를 믿지 않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싶다' 역시 개인의 선택과 자유입니다. '종교를 믿지 않고 출산육아보다 중요한 것이 있어 임신중단 선택하겠다.' 당연히 개인의 선택과 자유입니다. 이게 어려운가요? 또 제가 인터넷에서 본 가당치도 않은 글들이 있었는데요. '낙태하지 말고 피임하면 되지 않느냐'입니다 학교 성교육시간에 잤나요? 100% 피임법이라는 게 존재하나요? 포궁을 적출하지 않는 한? 가장 흔한 피임법인 콘돔의 피임확률은 80~85%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흔한 경구피임약도 확률이 100%는 아닙니다. 게다가 여성의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2주 이상 꾸준히 섭취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사실을 몰랐나요? 이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여성의 몸과 출산에 관심이 없다면 임신중단 논의에 왈가왈부 할 자격이 있을까요? ● 17. 율 님 (행동하는 간호사회) 안녕하세요 행동하는간호사회 율입니다. 작년에 헌재 앞에서 간호 학생으로서 낙태죄 완전 폐지의 발언을 했는데, 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시 발언대 앞에서 서있다는 게 마음이 착잡합니다. 오늘은 저 개인의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스무살 초반, 자신의 성욕을 이유로 피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 때문에 극심한 임신 공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저는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임신을 하게 되었을 때 모든 책임은 제가 져야만 했습니다. 임신 중절을 하고 싶어도 그 법적인 책임 또한 제가 져야만 했습니다. 피임을 실천하지 않았던 것은 그 사람인데 모든 처벌과 두려움과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사람은 저였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게 바로 지금 한국 사회에서의 낙태죄 존치가 만들어낸 모습입니다. 임신 중절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여성 우리 모두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 여성들은 너무도 답답합니다. 임신과 출산 앞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바로 여성 자신이어야 하며, 실제로 가장 숙고하는 당사자는 여성의 파트너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공청회에 오신 국회의원 분들은 여성의 결정을 신뢰하시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태어날 생명이 귀중하십니까. 이미 태어난 생명도 귀중합니다. 이미 태어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모든 생명이 소중한데 왜 이미 태어난 이들의 삶은 고려되지 않는 것입니까. 그동안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낙태죄는 정상 가족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낙태는 재생산권을 침해하는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말입니다. 낙태가 남용될 것이라 우려하시는 분에게는 세상이 마치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도화지 같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신성한 태아, 혹은 그렇지 않은 세상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 사이사이에는 촘촘하게 어쩔 수 없이 낙태를 택해야 했던 사람부터 낙태를 강제당한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지금 이 앞에서도 제발 흑과 백이 아닌 다양한 세상을 봐달라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태아의 생명 여부를 떠나서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논의가 지체되지 않을 수 있도록 공청회에 오신 국회의원 분들은 현실을 직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 18. 이서영 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안녕하십니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간사 이서영이라고 합니다. 낙태가 죄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많습니다. 의학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일반적인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해도 낙태는 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회의원들이 이것을 몰라서 낙태죄를 존속하는데 침묵하는 것은 물론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국회의 근무 태만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뭐 하셨습니까? 20일 남짓 남았는데 공청회를 여는 것이 법사위가 할 일입니까? 그것도 이렇게 편파적인 인원구성은 기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낙태죄 폐지를 이야기하는 국민들 앞에서 선출직인 국회가, 낙태죄 같은 오래된 악법을 존치시킨다는 것은 게으른 겁니다. 그리고 선출직이 게으른 건 나쁜 것과 같은 말입니다.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누구입니까? 지금의 국면에서 가장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다름아닌 국회입니다. 낙태죄는 정치적 득실에 따라서 취하거나 버릴 수 있는 카드가 아닙니다. 국회가 낙태를 그저 '이해당사자'가 많아서 골치아픈 문제로 여기거나 좀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문제로 치부하는 동안 죽어가는 여성들,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체 하지 마십시오. 낙태가 죄라서 낙태시술은 음성화되고, 낙태가 죄라서 여성들은 그늘로 숨어든 병원과 약을 찾아 헤매야 합니다. 낙태가 죄라서, 적절한 의료적 시기를 놓치고, 낙태가 죄라서 터무니없이 비싼 의료비를 개인적으로 부담하고 있습니다. 낙태가 죄니까 의료행위의 질 관리가 될 리가 없습니다. 그로 인해 생기는 건강 위해는 고스란히 임신중지가 필요한 몸들에게 부과됩니다. 낙태가 범죄면 이런 고통은 다시 세상에 꺼내어지지도 못할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증언해 왔고 낙태죄 헌법 불합치까지 이끌어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겨울이 올 때까지 국회는 뭘 하고 있었습니까?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낙태죄로 인해 죄인이 되는 사람이 없게 한 다음에도 여전히 경제적, 사회적, 구조적 불평등들이 건강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국회는 이런 장벽을 없애는 일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법사위가 편파적인 공청회에 시간을 낭비하고 정부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 20. 신지혜 님 (기본소득당 대표) 방금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기자회견을 마치고 첫 일정으로 이 곳에 왔는데요. 추운 날씨에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러 와주신 많은 여성분들께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10월 정부가 낙태죄를 ‘존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어느새 두 달이나 흘렀습니다. 두 달 동안 기본소득당은 낙태죄 폐지를 원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똑바로 전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뒤집어버린 정부 입장이 발표되자마자, 법무부와 보건복지부에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페미니스트 600명의 목소리를 모아서 전달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살인자’라며 맞불집회를 하던 현장에서 분노를 담아 ‘낙태죄 폐지’를 힘껏 외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힘에서 남성의원들이 ‘낙태죄 존속’ 법안을 입법하겠다고 밝혔을 때 5000명의 의견을 모아 법안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낙태죄를 오롯이 폐지해야한다고 온힘을 다해 외치고 있는데, 국회와 정부는 두 달째 모른 척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낙태죄’ 공청회를 연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아시겠지만, 공청회 진술인 중 대부분은 ‘낙태죄’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기 있는 여성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열리는 공청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공청회는 말 그대로 ‘공개적으로 의견을 청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입법절차에 반영하고자 열리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법사위 국회의원들은 정작 당사자인 여성의 목소리는 배제하는 공청회를 열고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도 정도껏입니다. 법사위 국회의원들은 오늘 공청회가 아니라 지금 여기, 영하의 추위 속에서 낙태죄 폐지를 외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 낙태죄 폐지를 이야기하는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추미애가 잘못이다, 윤석열이 잘못이다, 몇 달째 정쟁으로 다투면서도 낙태죄 유지에는 놀라울 정도로 똑같은 입장을 고수하는 여야를 보며, 끔찍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중학교 성교육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강의하는 대신 영상을 틀어줬습니다. 영상은 45분 수업시간을 꽉 채우지 못할 정도로 길진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내용이 생생합니다. 흔히 낙태라고 부르는 임신중절 수술 장면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생생한 건 수술 장면을 보여준 탓도 있지만, 그 영상이 강조했던 메시지 탓도 있었습니다. 영상은 임신중절 수술하기 싫으면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와 비슷한 시기 학창시절을 보냈던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비슷한 경험을 겪었을 것입니다. 그때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기 위한 피임방법은 왜 알려주지 않는지, 그리고 임신은 쌍방의 책임인데 왜 여성에게만 순결을 강요하는지 말입니다. 처음으로 낙태한 여성이 처벌받는다는 것을 안 것은 대학에 와서였습니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기혼 여성들이 임신중절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문란한 여성이 낙태를 할 것이라는 편견은 여성들이 겪는 현실을 삭제하고 있었습니다. 스무 살이 돼서야, 제가 보았던 임신중절 영상 너머에 있었던,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 뒤에 있었던 여성들의 처절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4월 11일, 저 역시 헌법재판소 앞에 갔었습니다. 아마 여기서 이어말하기에 함께하고 계신 많은 분들도 그 현장에 함께하셨을 것 같은데요. 폴리스 라인을 두고 두 세계로 나뉘어있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게 납니다. 한쪽에선 낙태죄 폐지를, 다른 쪽에선 낙태죄 유지를 외쳤었습니다. 낙태죄를 유지하고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살인자 취급했습니다. 중학교 때 봤던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끔찍한 사진을 들고 낙태죄 폐지를 외치는 사람들을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사람들이라 저주하기도 했습니다. 낙태하지 않았기 때문에 태어날 수 있었으면서 낙태죄 폐지를 옹호한다며 혼을 냈습니다. 그 날 환호를 지른 건 낙태죄 폐지를 외쳤던 여성들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낙태죄를 헌법불일치로 판결했습니다. 66년 만에 드디어 임신하고 출산해야 하는 몸이 아닌 여성의 몸 그 자체를 존중하는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예상은 차갑게 빗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낙태죄를 역사 속으로 없애버리는 대신 그대로 두는 선택을 했습니다. 여성에게는 자기 몸에 대한 결정보다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의사에게는 진료거부권을 행사하는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낙태죄는 66년 만에 역사 속에 사라지는 대신 더 잔인하게 부활하려 하고 있습니다. 모든 여성들을 경악하게 했던 가임기 지도처럼 말입니다. 전국에 가임기 여성이 몇 명이나 사는지 지도로 만들었던 가임기 지도와 낙태죄는 같은 맥락 위에 있습니다. 여성의 몸은 그 자체로서가 아닌 출산하는 몸이기 때문에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전제 말입니다. 낙태한 여성에 대한 처벌은 출산을 의무로 여길 때만 가능합니다. 의무를 져버리는 것은 범죄가 됩니다. 범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들키지 않아야 하고, 여성은 계속 위험한 선택을 강요받게 될 뿐입니다. 정부가 보장해야 하는 것은 임신중절에 대한 의사의 진료거부권이 아닙니다. 정부는 여성의 재생산 권리, 원치 않는 임신이라면 안전한 의료행위로써 임신중절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의사에게 의료행위 임신중절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졌는지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모자보건법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중입니다. 이제 국회에서도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여성들이 함께 싸우고 있는 것은 단순히 ‘낙태죄’ 하나만은 아닙니다. 여성의 몸을 출산의 도구로 바라보고 통제하려는 남성 중심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낙태죄 폐지 목소리는 국가가 여성을 출산하는 몸으로써 통제하려는 시도를 2020년에는 멈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0년의 대한민국은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빼앗는 대신 여성의 재생산권리를 보장하며, 여성의 삶에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와 국회가 여전히 여성을 그 시작이 바로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87년생인 저는 학교에서 낙태를 ‘죄’라고 배웠고, ‘순결해야 한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듣고 자랐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온전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상식’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여성인권의 미래는 낙태죄 폐지 이후에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리지 않기 위해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우리는 다시 상기해야 합니다. “자기결정권에는 임신한 여성이 임신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 헌법재판소의 위 판결문 내용은 여성의 몸과 여성의 삶에 가장 최선의 결정은 오직 여성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성이 인공임신중지를 결정할 때 더이상 국가의 허락은 필요 없습니다.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것은 여성들이 건강한 의료행위로써 인공임신중지에 접근할 수 있게 할 권리입니다. 여성은 정부와 국회의 여성에 대한 통제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이미 수많은 여성들은 내 몸에 대해 결정할 때, 국가의 허락은 필요 없고, 국가가 나를 처벌할 단 하나의 이유도 없다는 것에 대해 의견을 냈습니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낙태죄 폐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장이 될 것입니다. 낙태죄 폐지는 대한민국에서의 여성인권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낙태죄 폐지는 내 몸은 내 것이라는 당연한 말을 법적으로 확인하고,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입니다. 이제 여성들의 힘으로 이미 사회에서 죽어있는 낙태죄를 아예 법전에서 삭제합시다. 감사합니다. ● 21. 이아란 님 (전국청소년행동연대 날다 대표) 반갑습니다. 전국청소년행동연대 날다에서 대표로 일하고 있는 청년진보당 당원 이아란이라고 합니다. 우선 추운 날씨에도 함께 해주시고 발언 자리 열어주신 모낙페 선생님들과 참여자 여러분들께 따뜻한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낙태죄 폐지라는 역사의 진보를 눈앞에 두어야 할 시기에,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정하게 웃으며 보내야 할 연말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분노와 한탄을 쏟아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정부안을 받아들고 처음으로 느낀 감정은, '그래서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다는 건데?' 였습니다. 주수를 제한하는 것으로 임신중절 자체를 규제하는 것도, 낙태라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으로 여성의 몸과 결정에 재갈을 물리는 것도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사회경제적 이유로 임신중절 시 상담의무와 숙려기간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해야 만족하실 지 정녕 모르겠습니다.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낙태죄를 어떻게든 존속시켜보려는 정부에게 대선과 집권 초반에 약속했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는 약속조차 남아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숙려기간과 상담 동안 여성을 어떻게든 붙들어 매는 것이, 시술과 치료의 골든타임을 엄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단 말입니까?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의료행위 거부 또한 경악할 문제입니다. 이 모든 상담과 숙려절차를 다 지나 의료행위에 들어서는 순간, 의료인이 거부하면 또 다시 찾으러 다녀야 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여성을 이리로 저리로 빙빙 돌리시려는 겁니까? 여성청소년은 병원진료와 숙려기간과 상담의무와 의료인의 거부 속에서 도대체 뭘 어떻게 임신중절을 하라는 것입니까? 임신중절의 주수를 제한하는 이 법이, 성평등자문위도 무용지물로 만들어가며 강행한 이 법이, 소위 '답정너' 식으로 이미 만들어져 밀어붙이는 이 법이, 여성의 생존권과 자기결정권을 여전히 무시하는 이 법이, 여성의 자기결정과 몸이 여전히 처벌받는 이 법이 낙태죄 폐지라며 역사적 진보의 한 페이지를 채우는 꼴은 전 도저히 못 보겠습니다. 차라리 아무 것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임시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오늘, 국회 공청위에서는 6:2라는 희대의 비율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낙태죄 존치 측이 과반수를 넘는 기울어진 공청회입니다. 국무조정실 문건에서 나온 내용 그대로, 답은 정해져있으니 여성은 따라오라는 정부와 국회의 선전포고입니까? 여성들이 아무리 말해도 우리는 낙태죄 존치로 갈테니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인겁니까?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낙태죄는 위헌으로 판결이 났으며,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합니다. 