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회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5일 12시에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98주기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여 제22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습니다. 약 1700여명의 여성·시민단체 회원들과 일반시민들이 참여하여 축하행사, 기념식, 여성희망걷기 등의 행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이번 여성대회는 “양극화를 넘어, 더불어 함께!”라는 슬로건과 함께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고 빈곤의 여성화를 극복하기 위하여 ‘여성일자리 확대’, ‘비정규직 차별철폐’, ‘한부모지원제도 확대’를 핵심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따뜻한 봄기운이 함께 해서 더욱 좋았던 이날, 기념행사가 시작되기 전 참여프로그램으로 ‘양극화를 넘어 더불어함께 여성 5종 경기’, ‘보라 썬그라스 만들기’, ‘희망을 알리는 낮은 목소리(빈곤 여성들의 홍보부스)’, ‘자궁경부암 무료검진’을 진행 하는 등의 시민난장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여성대회가 있던 3월 5일은 ‘민우데이’이기도 하였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활동가와 회원들이 참여하였지요. 그렇게 반가운 얼굴을 만나는 기쁨이 함께 해 더욱 흐뭇했습니다. 이번 38여성 주간 실천행동으로 민우회는 3가지 [자유로운 나! 함께하는 나! 파도타는 나!]라는 주제로 [나!나!나!] 캠페인을 기획하였습니다.
‘당당한 우리, 자유로운 나!’를 위해 하이힐 신지 않기, 브래지어 하지 않기, 화장하지 않기. ‘나누는 우리, 함께하는 나’를 위해 작인 기부 큰 나눔, 1인 1여성단체 가입권유를,
‘여성의 날이 넘실대는 3월 8일, 파도타는 나’를 위해 문자파도타기, 머리말 파도타기, 여성의날 검색어 1위 만들기가 [나나나] 캠페인의 실천 활동이며, 3월 3일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이를 알리는 내용을 피켓으로 전시하고 회원과 활동가들이 챙겨온 브래지어와 하이힐 등을 상징적으로 던지는 퍼포먼스를 진행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식전 축하행사로 들꽃 피는 마을의 ‘난타’, 대전여민회 ‘돼지꿈’의 연극, ‘Chapter2’의 랩공연, 한국여성장애인 연합 ‘날개짓’의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정말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본 행사는 여성연합 홍보대사 권해효와 전문사회자 최광기의 사회로 진행 되었습니다. 38합창단의 노래와 기수입장 및 회원단체 소개에 이어 여성연합 3인 공동대표의 대회사와 함께 외부 인사들의 축사를 영상으로 보았구요. 이어서 여성대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성평등 걸림돌과 디딤돌 시상 및 여성운동상 시상이 있었습니다.
성평등 걸림돌에는 무노조경영 이념으로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을 탄압한 신세계이마트 용인수지지점과 여교사에게 술따르기 강요가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결한 서울고등법원 특별11부, 이미 위헌으로 판결된 ‘군가산점 제도’를 부활시키려하고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성평등 디딤돌로는 여성연합 평등가족 홍보대사로서 호주제 폐지운동에 적극 참여한 김미화·권해효씨, 40세 조기직급정년의 간접차별 판례를 이끌어 낸 정영임씨(민우회가 추천했답니다.^^), 광양성매매사건·광주송정동 성매매사건을 성평등 관점에서 판결한 광주지방법원 선재성 전 지원장이 선정되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여성운동상은 풀뿌리 여성운동가의 전형을 보여준 학교급식 전국네트워크의