시대의 흐름과 위헌 판결이라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답은 낙태죄 전면폐지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임신테스트기를 붙잡고 제발 비임신으로 나와달라고 기도하던 심정으로 절실히 촉구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만, 이제라도 정신 차리시고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해답은 오로지 낙태죄 전면폐지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낙태죄 존치로 뭉개고 가겠다면 날다의 활동가들을 포함하여 여성들 또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세상의 절반이 분노하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끝끝내 보여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22. 스머프 님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스머프입니다. 시간을 조금 거슬러 2012년의 한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당시는 지금만큼 낙태죄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때가 아니었습니다. 제 주변에서 낙태죄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낙태죄’로 처벌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몰랐던 저에게 당시 헌재의 결정은 생소하게만 다가왔습니다. 그저 모든 게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실효성도 없어 보이는 법을 굳이 유지하겠다고 결정한 헌재가 참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11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임신중지 수술을 받던 10대 여성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습니다. 당시의 언론들이 이 일을 ‘10대 여성의 일탈로 인한 비극적인 결과’ 정도로 묘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낙태죄의 존재가 문제였다’는 시각으로 보도한 뉴스를 본 기억은 없습니다. 저도 비슷했습니다. 어쩌다 일이 저렇게 되었을까. 참으로 불운한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달라졌던 건 보다 꼼꼼하게 뉴스를 읽고 난 후였습니다. 사망한 여성의 부모들이 임신중지 수술을 위해 비밀상담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병원을 직접 수소문 했다면 임신중지를 만류한 것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을 찾기도 전에 상담 사실이 새어나갈지를 가장 먼저 걱정했다니 너무 이상했습니다. 제가 만일 누군가를 위해 병원을 수소문 했다면 그 병원에 실력 있는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을 것입니다.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인지, 의료사고가 있지는 않았는지, 과잉진료를 하거나 몸에 무리가 가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그리고 의사는 친절한지를 가장 먼저 물었을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계속 생각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 임신중지는 처벌되는구나. 낙태죄는 아직 존재하는구나. 임신중지는 단지 의료행위가 아니라 처벌이 되고 그래서 금기시되는 일로 여겨지고 있구나. 그래서 비밀유지가 되는지를 가장 먼저 물었구나. 심장이 주저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낙태죄’가 없었다면 그 사람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최선인 병원을 찾았을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낙태죄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 법은 사람을 벼랑으로 내몰고 위험에 내던지는 그런 법이었습니다. 처벌받지 않는 게 아니었습니다. 위험에 내몰리지 않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드러나지 않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SNS에서 ‘나는낙태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임신중지 경험을 공유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유된 많은 경험들은 ‘낙태죄’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모멸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을 겪는지를 드러냈습니다. 많은 경우 임신중지를 선택한 사람들은 암암리에 병원을 찾고 찾았으며 의료행위 과정에 대해 제대로 질문조차 하지 못 하고 등을 떠밀리듯 수술을 받았습니다. 처벌 받을지도 모를 임신중지를 부탁하는 사람은 의사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나라는 임신중지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기는커녕 원치 않는 임신은 중단할 수 있다는 것조차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에 많은 경우 여성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병원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굳이 임신중지를 해야겠냐는 의사, 잘못을 했으니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라는 의사도 있었다고 합니다. 세상에 어떤 의사가 병원을 찾은 사람에게 이렇게 오만하고 굴욕적이며 비인간적인 요구를 합니까.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 수가 있습니까. 작년 4월 10일 저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낙태죄 폐지를 위한 133일 간의 1인 시위의 마지막 날에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월 11일에는 ‘낙태죄 헌법불합치’라는 역사적인 선고가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긴 시간 이어져온 싸움 끝에 이제는 낙태죄가 사라진 세상에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겨울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시 거리에 섰습니다. 낙태죄 폐지를 향해 한발 걸어간 사회가 다시 뒷걸음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공정과 정의를 실현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청와대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낙태죄를 존치하고 14주의 허용기간을 두겠다고 했습니다. 24주까지는 예외적으로 임신중단이 가능한 사유와 조건을 늘렸기에 최선의 법안을 마련한 셈이라며 자화자찬을 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이것이 부처 간 논의의 결과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믿었습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했던, 그런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라면 다른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순진한 믿음이고 희망이었습니다. 입법안은 사람들을 비웃듯 국무회의에서 신속하게 통과되었고 결국 국회로 전달되었습니다. 당시 정책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낙태죄 관련 입법 개선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선이요? 개선이요? 대한민국 정부에 말합니다. 기만하지 마십시오. 오만 떨지 마십시오. 말장난 하지 마십시오. ‘낙태죄’가 폐지되는 것 외에 그 어떤 개선도 최선도 없습니다. 14주의 주수제한, 예외적 허용사유 추가, 상담과 숙려기간 의무화가 실효성도 없고 명확성의 원칙에도 어긋나며 오히려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 명백함은 이미 많은 분들이 훌륭히 비판해주셨기에 제가 더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 점은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더 많은 예외를 만든다고 해도, 국가가 나서서 어떤 임신중지는 처벌을 받을 일이고 어떤 임신중지는 그렇지 않다고 구분하는 현실은 결국 여전하게 됩니다.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애매하게 나눠진 그 기준 속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처벌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그래서 위험한 환경에서 임신중지를 해야만 하게 될 것입니다. 임신중지, 낙태, 이런 단어들을 잠시 지우고 이야기 생각해봅시다.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단할 수도 있음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상황, 도리어 그런 일이 처벌받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는 상황, 이런 위험 때문에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고발의 빌미가 잡히는 상황, 그리고 최선의 의료적 선택을 하고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들으며 의료행위 과정을 통제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 몸에 대한 기본권이 박탈되도록 법이 조장하고 국가가 방조하는 상황. 한 국가 내에서 이런 일이 집단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를 어떻게 부르겠습니까. 이것은 대규모의 인권 탄압입니다. 특정 집단에 대한 기본권 박탈입니다. 집단적인 억압이자 국가 폭력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지금 무슨 일이 저질러지고 있는지 알겠습니까. 국회로 넘어온 정부의 법안은 타협조차도 아닌 퇴행입니다. 사실 타협이나 협상조차도 해선 안 됩니다. 임신중지는 여성의 기본권입니다. 기본권은 원칙에 따라 관철되고 보장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임신중단은 괜찮고 어떤 임신중단은 그렇지 않다는 법률이 아닙니다. 자유로운 임신중지는 안전할 권리, 신체에 관한 권리, 헌법상의 기본권을 지키는 것이기에 결코 처벌할 수 없다는 선언입니다. 그리고 그 선언이 바로 ‘낙태죄 폐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성이며 동성애자입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제가 낙태죄와는 가장 무관한 존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이어져온 낙태죄 폐지 집회에 함께하며 그런 저에게 ‘낙태죄’란 어떤 존재인가를 늘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는 낙태죄 폐지 운동의 의미에 전적으로 공감했고 함께 구호를 외치고 행진하며 힘을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여성주의를 배웠던 공동체의 사람들은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시선을 통해 논의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페미니즘적인 사유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고민하며 그 일을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왜 임신중지를 처벌할까요? 모든 형벌은 인신을 구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집행됩니다. 때문에 사회는 결코 아무 행위나 형벌로 규제하지 않습니다. 폭력을 행사하거나 개인의 존엄을 침해하는 등 우리가 이 사회에 살며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지르거나 지켜야만 하는 규칙을 어겼을 때에 형벌이 가해집니다. 즉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의 임신중지도 바로 그런 일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임신중지를 처벌한다는 말을 거꾸로 뒤집어봅시다. 임신을 하면 반드시 낳아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여성은 반드시 출산을 해야만 하는 존재, 아이를 낳아야만 하는 존재로 여겨집니다. 다시 반복하자면 낙태죄의 존재는 여성이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한다는 성역할에서 벗어날 때, 그런 일을 처벌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칠까요? 저는 젠더는 시스템이며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여러 요소가 맞물려야만 작동할 수 있다고 배워왔습니다. 여성에게 ‘어머니’라는 성역할이 강요되기 위해선 무게와 성격이 분명 다르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남성의 ‘아버지’ 성역할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성에게 낳고 기르라는 성역할을 강요하기 위해선 사람들이 반드시 이성애에 기반 한 결합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가족안의 누군가는 ‘딸’로서 누군가는 ‘아들’로서 따라야 할 역할을 주입받으며 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어집니다. 사회는 이런 삶에 정상성을 부여하고 나머지는 비정상으로 몰거나 아예 없는 취급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 전통적인 성역할과 이성애 중심주의,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게 존재하거나 평등하게 존중 받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낙태죄를 만들어 낸 시스템이자 동시에 낙태죄로 인해 유지가 가능한 사회체제 속에서 성소수자들이 설 자리는 없습니다.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 사랑에 상대방의 성별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 지정된 성별을 거부하고 횡단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가 그런 사회 속에서 차별과 배제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낙태죄 폐지는 제 싸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성소수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성애자로 살고 결혼을 했지만 강요되는 성역할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맞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니 그런 욕구가 없다고 해도 ‘정상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굳이 부부라는 형식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양한 형식의 가족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여자답게, 남자답게, 여성은 이렇게 살아야한다, 때가 되면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야 한다, 이런 말들에 지친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제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이야기 드리며 발언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낙태죄의 존재는 분명 여성에 대한 집단적인 인권탄압이자 억압입니다. 낙태죄는 여성의 삶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낙태죄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낙태죄는 여자들의 문제지’, ‘나는 낙태죄와 상관없어’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 아니요 이것은 당신들도 연관된 문제이며 분명 상관이 있는 일입니다. 또한 낙태죄의 유지가 가능하고 또한 낙태죄로 존재가 가능한 지금의 사회는 따르는 사람이 없다면 유지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순응하지 않고 ‘아니요, 더 이상 이런 식의 세상을 유지하는데 동참하지 않겠습니다’라며 거부할 때 세상이 바뀝니다. 그러니 요구합니다. 방관하지 마십시오. 물러나 있지 마십시오. 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고 동시에 이제는 정말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주장해주십시오. 모두를 위해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말입니다. 물론 낙태죄를 폐지한다고 성역할이나 이성애 중심주의, 성차별과 성별규범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낙태죄 폐지는 중간과정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이제 시작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낙태죄 하나조차 제대로 끝장내지 못한다면 그 어떤 해방과 진보가 가능하겠습니까. 낙태죄조차 폐지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사회를 어떻게 지금보다 더욱 평등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낙태죄 폐지는 움직이길 거부해온 사회가 스스로에게 채워놓은 족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그 족쇄를 직접 박살낼 것입니다. 저는 국회라도 정신을 차리고 이제라도 그 과정에 함께하기를 지금도 너무 늦은 사회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3. 서린 님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안녕하세요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린입니다. 대학생이자 기후활동가 이기도합니다. 오늘 발언준비하면서 17년부터 대학에서 친구들과 함께 참여 했던 활동들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피켓을 만들고, 기자회견에 나가고, 퍼포먼스와 검은시위에 참여했던 사진들이 참 많았습니다. 잠시 추억을 회상하면서 열심히 투쟁해왔구나 한편으로 생각했습니다. 2017년 청원 23만명, 2017년 검은시위, 2018년 9월 269명 피켓퍼포먼스, 19년 #해냇다_낙태죄폐지 헌법불합치 선고 그리고 곧 2020년이 지납니다. 우리는 정말 가열차게 우리의 임신중지권을 위해 재생산권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그렇게 가열차게 싸워서 저희가 얻고자 했던 것은 이것들이 아닙니다. 낙태라는 처벌의 시대를 끝장내고, 낙태죄라는 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길 바란 것이었지. 몇 주는 합법이고, 또 몇 주는 불법이 되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최근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연말이 되면서 부모님이 가입해주신 사보험이 있어서 이번년도 산부인과 진료를 본 처방전을 뽑으러 산부인과에 들렸습니다. 산부인과 진료는 국가보험처리도 되지 않지요. 사보험은 다른 진료보다 제출해야하는 서류들도 더 많고 까다롭지만 산부인과 진료를 보험처리를 해줍니다. 하지만 저는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은 경험이 있었지만 그 처방전은 따로 뽑아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사후피임약 처방은 진료비와 약값이 다른 진료보다 비싸도 사보험도 국가에서도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습니다. 100퍼센트 개인부담이지요. 이 사례만 봐도 국가가 여성을 대하는 생각하는 수준이 보입니다. 임신중지를 얼마나 국가에서 통제하고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언니들을 보면 낙태경험이 많고 사후피임약을 처방받는 것 조차 창피해합니다. 그걸 숨기고 싶어합니다. 왜 그래야할까요. 감기 걸릴 때 집 앞 어느 병원에서도 처방전을 받고 진료를 받는 것처럼 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시작입니다. 형법상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다시금 입법안을 마련하고, 처벌이 아닌 권리를, 허락도 제한도 필요 없습니다. 페미니즘 리부트 세대로 불리며 ‘낙태죄’ 폐지의 시발점인 ‘검은 시위’에 참여했던 우리 대학생 페미니스트들은 ‘낙태죄’가 전면 폐지되는 그날까지 함께 싸워 나갈 것입니다. 변혁당학생위원회도 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 24. 장캡틴 님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1 여아가 100명 태어날 때 남아는 116 (백열여섯)명이 태어났던, 여아감별낙태가 절정에 달했던 악명 높은 해에 운 좋게 태어날 수 있어서 여기서 이렇게 발언합니다. 30여년 전 젠더사이드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저는 무사히 초등학생이 되었고, 5학년 토론 수업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낙태에 관한 찬성 VS 반대 토론이었습니다. 토론에 앞서서는 교육 영상이랍시고 다들 본 적이 있을, 앞서도 많이 말씀해주셨던 영상을 시청합니다. 이제는 조작 영상이라는 진실이 밝혀진, 그 시절 흔히 낙태 비디오라 불렸던 (소리 없는 비명 The Silent Scream)영상입니다. 어쩌면 그 수업은 토론 결과에 상관없이 목적이 정해져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은 토론에 충실했습니다. 저는 그때도 낙태 찬성 편에 앉아서 목에 핏대를 세웠습니다. 당시 재생산권은커녕, 자기결정권이 뭔지 주체적인 성적 권리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은 당연히 없었지만 태어날 아기의 목숨이 소중한 만큼 원치 않게 임신하게 된 여성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은 5학년의 상식과 감수성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낙태를 선택하는 여성이 곧 나일 수도 있겠다고 상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사실 20년 전 이 토론의 기억이 선명한 이유는 토론이 한창 불붙은 막판에 결국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엉엉 울면서“자기 뱃속의 아이를 죽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낙태를 해야만 하는 엄마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하며 울며불며 하던 11살의 제 모습 때문입니다. 그렇게 배웠습니다. 태아를 죽이는 낙태는 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상황이 불가피해 낙태를 선택했더라도, 낙태를 한 여성은 마음에 짐을 얹고,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그리고 11살의 여자 아이는 그 죄책감, 태어나지 못한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감정이입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여성에게 결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게 억울해서도 아니였고, 국가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취급하는 게 분해서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임신중절을 받기로 결정하고 아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여성의 그 심정이 안타깝고 가여워서 울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나 여기 서있는 저는 더이상 죄책감에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여성들이 느껴야 할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안전하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는 안도감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2 비록 학교나 사회에서 제대로 가르쳐주진 않았지만, 여성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이렇게 소리치는 이유는 단지, 여성도 시민 구성원의 한 명으로 온당히 권리를 누리고 살아가고자 위함입니다. 여성들은 이미 충분히 많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성들은 이미 너무나 합당하고 논리적으로 낙태죄 이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단지 이 굳건한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을 도구로만 여기는 국가가 귀를 닫았을 뿐입니다. 우리는 이제 제대로 알고, 얘기해왔습니다.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낙태의 권리가 여성의 삶 전반을 규정하는 중요한 권리이자, 여성 시민이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지, 그 자체로 종착점은 아니라는 것. 숙련된 의료진에 의해 권장되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받는다면, 임신중절 자체는 매우 간단한 수술이고, 다음 임신이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위험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 낙태죄가 남성 중심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치적 경제적 통제를 위한 도구로써 활용되어 왔으며, 기독교가 그에 대한 윤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부응해왔다는 것. 한국의 낙태 범죄화 낙인은 기본권적으로 국가에 요구해야 하는 기초적 재생산 서비스조차 정당하게 제공받을 수 없게 하고, 재생산 건강과 권리의 논의를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여성과 개인의 결정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성혐오이자 국가 폭력의 발로라는 것. 작년 4월 11일, ‘다시 만난 세계’와 ‘아모르파티’가 울려 퍼지던 안국역의 저녁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이기는 경험을 함께했습니다. 1953년 낙태죄가 시작된 이래, 66년의 역사를 끌고 온 낙태죄...그 악법의 폐지를 위한 노력의 결실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벅찼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여성의 성과 재생산권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이렇게 쉽게 여성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낙태죄를 형법에 부활시켰습니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형법을! 주수 기한, 사회경제적 사유, 상담 여부 등을 들먹이며 교묘하게 낙태죄를 부활시켰습니다. 아니, 교묘한 방식이었다면 오히려 이렇게 분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정부가 꺼내놓은 개정안은 여성을 한 명의 시민으로서, 성과 재생산의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으며, 여전히 여성의 몸을 억압하며 통제하겠다는 속이 너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기만입니다. 국가는 이렇게 게으른 방식으로 다시 낙태죄라는 카드를 손에 쥐려 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낙태죄라는 카드를 손에 쥐고, 여성들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억압할 것입니다. 국가는 낙태죄라는 카드를 손에 쥐고, 규범적이고 정상적인 섹슈얼리티를 강제할 것입니다. 국가는 낙태죄라는 카드를 손에 쥐고, 지속적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규정하는 폭력을 자행할 것입니다. 국가는 낙태죄라는 카드를 손에 쥐고, 계속해서 차별과 위계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3 다음 세대는 교실 안에서 낙태 찬반 토론이 아닌, 모두의 성과 재생산 권리에 대해 토론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유림들은 갓을 쓴 채로 가족제도가 무너지고 나라가 망할 거라고 소리쳤지만 지금은 한 때 유행했던 유머처럼 인터넷상을 돌아다니는 호주제처럼, 낙태죄도 구시대적인 발상의 지나간 역사로만 다음 세대에게 전해져야 할 것입니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이 마구잡이로 망쳐 놓은 세상에서 기후 위기에서부터 약자 혐오까지.. 앞으로도 계속 싸우며 이곳에 살아남아야 할 다음 세대에게 낙태죄라는 유산까지 건네주고 싶지 않습니다. 되도 않는 조건이나 숫자로 장난치지 말고, 더이상 여성들을 기만하지 말고 국회는 낙태죄를 전면 폐지 하십시오. 이제는 다음 칸으로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낙태죄 폐지 이후를, 상상해야 합니다. 4 정부는 개정안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실제적 조화”를 이루는 방향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임신중지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분법으로 쉽게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에 관해서는 <배틀그라운드> 속 윤정원 선생님의 글을 인용하여 읽으며 저의 발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배틀그라운드> 78페이지 인권과 보건의료의 관점에서 본 임신중지 / 윤정원 #모두에게_건강을_추구할_권리를 “생명권 대 선택권의 이분법으로 임신중지 이슈를 바라보기는 쉽다. 그리고 생명은 너무나도 강력한 가치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 답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임신이 일어나고 있는 여성의 몸, 삶, 시간은, 그리고 인생의 어떤 시점, 어떤 환경에 있는지는 그 이분법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중략)... “출산이든 임신중절이든, 그것이 진정 여성의 오롯한 선택이었던 적이 있는가. 낙태 근절 비디오가 아니라 월경주기와 가임기 계산법을 학교에서 배우고, 약국에서 약사와 눈 마주치며 “피임약 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고, 파트너의 성기에 내가 좋아하는 향의 콘돔을 끼울 수 있고, 임신했다고 학교에서 퇴학당하지 않고,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출산을 지원받을 수 있고, 임신중절과 출산에 똑같이 건강보험을 적용 받고, 무엇을 선택하든 소독된 진료대 위에 누워 경험 있는 의료진에 의해 안전하고 적절한 시술을 받을 수 있고, 아이 걱정 없이 직장에 다닐 수 있고, 내 아이가 엄마만 있는지 부모가 다 있는지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때, 우리는 출산을 ‘선택’할지 임신중지를 ‘선택’할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까지는, 적어도 현재를 ‘살고’ 있는 순간순간의 선택 속에서, 우리 모두에게 건강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안전한 임신중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누구나 마땅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 ● 25. 춘 님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저는 정부가 지나치게 강조하며 얘기해왔던 30대 가임기 여성입니다. 현재 남성애인과 거주 중이며 어떤 누군가는 그런 저를 문란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가 저를 보는 시선과 비슷합니다. 현재 상태에서 제가 임신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신체적으로는 국가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가임기 여성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원하는 ‘정상성’과는 살짝 거리가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이성애를 하고 임신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을 만들긴 했는데 혼인 신고 항목이 누락되었군요. 국가의 마음에 쏙 드는 일은 이렇게나 어렵습니다. 정말 이상합니다. 출생률에 그렇게나 집착하면서도 국가가 허락한 정상가족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반기지 않습니다. 아니 차갑고 냉담합니다. 장애도 있어선 안 되고, 너무 가난해서도 안 됩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문란한 동거 커플이 감히 아기를 가지다니... 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국가의 태도에 반발심만 커졌습니다. 그들이 설정해 놓은 정상성에 질려버리는 바람에, 결혼하라는 부모님 말씀도 듣지 않고 사는 불효 k장녀가 되었습니다. 다른 문제는 그저 덮어두고 여자로 태어났다면 응당 거쳐야 할 관문인 숭고한 임신 경험이라는 말로 퉁쳐 버리는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그밖에 개인적인 신념으로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여성을 벌줌으로서 끌고 가려는 정책방향성으로 저 같은 여성 개인이 출산에 대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정부는 똑똑히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국가는 아십시오. 놀랍게도 여성은 생각할 줄도 알고 스스로가 원하는 것, 원치 않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간’입니다. 그리고 묻고 싶습니다. 과거에 낙태한 셋째 아이가 아직도 가끔 꿈에 나온다는 저희 어머니도 처벌 대상으로 보이시는지요. 젊은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가지는 것을 아니꼬워 하는 것 같아 보이는 건 저만의 기분 탓일까요? 여성의 말을 신뢰하십시오. 여성도 국민입니다. 저는 가임기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입니다. ● 26. 이지원 님 (여성의당 공동대표) 지난 10월 16일, 중고거래 어플인 당근마켓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생후 36주인 갓난아기를 입양한다는 조건으로 20만원을 받는다는 게시글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어떻게 엄마가 되어서 아이를 팔 수 있냐며, 아동을 유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식의 논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유감입니다. 사람들이 그 아이의 안전을 고민하는 동안 그 여성이 왜 그런 글을 작성해야 했을지는 고민하지 않더군요. 그 여성과 그 아이의 사연이 바로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의미 있게 치러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 여성은 아이가 36주 되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아이를 낳은지 3일 만에 글을 게시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무직인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부모에게는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답니다. 아이의 아빠는 양육할 능력도 되지 않으며, 함께 책임지지 않겠다고 했답니다. 국회는 이런 사연들을 이미 여러 번 접했다고, 이건 여성의 잘못이라는 식의 태도를 취합니다. 국회의 그러한 태도에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볼 수 없습니다. 1.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중단을 선택할 권리 2. 혼인 관계와 무관하게 임신중단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인프라 3. 국민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사법 정의 4. 여성의 재생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노동권의 보장 저는 이 네 가지 항목 중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편파적인 사법 정의의 문제를 더 강조하려 합니다. 임신은 여성 혼자서 실행해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형법으로 처벌하는 대상은 여성과 의사 뿐입니다. 심지어 국회는 의사에게는 본인의 신념에 따라 시술을 거부할 권한을 부여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처벌을 받게 될 대상은 여성 뿐입니다.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처벌과 낙인은 오로지 여성에게만 가해집니다. 그에 책임이 있는 남성에게는 어떠한 처벌과 규제도, 비난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국회는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여성의 원치 않는 임신을 방지하고, 안전하고 평등한 임신중단의 기회를 보장하고, 여성의 재생산권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를 그동안 법조문에서 누락되어 왔던 남성에게 부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지 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관련 공청회는 이렇게 본회의 하루 전에서야 열리지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 해서든 남성에게 전가된 책임을 면제하려 했겠지요 공정과 정의를 내세워 남성에게 전가될 책임을 우리 사회가 나누어 부담해야 한다 평등과 자유를 내세워 남성에게 전가될 책임을 여성도 함께 나누어 져야 한다 이런 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공청회를 열고 토론회를 열며 수 개월을 투자했을겁니다.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는 말을 언제까지 해야합니까 공청회에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법안 심사를 해서 국회 본회의 안건상정과 의결을 하루 만에 해내겠다는 것은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제스처입니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부의 역할을 하는 국회는 과연 얼마나 적극적이었습니까. 올해 개원한 21대 국회의 법제사법위원회의는 총 18명의 국회의원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런데 법사위의 18명의 의원들 중 여성은 백혜련, 전주혜, 조수진 의원 단 3명 뿐입니다. 윤호중, 김도읍, 김남국, 김용민, 김종민, 박범계, 박주민, 소병철, 송기헌, 신동근, 최기상, 유상범, 윤한홍, 장제원, 최강욱 남성 의원은 15명입니다. 국회에는 정부 개정안 외에도 4개의 발의안이 제출되어 있고, 발의안 대부분은 낙태죄 전면 폐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낙태죄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10만 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열린 공청회 진술인 8명 중, 낙태죄 전면 폐지에 대한 입장을 진술할 사람은 오직 2명 뿐입니다. 법사위 위원 18명 중, 15명은 남성. 공청회 진술인 8인 중, 6명은 반대 입장. 국회 본 회의 바로 직전에 소집된 공청회. 이것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입니까.여전히 남성 국회의원들이 여성 국민들의 삶과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9년 미국 텍사스주 동부에 있는 와스콤시 의회도 그러했습니다. 전부 남성 의원으로 구성된 와스콤시 의회는 정말 손쉽게 임신중단을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임신중단이 남성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국회는 국민의 삶과 현실을 고려하고 그것을 입법의 형태로 개선해나갈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국민이 여성일 경우에는 참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여성의 삶은 입법을 통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입법을 통해 제한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낙태죄처럼 문제의 책임을 오롯이 여성에게 전가하고, 여성의 생명권, 경제권, 노동권, 건강권, 행복추구권을 제한하듯 말입니다. 오늘의 법사위 공청회와 내일 이뤄질 국회 본 회의는 참으로 역사적인 장면일겁니다. 여성의제를 숱하게 기각시켰던 20대 국회를 지나 21대 국회에서도 뻔뻔하게 여성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지, 여성의당과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이 지켜보겠습니다. 법사위 위원님들. 오늘, 내일 이렇게 어떻게든 넘어가면 될 거라고 안심하지 마십시오. 여성들은 이제 더 이상 침묵하지 않습니다. 위원님들께서 안심하는 동안, 여성들은 기를 쓰고 국회, 시의회, 정부, 각계각층에 진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원님들께서 무심코 지나쳤던 그 여성들은 임신중단이 여성의 기본권으로 보장되도록 만들어낼 겁니다. ● 28. 정다빈 님 (여성의당 당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 온 여성의당 경남도당 권리당원입니다. 오늘 회의를 하고 계신 법제사법위원회 윤한홍 의원님 지역구이지요. 그래서 오늘 의원님께 직접. 제 목소리를 전하고자 나왔습니다 발언에 앞서,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콘돔착용을 거부한 관계후 월경주기가 되어도 월경이 시작하지 않아서 두려움이 몰아쳤습니다. 관계 후 2주 이내였기 때문에 테스트기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낙태죄가 있었기 때문에 저는 굶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아이가 생기고 있거든 영양부족으로 "자연유산"이 되도록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의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상황에 문제가 생겨 제 꿈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원님. 저는 재능 있는 여성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동네에서 독특하면서도 아름답게 말을 하는 아이로 유명했습니다. 학창시절엔 백일장에서 수차례 수상을 했습니다. 그랬던 끼를 살려 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계속 관련한 공부를 하면서 조금 더 나은 글쟁이가 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스페인어, 코딩, 자전거 수리, 영화 분석, 철학, 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이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지금 살아있는 내가 소중한 생명입니다. 문학을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면, 저 역시 소중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사회는 지금까지 저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었습니까. 저는 천 구백구십년대 초반 여아낙태가 극심하던 시절, 아들을 낳으려고 수차례 낙태 후 오진으로 낳은 아이입니다. 그래도 사주에는 아들 노릇을 한다며 어른들의 기대를 받고 자랐습니다. 그런 말을 들었던 어릴 때는 언제나 제 존재가 불편했습니다. 여자아이라는 것이 왠지 눈치가 보였습니다. 동시에 사람들은 여자아이의 몸은 소중하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아이를 가질 몸이기 때문인데요. 격한 운동을 하거나 크게 다치면 안 된다,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흔히 들었습니다. 내가 나라서가 아니라 내 몸에 아이를 가지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소중한 기분을 아십니까? 90년대 초반 태어난 여성들은 지금, 소위 말하는 결혼적령기가 되었고 그중 하나인 저는 이자리에 나왔습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십시오. 그 여성들의 현실에 대한 고려 없이 아이를 낳으라고 국가가 강요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운좋게 태어난 저는 낙태죄 폐지 이슈를 볼 때마다, 낙태죄 찬성론자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스스로가 트렁크 가방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뱃속에 있는 아이를 담아 옮기는 여행용 캐리어요. 저는 가방이 아닙니다. 저는 사람입니다. 저는 생명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소중한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뱃속에 아직 있지도 않은 아이가 아닌 저를 보십시오.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십시오. 여성이 자신이 계획한 미래를 꿈꾸고,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낙태죄 폐지는 지금 살아있는 생명들을 지키는 일입니다. 이것을 요구한다고 해서, 제가 당장 일부러 헤프게 섹스를 하고서 임신을 한 뒤 낙태를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을 매체를 통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그 말은, 그들 자신이 살인이 불법이 아닌 세상이라면 자신이 살인자였을 거라는 고백입니다.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낙태죄 위헌 판결이 난 지 1년도 넘었습니다. 낙태죄 폐지 이후 낙태의 ‘남용’을 걱정하기보다 어떻게 더 건강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할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판결문에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야한다는 것을 주요한 판결취지로 명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 개정되는 법도 그것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공청회장에 앉아 계신 분들은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이해가 있으십니까? 자격도 없는 사람들끼리 둘러 앉아 얘기한 뒤 나오게될 졸속 법안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저는 사실 지금 제가 참여한 이 기자회견 같은 일이 왜 일어나는지 조차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정한 방향대로만 법을 개정하면 되는데, 왜 그것을 고려하지도 않은 법안이 나와서 이렇게 에너지소모를 해야 하는 것입니까 여기 낙태죄를 폐지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지역은 현재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원실에 제가 전화를 했을 때에도 우리 지역구는 평균연령이 높아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게 좀 더 크게 들릴 수밖에 없다고 하셨지요? 그러나 모든 지자체에서 출생률 제고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젊은 층이 일을 하고 세금을 내야만 그 도시가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노인을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 운용비용도 그에 포함됩니다. 그렇다면 젊은이가 살기 좋은 도시가 곧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속가능한 도시일 텐데, 근시안적인 태도로 고령층의 목소리만을 집중해서 듣는다면 그것이 포퓰리즘과 다른 게 무엇입니까? 마산회원구를 대리하는 국회의원이시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지역의 생존을 치열하게 고민하셔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보여주십시오.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으시려면, 지금 당사자들이 외치고 있는 낙태죄 폐지가 가장 상징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이제, 낙태죄가 있어야 출생률이 높아질 거라는 착각은 집어치우십시오 청년이 살기 좋은 지역, 청년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을 지금 떼십시오. 이상입니다. 국회 밖에서 4시간 동안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는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국회 안에서는 법사위 공청회가 결국 진행되었습니다. (공청회는 온라인 생중계 되었는데요.... 임신 가능한 몸으로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0.00001도 생각해본 적 없는 듯한 몇몇 진술인들의 한심하기 그지없는 발언을 보며 다같이 경악하고 분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화면 아래 댓글란도 처참...심란.... 하지만 그와중에도 꿋꿋이 "낙태죄 폐지!!!" 댓글 같이 써주신 분들 이자리를 빌어 다시금 하이파이브!♥ 입니다!) 이제 올해의 국회 일정은 임시국회만을 남겨두고 있고, 헌재가 정한 낙태죄 개정입법 기한인 2020년 12월31일이 3주 뒤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여성들은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란 상황 앞에 안전한 임신중지라는 선택지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임신중지서비스가 의료로서 보장되었다면 겪지 않아도 되었을 불안과 두려움을 온몸으로 통과하고 있을 여성들의 현실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국회와 정부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입니다. 이대로 개정입법 없이 12월31일이 지난다면 임신중지에 대한 처벌법- 현행 낙태죄는 자동으로 효력을 상실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그렇게, "낙태죄 없는 2021년"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그 절반은 낙태죄 폐지를 위해 맹렬히 싸워 온 결과이겠지만, 나머지 절반은 여성의 현실에 대한 국가의 의도적 무지와 무시, 태만에 의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처벌법만 없어진다고 해서 안전한 임신중지가 모두에게 가능해지는 것도 아닐 것이고요. 우리는 계속해서 입법자들과 정책책임자들의 행동을 주시하며, 주수나 사유에 따라 허락해주며 임신중지를 범죄로 남기는 모든 시도에 강력히 반대하고, 임신중지 형사처벌법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해야 합니다. 낙태죄가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세상에서, 이제는 임신출산 여부에 대한 통제와 처벌이 아닌 여성인권과 건강권 보장을 기초로 한 새로운 법/제도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20.12.09민우회1632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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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0 여성건강[온라인액션]낙태죄 없는 2021년을 위해 바로 지금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0. 낙태죄 없는 2021년을 위해 바로 지금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 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과연 똑똑히 알고 있는 것일까? 임신중지 처벌법 전면폐지만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 한다는 것! -법사위 공청회: 12/8(화) 오전 10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 12/8(화) 오전 10시 *국죄 법제사법위원회가 갑자기 낙태죄 공청회 개최. 그런데 이 공청회에 임신중지 비범죄화라는 여성의 요구를 반영할 발언자는 8명 2명뿐. 이대로 본회의까지 처벌법을 그대로 남긴 법안을 가져잔다면 여성의 목소리는 그저 묵살되는 것 2. "낙태죄를 폐지하라"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를 보장하라" 법사위에 소속되어 있는 국회의원에게 위의 내용을 포함한 문자/카톡/sns메세지 보내기/댓글달기 3. 1) 아래 링크로 들어가 국회의원/연락할 방법을 선택한다 2)"낙태죄를 폐지하라",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를 보장하라"가 포함된 메시지를 보낸다 3. 보낸 메세지나 댓글 화면을 캡쳐해서 인증한다. 이 카드뉴스를 리트윗/공유한다 4. -서울시 금천구 최기상 의원에게 낙태죄 폐지는 이제 시대적 상식입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해주세요. -금천구민 김페미. 5. -강원도 춘천시 허원 국회의원에게 낙태죄 전면 폐지하라! 처벌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춘천시 이ㅁㅁ 6. -대구시 달서구 홍석준 의원에게 여성의 몸은 죄가 아니다! 재생산권 보장하라! -달서구민 박XX 7. -경기도 구리시 윤호중 의원에게 낙태죄 전면 비범죄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구리시민 윤oo20.12.07민우회1500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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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9 미디어[후기] 오늘의 질문, 내일의 변화! 토크쇼11월 13일! 금요일에 성평등미디어팀의 두 번째 토크쇼가 진행됐어요! (넘 늦은 후기..ㅜ) * 본 후기에는 콘텐츠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썸네일을 클릭하면 토크쇼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설명: 노란배경의 유튜브 썸네일, 작은 글씨로 ‘안경 쓴 여성이 TV에 출연하나요?’, ‘다양한 연령의 삶을 보여주나요?’, ‘여성에게 애교를 시키나요?’ 질문이 사선으로 듬성듬성 배치됨. 썸네일 왼쪽에는 큰 글씨로 ‘토크쇼: 미디어X페미니즘, 오늘의 질문 내일의 변화’ 행사 제목이 있고 오른쪽 하단에는 패널과 진행자의 사진과 이름. 페미니스트들이 추천하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던 첫 번째 토크쇼 후기는 여기서 ↓↓↓(이미지 클릭) 이미지설명: 유튜브 방송 모바일 캡쳐화면 두 개. 시작 전 '잠시 후 방송이 시작됩니다' 텍스트가 있는 대기화면과 '온라인으로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텍스트 앞으로 진행자가 나온 화면. 하단에는 실시간 채팅이 올라오고 있다. 이번 토크쇼는 [미디어X페미니즘] 오늘의 질문 내일의 변화 라는 이름으로, 올 한 해 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 시간이었습니다. 이미지설명: 오픈채팅방 집담회 2회, 넷플릭스파티 집담회, 오프라인 집담회 2회. 웹홍보물 총 5개 이미지. 여성 캐릭터가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나요? ‘정상가족’만 등장하나요? 갑자기 키스하는 남성 캐릭터가 나오나요? 주로 어떤 농담에 함게 웃나요? 여성이 여성을 돕는 장면이 등장하나요?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언제나 남성인가요? 너무 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등장하고 버려지지는 않나요? . . . 이렇게 페미니스트들과 미디어를 변화시킬 다양한 질문을 만들어보는 것이었는데요.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호유미의 진행으로 대중문화 평론을 활발히 하고 계신 이진송 계간홀로 편집장님과 함께 즐겁게 시작했습니다! 이미지설명: 1. 경향신문 칼럼 '이진송의 아니 근데' 기사 제목들 캡처 화면/ 2. 네이버 연애결혼 포스트 '마이동풍' 캡처 화면. [경향신문 토요판] 이진송의 아니 근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serial_list.html?s_code=ac296&serial_type=s [네이버 연애결혼 포스트] 마이동풍: https://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564333&memberNo=38753951 이미지설명: 토크쇼 방송 캡처화면 두 개. 학춤 추는 뒷모습이 찍힌 사진, 계간홀로 표지가 나열된 화면 앞으로 두 패널이 얘기하고 있다. 셀럽만 한다는 해명타임! 썸네일에 등장한 사진이죠. 진송님이 장희빈 묘 앞에서 학춤을 추었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어요. 어언 7년 전, 장희민 묘에 조공을 바치고 춤을 추면 애인이 생긴다는 속설을 증명하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갓 나온 계간홀로를 어떻게든? 홍보해보려는 속셈이었다는 사실,,, 최근에 발간된 계간홀로 신간도 홍보! "앗. 순두부 백반보다 싸다. 5처넌."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봅니다! 여러분 벡델 테스트(Bechdel test)를 알고 계시나요? 이미지설명: 앨리슨 백델의 만화 중 한 장면. 두 주인공이 영화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름을 가진 두 명 이상의 여성이 등장하는가? 그 두 명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가? 그 대화의 주제가 남자에 관한 내용 이외의 것인가? 영화의 성평등지수를 가늠하기 위해 널리 쓰이고 있는 질문들인데요. 여성감독, 여성작가, 여성캐릭터가 주요 역할인지를 확인하는 F등급, 여성캐릭터를 '섹시한 램프, 예쁜 전등'로 대체해도 무리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확인하는 섹시한 램프 테스트(Sexy Lamp test)도 있습니다. 영화산업이 지나치게 남성 중심 시장이나 보니 이런 테스트들이 생겨났습니다. 영화를 넘어 더 다양한 콘텐츠에 더 복잡한 질문이 던져지면 어떨지! 그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올해 성평등미디어팀은 페미니스트들과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나눈 이야기 속에서 질문들을 뽑아내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미지설명: 프로젝트에서 다룬 콘텐츠들의 포스터. 아래 텍스트에 콘텐츠 제목. 이미지출처: (상단 왼쪽부터) JTBC 홈페이지, MBC 홈페이지, 영화 '정직한 후보' 공식 포스터, 다음웹툰(남남), 네이버웹툰(정년이,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tvN 홈페이지. 상반기에 화제를 모았던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라미란 배우 주연 영화 〈정직한 후보〉 페미니스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포털 웹툰 〈정년이〉, 〈남남〉,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응답하라' 제작진의 신작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렇게 7개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온오프라인 집담회. 페미니스트들은 어떤 장면에 주목했을까요? 이미지설명: 1.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인물관계도. / 2. '부부의 세계' 여성캐릭터들 사진과 오픈채팅방 코멘트. JTBC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여성캐릭터들이 나왔죠. 강력한 여성 주인공이 주는 쾌감! 그리고 김희애 배우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어요. 주인공 캐릭터의 결말은 좋지 않았지만 이혼 후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캐릭터의 모습이 나와 다행이었다는 코멘트 속에서 이런 질문들이 만들어졌습니다. ?¿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언제 버릴 건가요? ?¿ 여성에게 이성애로 만들어진 핵가족 외에 다른 삶은 상상할 수 없는가? 이미지설명: 1. '부부의 세계' 주인공 지선우와 남편이 등장한 장면과 오픈채팅방 코멘트. / 2. 만들어진 질문이 떠 있는 화면. 그리고 폭력 재현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죠. 남편 이태오가 지선우를 때리는 장면, 괴한으로부터 맞는 장면이 가해자 시점으로 연출됐습니다. 당시 시청자 게시판에도 난리가 났고요. 결국 방송심의위원회에 회부되어서 행정지도를 받았습니다. ?¿ 폭력적인 장면이 꼭 필요했나요? ?¿ 지선우에게 위협적인 장면 연출을 게임속 1인칭 시점으로 보여 주어야만 했나요? ?¿ 여성에 대한 폭력을 자세히 보여주는 장면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인가요? 진송 편집장 "그러니까 이게 지속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 자극적인 스펙타클을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되게 흥미로운 요소 정도로 생각하는 것. 그래서 관음적으로 재현하는 문제. 당사자가 아닌 사람은 이게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연출을 하고 하고 나서 자기들끼리 엄청 크~~ 막 엄청 뿌듯했을 걸요? 자기가 이런 새로운 시도를 했다. 얼마나 막 신선하고 짜릿하냐. 자기들끼리 엄청 파티했을 걸? 나 진짜 500원 건다." 두 번째 콘텐츠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유일한 여성이고, 완벽하고, 첫사랑이기도 하고, '돌봄자'이기도 한! 그치만 또 음식은 엄청 먹어대는(?)... 여성캐릭터 채송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미지설명: 유튜브 방송 모바일 캡쳐화면 두 개. 채송화 캐릭터가 나와 있는 화면에 두 패털이 대화하는 모습. 주목한 장면들과 만들어진 질문이 보인다. 하단에는 실시간 채팅이 올라오고 있다. 호유미 활동가 "이번에 이거 PPT 만들고 하면서 구글에 '채송화'를 검색했더니 꽃이 나오는 거예요, 꽃만 잔뜩 나오는 거예요!! 채송화, 꽃 이름이었지! 기분 나쁘고 재수가 없는 거예요..! 그냥 꽃으로 생각한 거 아닌가! 채송화는 꽃이고 또 모든 것이 완벽해요. 일도 진짜 잘하고, 후배들도 잘 챙겨주고 그런 사람으로 나오다가, 또 돌봐요. '엄마'도 되고. 저 장면을 주인공인 이익준 씨가 지그시 쳐다봐요. 아픈 아들 이우주 씨를 대신 돌봐주는 장면." 진송 편집장 "사실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가 유능한 거는 유능한대로 찜찜한 게, 일종의 여성성 혐오로써 손 안 가고 빈틈 없는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귀신'(채송화의 별명)이라는 설정까지 해놓고. 그런데 막상 준 인간적인 결점이 게걸스럽게 먹는다라는 게, 빈약한 거죠. 그럼 걸신인가?? 귀신인데 게걸스럽게 먹으면 걸신이잖아요. 마! 정신 차리라, PD!!" 이미지설명: 1.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장겨울과 안정원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 위로 집담회 참여자의 말이 떠있다. / 2. 1번 장면에서 만들어진 질문들. / 3. 드라마 속 환자들의 모습. 집담회 참여자의 말이 떠있다. / 4. 3번 장면에서 만들어진 질문들. 사랑의 대상이 됐을 때 수동적으로 변하는 또 한 명의 여성캐릭터. 장겨울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나누고, 환자들이 나올 때 항상 법적 가족인 보호자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던져졌어요. ?¿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갑자기 키스하는 장면이 있나? ?¿ 로맨틱한 장면에서 갑자기 반말하는 남자가 등장하나요? ?¿ 가족관계가 아닌 보호자는 없나? ?¿ 원가족과 관련된 서사가 없는 캐릭터가 있는가? 진송 편집장 "저도 이 지적이 되게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굉장히 보호자라는 게 복잡한 개념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굉장히 법적인, 그리고 출산과 혈연으로 묶인 가족들만 계속 나온다는 게 묘한 일이고. 병원에서 가정폭력에 의한 환자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외과 같은 경우는. 그럴 때는 가족이 보호자가 될 수 있을까?" 이미지설명: 1. 영화 '정직한 후보' 공식포스터. / 2. 영화의 장면들과 만들어진 질문들이 배치되어 있다. 영화 '정직한 후보'는 라미란 배우 단독주연의 영화였는데요. 재미있고 독특한 여성캐릭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멋대로 하는 여성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점, 두 여성 후보자들이 경쟁하는 모습이 좋았다는 이야기들을 나누었고요. 금방 지나간 장면이었지만 여성 음향 오퍼레이터를 발견하고 함께 반가워했어요! ?¿ 여성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중요하게 다루나요? ?¿ 부패한/멋대로 하는/거짓말하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나오나요? ?¿ 여성에게만 반말하는 남자 캐릭터가 나오나요? ?¿ 스쳐지나가는 장면이어도 여성이 나오나요? 이미지설명: 1. 예능 '나 혼자 산다'에 경수진 배우가 출연한 방송화면 캡처와 오픈채팅방 코멘트들. / 2. 김연경 선수가 스튜디오에서 다른 출연자와 얘기하고 있는 장면 캡처와 오픈채팅방 참여자 코멘트들. 호유미 활동가 "MBC '나 혼자 산다'는 처음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할 때 '남자가 혼자 살 때'라는 제목이었다는 사실... 지금의 프로그램 소개도 보면요.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청년, 독신남 등의 싱글라이프'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처음 제목이 참 의미심장했다고 생각됩니다. 굉장히 남성 중심의 관점으로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현재 여성 출연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좋고, 1인 가구의 모습의 다룬다는 점에서 소중하다는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그치만 또! 1인 가구를 끊임없이 뭔가 부족한 상태인 것처럼, 외롭지 않냐고 (패널들에게) 계속 물어봅니다..." 진송 편집장 "뭐만 하면 소개팅 환영. 제가 항상 말하는데 우리 사회는 결혼을 안 한 여성을 보면 되게 막, 유실물처럼 굴어요. 빨리 주인을 찾아줘야 될 것 같고 유기동물을 본 듯이 군단 말이에요. (중략) 옆에 있는 사람이 아무나 엮고." ?¿ 1인 가구를 (결혼 전 임시적 상태가 아닌) ‘지금 그대로도 온전한’ 삶의 형태로 보는가? ?¿ 1인 가구에 대한 비하가 있었는가? ?¿ 계속 이성애 결혼을 최종 마무리로 그리나요? ?¿ 다양한 연령의 삶을 보여주나요? 페미니스트들에게 사랑받는 웹툰 '정년이', '남남',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도 살펴보았습니다. '정년이'는 모든 주요 인물이 여성인데요. 퀴어커플도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 여성 캐릭터의 비율을 얼마나 되나요? ?¿ 퀴어가 등장하나요? 퀴어 커플이 있나요? 이미지설명: 웹툰 '정년이'의 한 장면. 집담회 참여자들의 코멘트가 같이 배치되어 있다. 이미지설명: 웹툰 '남남'의 장면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질문들이 배치되어 있다. 진송 편집장 "('남남'은) 일상툰이에요. 어머니의 자위 장면 때문에 19세를 받았는데 그런 장면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임팩트가 있어요. 우리가 너무 중년여성을 타자화 하고 있고 '엄마', 이런 식으로 사적으로 칭하게 될 때 그 사람들을 무성적인 존재로 대하게 되거든요. 그런 면을 잘 다뤘다는 점에서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 규범화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난 이들의 모습을 일상적이고 평범하게 그리고 있나요? ?¿ 중년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묘사되나요? 이미지설명: 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메데이아의 얼굴을 한 프시케 모습. 옆으로 집담회 참여자의 코멘트가 있다. 호유미 활동가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에는) 두 여성 주인공이 몸이 바뀌어요. 화면에 보이는 사람이 메데이아의 몸에 들어가 있는 프시케예요. 메데이아가 굉장히 강력한 여성 주인공으로 나오는데요. '보통 로맨스 판타지에서는 이렇게 똑똑하고 멋진 사람도 결국에는 남주인공의 도움을 받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렇지 않다.', '두 주인공이 단순히 성녀와 악녀 구도가 아니라 그들을 착취하는 가부장제가 진짜 악역이다, 라는 걸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질문들이 만들어졌습니다. ?¿ 여자 주인공의 욕망이 가부장제의 한계를 넘나요? ?¿ 여성이 능력있는 캐릭터로 나왔을 때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남주인공의 도움을 받지 않나요? 이렇게 마지막 웹툰까지, 한 시간동안 토크쇼 진행되었어요. 후기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직접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는데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예상치 못한 답변이 오가는 현장. 지금 가보시죠! ↓↓↓(이미지 클릭) 이미지설명: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질문시간 화면. * 문자통역 링크 https://url.kr/8JmiuI 그리고 토크쇼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내용은 [미디어X페미니즘] 오늘의 질문, 내일의 변화 소책자!에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후기를 올리기도 전에 모두 품절되었다는 (황당한)소식 전하며, 후기 마칩니다~!(띠용) + 책자 PDF파일을 업로드하였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https://www.womenlink.or.kr/publications/23277 이미지설명: 1.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소책자 홍보시간 화면 / 2. 토크쇼 마지막 방송 화면. '감사합니다' 텍스트가 적혀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 이 토크쇼는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20.12.04민우회344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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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8 반성폭력[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천만시민행동][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천만시민행동] 1. 연대의 빔 퍼포먼스에 펀딩하기↓↓ https://www.socialfunch.org/seoulaction 2.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위 공직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와 한정된 정치구조 내에서 성평등이 얼마나 배제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3. 지금도 이 사건에 대한 가짜뉴스,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의 해결을 촉구하는 더 많은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4. 피해자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고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우리의 마음을 담아 BEAM을 쏩니다! (*일시와 장소는 비밀) 5. 펀딩에 참여하여 연대명단을 여러분의 이름으로 꽉꽉 채워주세요! *모금액은 빔 퍼포먼스에 사용됩니다 펀딩하기↓↓ https://www.socialfunch.org/seoulaction20.12.03성폭력상담소265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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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7 여성건강[1인시위]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국회 앞 1인시위를 시작합니다(12/1~12/31)[1인시위]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한 국회 앞 1인시위를 시작합니다(12/1~12/31) '낙태죄' 완전 폐지하라 낙태죄의 완전한 폐지를 바라는 시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위_이미지: 국회 앞 1인 시위 홍보 이미지 위_사진: 국회 앞 1인 시위 장소를 표시하고 있다. 장소: 국회정문, 후문 기간: 12/1~12/31 시간: 낮12시~1시 누가?: 낙태죄 완전폐지 지지하는 시민 누구나 주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신청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1XNg3Ky_f7NdROMfaxBePjR8yzpAM4nw1n27DtQFx2fc/edit 자세한 내용은 참가링크를 확인해주세요.20.11.27민우회2400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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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6 반성폭력[카드뉴스]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부당하다<디지털 성범죄 대법원 양형기준안 부당하다> -텔레그램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1.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0년 12월 7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최종 확정하겠다고 한다. -------------------------------------------------- 텔레그램 성착취 공대위는 성범죄 관련 기존 양형기준안의 문제를 지적하고 디지털 성범죄를 제대로 처벌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내었지만 수렴되지 않았다. 이에 공대위는 최종 양형기준안이 발표 되기 전에 다시 '여성' 시민들의 의견을 전하고자 한다. 2.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여성'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3. 대법원양형위원회는 문제적 양형기준안을 그대로 확정하면 안된다! 4.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발표한 감형요인에는 1)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 2) 동종 전과 유무 3) 사회적 유대관계와 부양가족등 피고인의 사정 4) 촬영물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없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 5) 도달한 말 등이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음란성)가 경미한 경우가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문제적!이다. 5.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에 따른 감형 거의 모든 재판에서 피고인은 진지한 반성을 한다며 반성문을 쓰지만 정작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 반성문 작성 대행업체까지 성행하는 상황에서 도대체 진지한 반성이란 무엇인가? 피해자의 고통은 계속되는데 가해자가 반성한다고 감형받는다면 피해자의 억울함은 어떻게 할 것인가! 6. 동종 전과 없음에 따른 감형 ----------------------------------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성폭력 등 성범죄의 동종전과가 없으면 감형된다. 그동안 성범죄는 '경미한 범죄'로 여겨져 거의 처벌되지 않았고 처벌된다 하더라도 많은 경우 벌금형에 그쳤다. 금고형 이상의 처벌 전과가 있어야 가중처벌이 되는데 그동안 처벌하지 않아놓고 전과가 없으니 감형해주겠다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 의지 있다면 동종 전과에 따른 감경요인 없애라. 7. 사회적 유대관계와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감형 좋은 사회적 유대관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은 감형을 받는다. 가해자들은 '좋은' 남성으로서 사회적으로 좋은 평판을 가질 수 있지만 피해자에겐 그 힘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른다. 피해자의 일상은 무너졌는데, 왜 가해자의 딱한 사정까지 걱정해 줘야 하는가? 자신의 앞날과 부양가족이 정말 걱정되었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될 일이다. 8. "촬영물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없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 감형 촬영을 했다는 것은 이미 그 의도가 명확한 범죄행위를 한 것이다. 가해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해서 이를 감형 이유로 둘 수는 없다. 오히려 촬영물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거나 정교하다면, 그래서 피해자에게 큰 피해를 입힐 것이 확실하다면 가해자를 감형할 것이 아니라 가중처벌 해야 한다. 9. "도달한 말 등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가 경미한 경우" 감형 피해가 "경미"하다는 정도를 누가 판단하는가? "피해가 경미하다"는 표현 자체는 이미 성인지 관점에서 부적절하다. 10. '우리의 목소리'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들리도록 힘을 모으자! 11. 이에, 텔레그램 성착취 공대위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결정에 항의하고자 카드뉴스의 내용으로 공문을 보내려고 합니다. 동의하시는 단체 및 개인들은 게시글을 복사하여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 최종확인이 되는 12월 7일까지 1일 1회 이상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팩스와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은 앞으로 개정될 성범죄 양형기준안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도 안되는 성범죄 처벌 형량에 분노하신다면, 함께 해주세요! 12. 방법 안내 -수신처: 대법원 양형위원회 -팩스: 02-3476-8042 -이메일 : [email protected] *12월 8일까지 1일 1회 이상 항의글 복사하여 팩스나 이메일 발송! 팩스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발송할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성범죄 처벌 형량에 분노하신다면, 함께 해주세요! ----------------------------------------------------------------20.11.27민우회1427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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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5 반성폭력[기자회견 후기]텔레그램 성착취 끝장, 이제 시작일 뿐이다[기자회견 후기]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전국 법원 1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 텔레그램 성착취 끝장,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오늘 박사 조주빈 외 가해자들의 선고공판이 이루어졌습니다. 조주빈은 40년 형을 받았습니다. 주범의 1심 선고를 마쳤지만 텔레그램 성착취에 대한 처벌은 이제 시작입니다. "피해자는 소송 당사자롯서 스스로 원한다면 피해를 둘러싼 수사와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하며, 법률에 따라 자유로이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은호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 위원회 피해자들은 조주빈만이 아니라, 공범들, 아직도 잡히지 않는 중간 가담자, 유포하고 다운로드 받은 가해자들을 계속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그 때 마다 다시 고소장을 제출해야 하고 다시 피해자로서의 법적 역할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해볼 만한 희망이 있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검찰은 확보한 가해자들의 증거목록에서 피해자들의 피해 내용을 확인해주기 바랍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대독 안경옥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 가해자 어머니를 증인으로 승인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감형사유로 인정되고, 성착취물 2,200여개를 소지한 남성이 집행유예를 받는 등 유포와 소지에 대한 가벼운 처벌은 이게 끝이 아님을 보여준다 -권효은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이어서 텔레그램 성착취 우리가 끝장낸다! 퍼포먼스가 이어졌습니다. 오늘의 판결이 이 순간에 범죄를 계획하는 자에 대한 경고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더 이상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그날까지 싸우겠습니다! 불법촬영물을 소비하는 당연한 세계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불법촬영물을 판매, 유통, 확신 시키는 문화와 구조를 박살내겠습니다! #텔레그램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조주빈_1심40년 #이제시작일뿐이다 #n번방은_판결을_먹고_자랐다 <기자회견 전문 보기>20.11.27민우회1396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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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4 여성건강[카드뉴스] 여성들이 의료진에게 바란다. ~여성들의 의료경험 마지막 카드뉴스~여성들이 의료진에게 바란다. ~여성들의 의료경험 마지막 카드뉴스~ #반말 #고압적태도 #권위적태도 환자를 자기보다 아래로 생각하는 일부 의사들의 행태가 문제적이다. 친절한 서비스, 감정노동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의사가 환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는 순간 의료사각지대가 만들어지고, 심하면 의사와의 관계에서 환자는 약자로서 폭력을 경험하게 된다. 그 피해는 환자들 개인이 고스란히 감당하게 되는 게 큰 문제다. #맨스플레인 받고 #닥터스플레인 1. 저도 서비스직 종사자로 많은 사람들을 매일 마주친다는 게 쉽지 않은 걸 알지만, 환자들은 모르는 것도 많고 건강과 직결된 사항이다 보니 병원에서 의료진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예의를 갖추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환자를 무시하지 않고 이해하는 태도는 있었으면 좋겠다. 2. 환자를 갱생해야할 대상으로 다루거나 환자를 계도하는 자세가 개선되어야 한다. 3. 치료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덜 듣고 싶다. #설명부족 #안내부족 #어려운 설명 1. 의료계 종사자분들도 사람이기에 매번 친절할 수 없고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물어봤을 때는 그 의무를 다하여 진지한 태도로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 2. 진지한 태도의 성심성의껏 수술 과정, 수술 후의 설명이 의료진을 더욱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의 힘으로 회복하는 힘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성추행 #불필요한 신체접촉 1.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부당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어렵게 문제제기를 하거나 공론화를 하더라도 의사들이 실질적인 처벌을 받는 경우도 드물다. 면허는 성역이 아니다. 특히 성폭력과 같이 악질적인 범죄행위를 저지른 의료인들의 면허는 경중에 따라 박탈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2. 일부 남성 물리치료사들의 치료를 빙자한 과도한 신체접촉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생겨야 한다. 치료를 위해 손을 접촉하는 것과 주물주물거리는 건 느낌부터가 다른데 예민한 사람으로만 취급되고 싶지 않다. #젠더의식부족 1. 직접 아파보고 나니 특히 산부인과의 경우 여성의 임신 출산 기능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생리통이 심해지던 몇 년간 병원에서는 그냥 진통제 먹어서 들으면 된 거다, 라고만 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자궁적출을 하라는 진단을 하더라. 여성 환자의 통증 호소에 원인을 함께 고민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는 의학이 필요하다. 2. 출산과정에서 여성의 주체성을 높일 수 있게 시스템의 변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알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과잉진료 #미용시술 권유 #건강보험 #비용 #의료기구 1. 여성이라면 무조건 미용적인 목적의 치료를 원할 것이라는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 2. 우리나라는 응급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하며 가격도 유럽의 5배 가량 비싸다. 응급피임약 및 많은 피임약에 보험이 적용되어 누구나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3. 산부인과 진료 내역에 비급여 항목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다. 4. 진료는 내가 원하는 부분만 받고 싶다. 그 외 #인력충원, 처우개선 간호사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1인당 배치된 환자 수가 너무 많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가 참 힘들다. 특히 응급실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산부인과 이름변경, 인식개선 ‘임신한 사람만 간다’, ‘가임기 여성만 다닌다’는 산부인과에 대한 편견이 개선되면 좋겠다. 혼인/임신 여부나 연령에 상관없이 나의 건강을 위한 병원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보호자 제도 작은 수술이라도 받으려면 직계가족의 동의서가 필수다. 비혼인 1인 가구도 많고 동성커플도 많은 상황에서 법적으로 불필요한 직계가족 수술 동의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본인의 수술 동의서면 충분하지 않나? 지금까지 소개된 사례, 의료진에게 바라는 점을 요약한 리플렛을 보내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갖고싶으시거나 보내고 싶은 병원이 있으시다면 링크를 통해 신청해주세요! 리플렛 신청 링크 ▼▽ https://forms.gle/mABK7T6TEke1f98b920.11.26민우회2153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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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3 여성노동[연명참여] 김진숙을 다시 일터로! 한국사회 성차별의 역사이자 현장인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복직을 촉구합니다![위 이미지] 김진숙씨가 '35년전 끌려나온 공장을 내발로 걸어나오고 싶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힌 판넬을 들고 1인시위 중이다. 김진숙을 다시 일터로! 부당 해고 35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마지막 해고노동자인 김진숙의 목표는 정년이 아닌 복직입니다. 성차별적 노동 현실 속에서 지금도 수많은 '김진숙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김진숙의 복직이 성평등 정의입니다. 한국사회 성차별의 역사이자 현장인 여성노동자 김진숙의 복직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연명해 주세요. 11월 30일까지 연명한 성명서는 한진중공업과 정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사진은 김진숙님 트위터에서 가져왔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 한국여성민우회도 김진숙 노동자가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복직투쟁에 함께합니다. 1986년 7월 4일 해고된 날을 기준으로 2020년 12월 1일은 12,570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최소한 12,570명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국 최초 여성 용접기사로 일을 시작했던 김진숙 노동자가 복직하여 성평등 노동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 참여기간 : 11월 30일까지 (12월 1일 성명이 발표됩니다) 연명링크 >> https://url.kr/5ESFlB20.11.24민우회2044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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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2 미디어[후기]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 토크쇼, 잘 마무리하였습니다!지난 수요일(11일), 저녁 7시 30분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이하 〈한 줄기 빛〉) 토크쇼를 진행하였어요. (방역 수칙을 잘 지킨 유튜브 썸네일) 활동을 계획할 때만 해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코로나19라는 변수 등장으로 온라인으로 토크쇼를 진행하였답니다. 얼굴을 맞대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온라인으로 만나게 된 덕분에 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 더 많은 여러분과 만나게 되었을 거라 생각하며! (토크쇼는 25일까지 한국여성민우회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xmxuOAUe04E) (두근두근 안냐쎄요)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은사자의 진행으로 경향신문 이유진 기자와 최지은 작가, 두 패널과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유진 기자는 경향신문 문화부와 토요판에서 대중문화와 여성에 관해 여러 흥미로운 기사를 작성해주셨어요. * 드라마 속 여자 캐릭터의 짧아진 머리···‘숏컷’, 시대의 상징이 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3171102001) * [커버스토리]‘숨듣명’ ‘유교걸’…웹예능 ‘문명특급’은 어떻게 밀레니얼 대세가 되었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9260600065) * 살림 밑천에서 가부장제 고발자로···‘K-장녀’, 서사를 입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4061131001) [텐아시아], [아이즈] 등 여러 대중문화 웹 메거진에서 오랫동안 기자로 일해오셨고, 여러 매체에 대중문화와 관련된 칼럼을 싣고 계신 최지은 작가도 패널로 함께해주셨습니다. * 씨네21 (http://www.cine21.com/db/writer/info/?pre_code=E20042210) * 채널예스 '최지은의 같이 볼래?' (http://ch.yes24.com/Article/List/2966) 〈한 줄기 빛〉은 올해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에서 진행해온 페미니스트가 다른 페미니스트에게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를 소개하는 활동이었는데요. 민우회는 지난 20년 간 지상파TV를 중심으로 상업적인 미디어 환경 속에서 소신을 지켜온 방송과 방송인에게 ‘푸른미디어상’을 시상해왔습니다. 하지만 점점 방송 프로그램보다 팟캐스트, 유튜브 등의 콘텐츠가 더 큰 주목을 받고, TV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영상 콘텐츠를 접하는 등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기존 '푸른미디어상'이 딱 맞는 형식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올해부터 새롭게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해서 올해 3월부터 [작품] 부문, [창작자] 부문, [캐릭터/출연자] 부문에 150여 분의 페미니스트가 본인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각 부문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콘텐츠는 바로.....(두구두구두굳구두구두구) SBS 드라마 〈하이에나〉였습니다! (하이에나 작가님도 토크쇼를 지켜보셨다는 소문이!)(소문 아니고 사실입니다. 실시간 채팅에 함께해주셨어요!) 이유진 기자) 순정이나 사랑보다는 돈을 추구하고 때로는 이기적이기도 한 모습에 많은 분이 카타르시스를 느끼셨던 것 같아요.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이 대부분 무해하거나 사랑만을 추구하는 모습울 보이기도 했는데, 그런 점에서 색다른 캐릭터였다고 봅니다. 또 정금자와 비서 이지은 캐릭터의 케미도 굉장히 좋았었는데요. 숏컷을 한 두 명의 여성 캐릭터들이, 둘이 물론 비서와 변호사 관계이기는 하지만, 수평적인 조력자로써 서로 협력해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최지은 작가) 〈하이에나〉라는 작품이 이런 결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원톱 주인공인 김혜수 배우의 활약, 그리고 김혜수 배우와 오랫동안 함께 일 해온 소속사 이정은 대표, 드라마 제작자인 박성혜 대표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여성이 결정권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이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하게 됐어요. 〈하이에나〉를 시작으로 네이버웹툰 〈정년이〉,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 다음웹툰 〈남남〉, 〈이대로 멈출 순 없다〉, 딜리헙 〈극락왕생〉 등 다양한 작품이 추천 되었는데요. 토크쇼에서 좀 더 자세히 소개드린 웹툰은 다음웹툰 〈재벌과의 인터뷰〉였습니다. * 다음웹툰 〈재벌과의 인터뷰〉 보러 가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chaebol 최지은 작가) 이 작품엔 재벌 3세의 남성이 나오구요. 평범한 로맨스 소설 작가인 여성도 나옵니다. 주인공 '지은'은 가족의 빚과 본인의 생계 때문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본업인 작가로서 작품도 쓰고 굉장히 바쁘게 살아가는 여성인데요. 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마냥 막 밝고 긍정적인, 소위 '캔디형' 캐릭터가 아니라 본인의 정신건강을 잘 관리하기 위해 심리상담을 꾸준히 받으러 다니고, 체력이 있어야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운동을 하는...통상의 가녀린 그런 여주인공이 아닌 거죠. (...) 이 외에도 중요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남주인공의 여동생인 양서정 캐릭터인데요. 통상 재벌 남주가 갖고 있던 '경영의 천재', '차가운 독설가' 이런 특성을 양서정이 갖고 있습니다. (...) 기존의 남성 캐릭터, 남성 출연진이 해왔던 뻔한 이야기도 여성이 하면 달라지죠? 예능 〈노는 언니〉부터 영화 〈정직한 후보〉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살펴보기도 했는데요. 이런 콘텐츠가 더 많아지기 위해선 여성 창작자가 더 많아져야겠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여러 창작자도 추천 받았는데요. 창작자 부문에서 가장 많이 추천된 사람은 바로 콘텐츠 기획자 송은이 씨였습니다. 추천 이유처럼, 좋은 캐릭터가 제약 없이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전하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이, 그런 제작 환경을 고민하는 창작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진 기자) 그런 고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사례가 어쩌면 〈문명특급〉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90년대생 제작자가 뭉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거든요. 지금 보여지는 왼쪽 사진 같은 경우는, 에이핑크와의 인터뷰 장면인데요. 에이핑크 분들이 '무턱대고 애교 요청할 때 당황스럽다'는 이야기를 하니, 재재님이 거기에 맞춰서 '(애교 시키는 건) 극악무도한 짓이죠. 애교 금지예요'라고 대답하는 순간이구요. 오른쪽 장면도, 가수이자 배우인 지연 씨에게 '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이 됩니다. 최지은 작가) 여성 창작자라고 해서 다 동일한 수준의 여성주의적 시선을 가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확 실히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성 창작자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돼요. 더 섬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삶을 살잖아요. 그래서 좀 더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어떤 창작물을 내놓으려면 남성에 비해 훨씬 어려운 관문을 뚫어야 하는 이 환경 자체가, 여성 창작자가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해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최근 들어 여성 예능인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이지 않을까 생각 되더라구요. “누구 하나 불편하지 않은 웃음을 전하고 싶다”던 장도연 씨부터 최근 〈오늘부터 운동뚱〉 근수저 캐릭터로 찾아온 김민경 씨, 영화 관련 행사에서 독보적인 안정감을 자랑하는 박경림 씨, 무심한듯 날카로운 멘트로 웃음을 주는 박미선 씨, 전무후무 가모장(!) 캐릭터 김숙 씨까지! 다양한 여성 예능인의 활약을 살펴보고, 어떤 지점이 우릴 불편하지 않게 웃게 만드는지 살펴봤어요. 또, '멋쟁이 희극인'으로 많은 사람을 웃게 만든 희극인 박지선 씨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는데요. 최지은 작가) 많은 사람이 박지선 씨가 얼마나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지,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지 이야기 하고 있어요. 이 사람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이 사람이 떠나기 전에 더 많이 드러났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불편하지 않은 웃음을 주려고 노력하는 여성 예능인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는 동시에 더 관대한 시선으로 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웃음이라는 것이 불편하지 않게 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어떤 경우에는 한국 예능의 문법 안에서 일종의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문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려고 하다 보면, 안 웃길 때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러다 또 어떤 순간 잘못된 방식의 웃음을 줄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에 너무 강하게 질책하지 않고 이 사람의 성장을 좀 더 지켜봐주고 관대하게 봐주고 또 무엇보다 이들에게 더 많은 자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우리가 계속 이야기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간 관계상 토크쇼에서 다 소개하지 못 했지만, 드라마부터 게임까지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추천 되었어요! 두 패널 분께, 추천된 콘텐츠와 추천 이유를 보시며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이유진 기자) 콘텐츠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건 저는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용자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 수용자의 변화가 컸다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다니고 홍보를 하기도 하고요. 문제적인 콘텐츠는 방송사나 방심위에 적극적으로 건의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습니다. 저 또한 그걸 토대로 기사를 쓰기도 했구요. 예컨대 SBS 편의점샛별이의 경우에는 방심위 민원이 7000여건에 달했어요. 정말 엄청난 숫자거든요. 행동으로 나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 코미디빅리그 같은 경우도 여성 비하적인 내용이 방송돼서 큰 비판을 받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 뒤에는 그 방송에 출연하는 여성 코미디언들의 팬덤이 움직였던 영향이 있었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여성 출연자가 이런 환경에서 일하게 할 수 없다, 하는 그런 인식도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대중이 먼저 문제제기를 해서 방송계의 변화를 끌어내는 현상을 꼭 짚어보면 좋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최지은 작가) 재미있는 점은 과거에는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같은 곳에서 민원을 넣는다든지, 어떤 시스템 안에서 활동을 많이 했왔을 거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활동이 더 많은 시민에게까지 확장되어서, 직접 방심위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민원을 넣고... 이런 게 훨씬 익숙해지고 있다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 정말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서 언급했음에도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이 많거든요. 대중들이 지상파TV가 아니어도 정말 많은 것을 소비하며 살고 있다는 거예요. OTT 서비스도 많아졌고, 웹콘텐츠 또한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기존의 미디어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캐릭터가 아주 많이 등장하고 있죠. 지상파는 이미 타겟이 10대. 20대가 아니게 된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미스트롯2 예고편에 흰 드레스를 입은 수많은 여성이 임영웅 씨를 쫓아가는 그런 장면이 나왔죠. 그런데 저는 이들이 시대의 변화를 못 읽어서라기보다는 '우리 타겟은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시청자가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지상파TV라는 것을 벗어나서 이 다양한 채널들을 보고 소비할 때에 또 각각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지켜보고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면 변화를 요구하는 과정이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시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텍스트로도 다 옮기지 못 한 [한 줄기 빛] 토크쇼! 궁금하다면? 25일까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11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내게도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작품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링크: https://forms.gle/RLQpp36WooqdGfkp8)20.11.23민우회317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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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1 기타[후기] 지부본부 활동가 워크숍: 2020 코로나 시대, 민우회 비대면 행사 좌충우돌기2020년 올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판데믹 사태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려워졌고 각 지역의 성평등을 책임지고 있는(!!!) 민우회의 활동에도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줌(zoom) 회의, 행아웃, 유튜브,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등...! 이전에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거나 아주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사용했던 온라인 플랫폼을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는데요, 처음 해보는 모든 일이 그렇듯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 그.래.서...! 11월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민우회 지부본부 워크숍의 주제는 바로바로바로 '2020 코로나 시대, 민우회 비대면 행사 좌충우돌기' 였습니다. 한 해 동안 각 지역에서 진행했던 비대면 행사의 경험을 나누고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공유했어요. @워크숍 시작할 생각에 즐거운 본부 활동가들 먼저 비대면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웠던 전주와 원주의 경험을 들었습니다. 원주는 매년 지역의 자랑(!!!) 원주여성영화제를 주최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온라인 상영을 고심했지만 상영환경, 예산 문제에 부딪혀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해요. 다가오는 2021년에도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내년부터는 온라인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많아 워크숍을 통해 다른 지부들의 경험을 듣고 도움을 얻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여주었어요. 춘천은 성평등그림책 모임을 온라인 줌(zoom) 회의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림책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방법 등 알차게 구성되는 소모임 내용이 내부에서만 공유되는 게 안타까워 유튜브 시리즈로 올려보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편집 등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아직은(!) 계획만 세우고 있는 중이지만 곧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군포에는 성폭력예방교육 전문 강사팀이 있어요. 지역사회 곳곳에서 성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하며 보다 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멋진 팀인데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강의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규모 토론, 참여식 강의가 기본 틀인 성폭력예방교육에서 녹화된 강의를 트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이런 고민과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 담아 더 멋진 강의를 만들어가는 군포를 기대해볼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 온라인 임시총회를 진행한 광주! 정관변경을 위해 광주시청에 카카오톡으로 진행한 총회 자료를 제출했는데, 시청에서도 온라인 총회는 처음이었다고 해요. 발빠르게 앞서나가는 광주에 박수를...! 성평등교육활동가 양성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남서는 강의 만족도가 연령대마다 달랐던 점을 짚어주었어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강의에 두통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짧고, 강의를 들으면서 질문이 생기면 바로 채팅하는 방식이 낯선 경우가 있었던 것이죠.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행사의 특성을 고려해서 접근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방식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나눴습니다. 사무실 이사를 기념해서 개소식을 준비했던 인천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개소식을 진행했어요! 개소식 준비하고, 홍보하고, 사무실 꾸미고 많은 준비과정과 촉박한 일정에 회원, 운영위원 등 많은 도움을 받아 활기차고 즐거운 행사를 꾸릴 수 있었습니다 :D @새로 산 마이크인데 소리가 나오지 않아 고생 중인 동북의 이응 활동가... 동북은 온라인 행사의 마스터가 되기 위한 여정을 밟아왔어요. 첫 온라인 행사부터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100시간 프로그램이라는 강력한 상대를 만났는데요, 같이 호흡하고 동력을 만들기 위해 함께 규칙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했다고 해요. 이외에도 북토크와 온라인 광좌를 진행했던 파주와 회원 송년회를 온라인으로 준비하고 있는 고양의 이야기를 듣고 본부의 꼬깜, 단, 온다 활동가도 각각 본부에서 진행했던 비대면 행사의 경험을 나눴어요! @새로운만큼 아쉬움도 컸던 온라인 행사, 모니터 너머 발표자는 이렇게 발표하고 있어요 @꼼꼼 준비왕 온다 활동가의 대본 자랑 @줌 회의로 함께했던 지부본부 활동가들의 마무리 인사! 이렇게 지부본부 50여 명의 활동가들이 함께했던 2020 활동가 워크숍은 서로의 시행착오를 나누고 함께 웃으며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날 공유했던 노하우를 잘 담아 더 씐나고 다채로운 온라인 활동들을 만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 @ 마무리 인사를 촬영하는 중. 카메라가 두 개일 땐 어디를 봐야할까...20.11.20민우회3333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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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0 반성폭력[기자회견 후기]해군성폭력 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피해자에게도 흐른다' 후기해군성폭력사건 유죄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대법원에서 흘러간 2년은 피해자에게도 흐른다> 이 시작되었습니다! 발언1.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경과 및 공대위 활동보고: 오소리(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님의 발언입니다. 공대위는 고등군사법원의 시대착오적 판결을 규탄하고, 대법원의 상식적인 판결을 촉구하며 언론 기고 및 카드뉴스 제작, 탄원서 조직, 의견서 제출 등으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군내 성평등 문화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내용으로 7편의 언론 기고와 카드 뉴스를 제작해 무죄 판결을 부당함을 알렸고, 관련 내용으로 대법원어 10여 건이 넘는 의견서를 제출 했습니다. 발언2. 군대의 상명하복 문하에서 '저항'이란 가능한 것인가? 박지영(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님의 발언입니다. 2심 재판부는 '상관 복종의 의무'가 존재하는 군대의 문화 또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인'인 피해자가 '저항'이라는 것이 가능했을까 되묻고 싶습니다. 군대의 상명하복의 문화에선 저항 자체가 불가능하며, 상관의 명령이 불가침인 곳에서 그 위력은 자체로 폭행 협박과 같습니다. 발언3.피해자의 성정체성 삭제하고 '피해자다움' 강요한 재판부 시대착오적인 판결 바로잡아라! : 정소연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님의 발언입니다. 가해자들은 범행 전 피해자와의 신상 면담을 통해 피해자가 성소수자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성소수자'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군대 체계에서 피해자는 직속상관, 지휘관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습니다. 성소수자 여군으로서 보호가 필요하며 성소수자가 겪게 될 불합리한 처우에도 '나 자신으로서' 복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발언 4. 성폭력 가해자가 더 뻔뻔하고 당당할 수 있는 해군 :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의 발언입니다. 성폭력의 경우 징계 양정 기본 사항이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인데 피해자가 군형법상 부녀-즉, 여군 및 여성 인력 - 인 경우와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폭력에 대하여서는 더욱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처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해군은 가해자를 엄단하기는 커녕 기한 없는 기소 휴직으로 가해자들의 군인 신분을 연장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2019년 국방부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중 성폭력 피해 발생 후 기관에 보고 또는 신고한 수가 32.7%에 그쳤습니다. 발언 5. 피고인의 방어권과 감형 전략, 법원은 대체 언제까지 수수방관할 것인가? : 성폭력 생존자의 말하기를 조각내는 사설 진술분석센터 문제 : 노선이(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활동가)의 발언입니다.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방어 및 감형전략에 "얄팍하지만 값지싼 꼼수"를 더해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설 진술 분석센터의 <진술분석보고서>입니다. 고가의 <진술분석보고서> 역시 성폭력 가해자들을 주 수요층으로 삼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홍보되고 있는 지경입니다. 본 사건의 가해자 측에서 제출한<진술분석보고서는>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여 비언어적 표현 등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면접조차 없이 서면 자료만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진술하는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 사건의 성격, 가/피해자와의 관계등 성폭력 사건과 그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 고려해야 할 수많은 요소를 모두 무시하였습니다. 발언6. 1만여명 현역 여군들의 미래가 걸린 대법원 판결 김은경(젊은여군포럼대표)의 발언입니다. 위 사건을 본 1만 명 현역 그리고 예비역 여군들의 마음은 우선 분노를 그리고 이후 성폭력 상관에 대해 침묵해야하는가 절망감까지 느끼게 하였습니다. 피해 여군 당사자의 2차,3차등 계속 되는 피해와 여군들의 성폭력 사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군에 대한 성폭력 피해는 줄지 않고, 도리어 여군 비중이 늘어 나는 만큼 범죄 행위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사건의 피해자 여군이 겪는 일련의 과정들은 개인의 일이 아닙니다.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앞으로도 계속 있을 사건들의 상징적 과정일뿐입니다. 발언7.피해자글 대독(강현숙_젊은여군포럼) 의 발언입니다. 군의 가장 약한 고리는 여군이나 체력과 계급이 낮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책임보다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고 은폐하는 이들이 가장 약하고 악한 고리입니다. 부디 악한 고리를 끊고 피해생존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군이 되도록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피해자다움 강요말라! 고등군사법원 규탄한다! 가해자 엄중처벌하라!20.11.20민우회1371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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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9 여성건강[카드뉴스] 여성이 병원에서 겪는 일들 -5- #젠더의식부족여성이 병원에서 겪는 일들 -5-#젠더의식부족의료인 여러분, 모두가 이성애자는 아니랍니다 – 성소수자 의료경험 사례자가면역 질환으로 대학병원에서 꾸준히 약 처방을 받고 있는데, 초기 진료 때 결혼 유무를 물어봄. 임신에 이 병이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내가 “결혼 안 할 거다” 라고 하니까 의사가 “혹시 모르죠” 라고 함. 나는 퀴어이고, 이성애 결혼은 할 일이 없는데 그런 대답 자체가 기분 나빴음.21세기에 ‘처녀막(질 주름)’ 못 잃는 산부인과 [사례1]생리통이 너무 심해 유명한 여성병원에 진료 받으러 감. 초음파를 찍어야 한다길래 질 초음파를 신청했음. 근데 간호사분이 "성경험이 없어 처녀막이 손상되니 항문 초음파를 해야한다."고 하심. 저는 “상관없다. 처녀막이라는 표현도 잘못되었고 설사 그게 손상되더라도 상관없다. 항문 초음파보다 질 초음파가 더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권유가 있었다”고 분명한 요구를 여러 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료대에 앉으니 항문 초음파를 하시더라 21세기에 ‘처녀막(질 주름)’ 못 잃는 산부인과 [사례2]제 지인은 어떠한 종류의 성 경험도 없습니다. 나이가 40대가 되면서 자궁건강이 신경 쓰여 건강검진에서 질경검사를 받고자 하였으나, 성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의사가 검사를 거부하였습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으면 여러 가지 질병의 위험이 높아지는데, 성경험이 없는 여성들의 자궁은 질병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가부장제 사회의 성별고정관념때문에 진료에서 벌어지는 일들 [사례1]산부인과 진료를 보던 중 미술대학 재학 중이라고 말하니 남의사가 “여자들 음대, 미대 많이 가죠. 시집 잘 가려고 가는 거에요. 음대, 미대 나오면 남자들이 좋아하니까.” 라고 말했다. 여성 진료를 보는 의사임에도, 여성에 대한 신뢰로 먹고 사는 개인 산부인과 병원 의사가 여성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이 기가 막혔다. 그 이후로 남의사가 있는 산부인과는 가지 않는다.가부장제 사회의 성별고정관념때문에 진료에서 벌어지는 일들 [사례2]역도를 하다 다쳐서 병원에 갔어요. 40대중반쯤 되는 남의사가 “여자가 과격한 운동을 해서 다친 거" 라며" 왜 굳이 그런 운동을 하시냐, 살 빼는 건 다른 운동으로도 충분하다” 는 말과 함께 타박을 주어서 너무 황당했어요. 전 살빼기 위해 역도를 하는 게 아닌데 여자는 다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한다는 식의 말이 굉장히 불쾌했습니다.여자는 애 낳는 기계가 아닙니다유방암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저에게 “결혼은 했냐, 아이가 있느냐” 물었어요. “결혼했고 아이는 없다”고 했더니 "결혼한 지 얼마 안됐나 보네" 하더라구요. 저는 결혼한 지 7년이 됐고 제 결정에 의해 자녀를 낳지 않는 건데, 혼자 모든 걸 판단하고선 그걸 굳이 말로 하시더라구요. 몇 년 전 산부인과 검진을 받을 때도, 아이가 없다고 하면 꼭 "아, 아직 없으시고요." 하더라구요. 아직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없는 거예요.이 모든 내용을 요약한 리플렛! 갖고싶지 않으신가요? 개인적으로 갖고 싶거나 자신이 자주 가는 병원에 보내고 싶으신 분은 링크를 통해 신청해주세요!https://forms.gle/mABK7T6TEke1f98b9~리플렛구성~ 사례, 의료진에게 바란다, 프로젝트 소개 등20.11.19민우회1722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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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8 여성건강[카드뉴스] 낙태죄 전면폐지 필리버스터 일부 발언을 소개합니다.2020.10.15 낙태죄 전면폐지 필리버스터 일부 발언을 소개합니다. 1. 제가 셋째 아인데, 셋째 아이 출산을 두고 고민하던 아들 부부에게 저의 친할아버지는 낳으라고 압박을 넣으셨다고 했는데요. 제가 태어난 게 할아버지 말 때문은 아니겠지만 할아버지는 저와 친밀감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자주 이 일화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는 그 얘길 들을 때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얘기를 듣고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이 복잡했는데요. 세 명의 아이를 홀로 육아를 감당하던 엄마의 피곤한 얼굴에 대고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고 미안해해야 하는지. 셋째 아이가 아들이 아니라서 서운했던 엄마에게 아들보다 실속 있는 막내딸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권김현영 선생님의 말처럼, 성차별 사회에서 딸의 탄생은 온전히 축하받지 못할 일이었고, 독박육아의 현실에서 여성에게 임신은 어떤 좌절이나 고통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이런 현실을 빼놓고 낙태죄를 오직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대치로 설명하는 것은 부정의한 일입니다. - 도나님 발언 중 2. 제가 첫 임신을 했을 때 임신이 된 줄 몰랐어요. 그래서 원래 불규칙한 월경주기였지만 월경을 안하길래 병원에 갔더니 이미 5개월이 지나있었습니다. 놀랐습니다. 저는 임신을 해서 제 몸에 변화가 남들이 하는 입덧 같은 것들이 심하지 않아서요. 임신 말기에 다른 선생님께 진료를 하게됐는데 그 선생님이 초음파를 보더니 큰일났다고 하셨습니다. 태아의 머리가 너무 크고 몸도 커서 임신 주수가 잘못 계산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비전문가로서 의사의 말을 반박할 수도 없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기를 앞당겨서 제왕절개 수술로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낳고보니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물론 전문가지만 여성의 몸은 모두 다른데 일률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하고 처벌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은박님 발언 중 3. 저는 인공임신중절경험자입니다. 운이 좋아 4주차에 임신 사실을 알았고, 6주차에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어차피 수술을 한다면 조금이라도 덜 생명에 가까울때가 낫겠지 싶어 바로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에서는 2주 뒤에 오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작아서 ‘깔끔하게’ 수술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애를 좀 더 키워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명생명하면서 미프진 판매는 금지하고 지울 때는 좀 더 키워서 오라는 건 무슨 경우일까요. 임신중지를 선택하고 어렵게 찾은 병원에서는 일단 의사를 만나보기 어려웠습니다. 모든 상담은 상담실장과 진행되었고, 처치에 대한 이야기는커녕, 현금결제 요구와 수술날짜 얘기가 전부였습니다. 병가를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주말에 수술받겠단 요청은 저만의 요구가 아니었고, 꽤 비굴하게 부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의사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여의사를 선택하거나 하는 등의 옵션은 당연히 없고 주말에 출근하는 의사를 배정받았습니다. 의사와는 열 마디 남짓 나눠본 것 같네요. 백색 형광등에 회색 시멘트 벽 창문하나 없는 병실에서 눈을 뜨고 나니 내 처지를 온전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내가 죄인이길 깨닫고 수치심을 느끼길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작년 4월 분명 낙태죄가 폐지되었다고 기뻐했던 것 같은데 꿈만 같습니다. 14주라는 제약을 걸고 이미 사문화된 법을 되살려, 어떻게든 여성을 몸을 가벼히 굴리고 죄 없는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싸구려로 만들려는 수작에 진절머리가 납니다. - 수진님 발언 중 올해 10월 민우회는 6시간동안 60여명의 시민과 함께 낙태죄 전면폐지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여성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처벌조항과 의사거부조항 의무상담 등이 포함된 정부입법예고안은 독소조항을 그대로 담은 채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낙태죄 전면폐지가 시대적 요구다! 국회와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20.11.19민우회722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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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7 성평등복지[카드뉴스] 여성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서 2탄 - 여성들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것들1. 밥, 잠, 쉼 여성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서 2탄 여성들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것들 본 카드뉴스는 온라인 설문 참여자 130명과 일상 재구성 집담회 참여자 14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 되었습니다. 2. 여성들의 밥, 잠, 쉼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장시간 노동과 긴 출퇴근 시간 때문에 독박 가사/돌봄 노동 때문에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등으로 인해 여성들은 밥, 잠, 쉼을 방해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 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밥, 잠, 쉼은 어떻게 변화 했을까요? 코로나19 동안 여성들은 ‘일상의 불평등’을 심하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식구들의 밥을 차리느라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쉼”이 사라졌거나 학교가 멈추고 비대면 교육으로 수업이 전환되며 “퇴근 후 아이의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습니다. 4. 일상 재구성을 위한 온라인 설문 - 기간: 2020. 08. 31 ~ 09. 18 - 온라인 설문 참여: 130명 [온라인 설문 통계 그래프] 코로나19 이후, 나의 밥, 잠, 쉼 질 변화 떨어지지 않았다: 13명, 80~90% 하락: 2명, 50~70% 하락: 17명, 20~30% 하락: 33명, 1~10% 하락: 10명. 온라인 설문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이후 대체로 밥, 잠, 쉼의 질이 떨어졌다고 응답. 여러 조사에서도 여성의 돌봄시간이 늘고, 여성 취업률은 감소한 반면 고용률은 여성이 남성 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5. 여성들의 밥, 잠, 쉼 질이 떨어진 이유 코로나19 이후 돌봄 제도의 공백 상황에서 여성들은 돌봄 공백을 전담으로 책임지며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는 저소득, 임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여성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제도적 공백과 불평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6. 온전한 밥, 잠, 쉼을 위해 필요한 조건 1. 모두의 밥, 잠, 쉼이 가능한 노동시간 단축 “노동시간이 줄고 노동강도도 낮아지면 충분한 쉼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온라인 설문) “적당량의 노동(많은 노동은 지쳐서 잠이 안 옴)” (온라인 설문) 집담회의 한 참여자는 주 52시간 시행 이후,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응답했는데요. 특히 야근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직장맘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은 일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온전한 밥, 잠, 쉼을 위해서 일상이 가능한 방식의 노동시간 단축 모색이 필요합니다. 7. 온전한 밥, 잠, 쉼을 위해 필요한 조건 2. 평등한 돌봄 분담을 위한 인식 변화 충분한 밥, 잠, 쉼을 위해 나에게 더 필요한 조건은? “남편이 집안일을 말하지 않아도 착착 하는 것” (온라인 설문) “가사 일을 나눠서 할 사람, 충분한 시간” (온라인 설문) “돌봄을 같이할 사람” (온라인 설문) 코로나19 동안 여성이 보조생계부양자이며 돌봄 전담자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가족 돌봄이 여성에게 모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지 않으면 여성의 독박 가사/돌봄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성 돌봄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국가 차원의 정책, 돌봄 체계의 마련이 필요합니다. 8. 온전한 밥, 잠, 쉼을 위해 필요한 조건 3. 누구나 불안하지 않는 사회적 안전망 마련 충분한 밥, 잠, 쉼을 위해 나에게 더 필요한 조건은? “1인가구이지만 충분히 건강하게 장을 볼 수 있는 임금 인상” (온라인 설문) “안정적인 노후 복지” (온라인 설문) 충분한 밥, 잠, 쉼을 위한 조건으로 안정된 노후복지, 고정된 수입 등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동안 프리랜서,특수고용노동자 등 사회적 안전망을 벗어나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커졌는데요. 누구든 제도 밖으로 밀려나지 않고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망이 조속히 마련되어야할 것입니다. 9. 온전한 밥, 잠, 쉼을 위해 필요한 조건 4. '가족'이 아닌 '개인' 중심의 인식과 제도 설계 1인가구가 밥을 먹기 어려운 이유 “주변 마트가 재료를 소량으로 팔지 않아서 (집밥을 할 경우) 구하기 까다로움.” (온라인 설문) “1인 가구에 맞는 소분된 식자재가 많이 판매되면 좋겠어요.” (온라인 설문) 밥, 잠, 쉼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1인가구를 위한 식재료가 판매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한국사회는 여러 영역에서 '개인'을 중심단위로 두기보다 가구 단위를 중심으로 두고 있습니다. 개개인이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1인의 삶이 가능한 사회적 조건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10. 여성들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코로나19로 그동안의 '불평등한 일상'이 드러났듯 잃어버린 우리의 일상을 다시 찾기 위해서 변화를 다시 말해야할 때. 앞서 말했던 여성들의 일상이 가능한 조건들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카드뉴스는 카카오임팩트 100up ‘문제정의 활동 공모사업’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20.11.16민우회2229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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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6 여성건강[카드뉴스] 여성이 병원에서 겪는 일들 -4- #환자말불신 #고통에대한존중없음 #꾀병의심 #건강보험 #비용 #의료기구여성이 병원에서 겪는 일들 -4- #환자말불신 #고통에대한존중없음 #꾀병의심 #건강보험 #비용 #의료기구 올해 민우회 건강팀은 여성들의 의료경험을 가시화하고 의료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해 3월~9월에 사례를 모았습니다. 그 사례를 바탕으로 6주동안 여성의료경험 카드뉴스 시리즈를 업로드 합니다. #환자말불신 몇 년 전 밤마다 이유 모를 기침이 연일 지속되었습니다. 하루는 날이 밝았는데도 갈비뼈 부근이 너무 아파 골절이 의심되었어요. 근처 병원에 가서 이유를 설명하고 엑스레이를 찍어달라고 했지만 “아직 젊은데 기침했다고 뼈가 부러질 리 없다”며 엑스레이 촬영에 동의해주지 않는 거예요. 수차례 더 요구한 끝에 엑스레이를 촬영했고, 골절을 확인했지만 사과는 못 받았어요. #고통에대한존중없음 사례1 저는 생리통이 심합니다. 심할 경우 토하고 설사하고 온몸이 차가워지고 정신도 혼미해요. 속이 안 좋으니 약도 못 먹고요. 정말 죽을 것 같아서 병원까지 갔는데 중년 남의사가 “생리통은 방법이 없다, 참아라, 그렇게까지 아플 리가 없는데 이상하다” 라는 식으로 반응하고, 먹는 약만 처방해 돌려보냈습니다. #고통에대한존중없음 사례2 음식을 먹기만 해도 토하고 설사해서, 병원을 가서 증상을 말했습니다. 의사가 “별로 심각한 증상도 아니”라면서 과민성대장증후군 약 하나만 주더라구요 당연히 약은 효과가 없었고 며칠간 계속 죽 먹고 토하고 물마시고 설사했습니다. 다시 가서 “약 효과없다, 계속 설사하고 토하고 있다”니까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닌데 신경써서 그렇다. 저 약이 효과없을리가 없는데~”라며 똑같은 약을 처방해주시더라구요. 다시 약 효과 없이 열흘 동안 고생만 하다가 다른 병원을 찾아가야 했어요. #꾀병의심 내과에 가서 제 증상을 말했는데 의사가 "그게...아픈 거예요?"라며 저를 꾀병환자 취급 했어요. 화가 나서 저는 진료를 받지 않겠다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어요. 나아지지 않고 계속 아파서 다른 병원에 갔는데 더 심해진 상태였습니다. 결국 큰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첫 의사가 제대로 진료를 해줬다면 입원까지는 안 했을 것 같아요. #건강보험 사례1 산부인과 진료 볼 때 같은 질병이라도 임신 계획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보험처리가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은 것은 똑같은데 납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비혼주의이면서 산부인과 질병이 있는 저는 그럼 평생 보험처리를 못 받는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부분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 사례2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부인과에서 아주 흔한 질환입니다. 진료 후 호르몬 치료 요법으로 경구용 피임약을 처방받는데 대부분의 경우 4세대 피임약인 야즈, 야스민을 처방해줍니다. 문제는 이 두 약은 비보험이에요. 인구의 반인 여성이 자주 걸리는 질환임에도 왜 이 약은 보험처리가 되지 않나요? #의료기구 산부인과 진료 경험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의료인 중심의 의료기구는 정말 문제입니다. 초음파 진료 때 다리를 벌리고 뒤로 과도하게 누워있어야 하고,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의사가 준비될 때까지 환자는 하의 탈의한 채 다리 벌리고 기다려야 하고,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진료를 진행합니다. 진료가 끝난 후에도 재빨리 옷을 추스릴 새도 없이 의사의 진료소견을 듣기 위해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얼마나 불편한지 전혀 모르는 의료인의 태도, 너무 불편하고 불쾌합니다. 민우회 건강팀은 카드뉴스에 그치지 않고 11월 중 의료경험을 담은 리플렛 제작과 자료집 업로드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20.11.13민우회549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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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5 여성노동[설문기간 연장! 11/27까지] 직장 내 성차별 문화,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설문조사직장 내 성차별 문화,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직장에서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차별적 노동과 성희롱/성폭력과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는 자료로 본 결과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본 설문조사는 11/11~11/23 까지 진행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링크) tuney.kr/GPKsjK20.11.12민우회2040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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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4 성평등복지[카드뉴스_집담회&온라인 설문 사례 공개] 밥, 잠, 쉼 - 여성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서1. 집담회&온라인 설문 사례 공개 밥, 잠, 쉼 여성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서 - 온라인 설문 참여자 130명과 일상 재구성 집담회 참여자 14명의 이야기를 통해 본 여성들이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운 조건 - 2. 일상 재구성을 위한 온라인 설문 밥, 잠, 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 하지만 막상 잘 챙기기는 어려운 밥, 잠, 쉼. 생존할 권리를 넘어 [ ‘1인분’의, 충분한 ] 밥, 잠, 쉼 조건을 만들기 위해 여성들의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성들은 밥, 잠, 쉼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3. 일상 재구성을 위한 온라인 설문 후다닥 먹기도 바쁜 밥 시간 - 기간: 2020. 08. 31 ~ 09. 18 - 온라인 설문 참여: 130명 [설문 그래프 그림] 한 끼 먹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이상 6명, 30분 이상 ~ 1시간 미만 19명, 20분 이상 ~ 30분 미만 41명, 10분 이상 ~ 20분 미만 51명, 10분 미만 13명. 한 끼 먹는데 30분 이내로 식사 마친 사람은 온라인 설문 참여자의 70% 4. 일상 재구성을 위한 온라인 설문 낮은 수면의 질 온라인 설문 참여자들의 수면시간을 살펴보면 전체 참여자 130명 중 7~6시간, 6~5시간이 응답자의 대다수. 수면의 질을 묻는 질문에는 5, 6점대가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 수면시간에 비해, 수면의 질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설문 그래프 사진] 1)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4시간 미만: 1명, 5~4시간: 3명, 6~5시간: 40명, 7~6시간: 50명, 8~7시간: 29명, 8시간 이상: 7명. 2) 수면의 질은 1-10점 중 몇 점인가요? 1점: 0명, 2점: 2명, 3점: 9명, 4점: 12명, 5점: 29명, 6점: 29명, 7점: 26명, 8점: 13명, 9점: 7명, 10점: 3명. 5. 일상 재구성을 위한 온라인 설문 가사/돌봄 때문에 쉴 시간이 없다 가사노동/가족 돌봄을 하루 평균 시간 30분이상 1시간 미만 33명, 2시간 이상 4시간 미만이 28명으로 설문 답변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 자녀가 있는 경우, 가사/돌봄 노동시간이 대부분 2시간 이상. 자녀가 있을 때, 가사/돌봄 노동을 위해 더 긴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습니다. [설문 그래프 사진] 가사 노동/가족 돌봄을 위해 하루 평균 할애하는 시간 8시간 초과: 1명, 6시간 이상 ~ 8시간 미만: 6명, 4시간 이상 ~ 6시간 미만: 8명, 2시간 이상 ~ 4시간 미만: 28명, 1시간 이상 ~ 2시간 미만: 23명, 30분 이상 ~ 1시간 미만: 33명, 30분 미만: 23명. 6. 밥, 잠, 쉼을 방해하는 것은? 온라인 설문 내용 중 “출근으로 인한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 “왕복 3시간 넘는 출퇴근 시간 때문에 퇴근 후 밥을 먹기 늦어 그냥 넘기게 된다.” “많은 업무 때문에 새벽까지 야근하거나 새벽에 출근” “육아로 인해 일과가 끝나도 늦은 시간” “이직 준비&미래에 대한 불안감”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7. 여성들의 밥, 잠, 쉼이 어려운 이유 온라인 설문과 집담회 참여자들은 밥, 잠, 쉼 방해요소로 장시간 노동과 긴 출퇴근 시간 문제, 여성에게 전가된 독박 가사/돌봄 노동,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가구/가족을 중심으로 한 제도 설계 등의 문제를 이야기 했습니다. 8. 비혼 프리랜서들의 밥, 잠, 쉼이 어려운 이유 “김밥이 계속 바쁜 와중에 빠르게 약간의 영양요소를 챙길 수 있어 자주 먹게 되는 거 같아요. 들고 먹기에도 좋고.” “일과 쉼의 구분이 잘 안 되고. 마감 기간에 쫓길 때는 잠자는 시간이 2~3시간대로 줄어들 때도 있어요.” “달력에 며칠씩 비어있다면 그게 반갑기보다 ‘아, 이때 일이 없구나.’ (...) 결국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과 연관이 되니까 금전적인 불안이랑도 연결이 되는 거 같아요.” 비혼 프리랜서 여성들의 경우 밥, 잠, 쉼에 대한 고정적인 시간을 두기 어려워했습니다. 바쁠 때는 “그나마 영양을 챙길 수 있는 김밥”과 같은 간단한 음식으로 때우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일을 멈추고 쉬는 것을 어려워 했습니다. 9. 직장맘의 밥, 잠, 쉼이 어려운 이유 “(가족들을 위해서) 아침에 밥을 차려놓고 출근할 때 ‘아 나는 밥을 못 먹었구나’.”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끝이 없는 집안일을 하느라 그냥 집을 나가려고 해요. 커피를 마시러 커피숍을 간다든지 책을 읽으러 공원에 가야지 내 거실에서는 어려워요.” “밥은 노동이구요. 쉼은 없구요. 잠을 줄여서 자투리로 쉼을 하는 것 같아요.” 직장맘들은 가사/돌봄 노동 때문에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밥 하느라는 밥 시간이 스트레스로 여겨지고, 가사노동으로 인해 집은 쉬는 공간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직장맘들은 밥, 잠, 쉼을 모두 하기 어려웠습니다. 10. 교대·야간 근무자의 밥, 잠, 쉼 방해요소 “야간근무 서고 다음 주 부터 주간(근무)인데, 밤에 잠을 못자니까 계속 깨있었던 시간이니까 누워도 계속 말똥말똥하고 그래가지고” “무슨 공연이라거나 아니면 원데이 클래스 여러 가지 많이 나오는데 시간 맞춰보려면 아직 (이번달) 근무표 안 나와서 모르는데 (…) 근데 기다리면 마감되어버리고.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생활의 폭이 좁아지는 느낌.” 교대·야간 근무자들의 경우, 일상의 패턴이 일에 의해 주기적으로 달라져 수면시간과 밥을 먹는 시간, 쉼을 위한 시간 역시 모두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몸의 회복이 가능한 일상을 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11. 밥, 잠, 쉼 여성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찾아서 지금까지 여성들이 밥, 잠, 쉼을 하기 어려운 조건에 대해 살펴 봤는데요. 여성들의 잃어버린 일상을 찾기 위해서 어떤 조건들이 달라져야할까요? 다음편에 이어서 변화가 필요한 조건을 이야기합니다. 다음편을 기다려 주세요! 이 카드뉴스는 카카오임팩트 100up ‘문제정의 활동 공모사업’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20.11.12민우회2006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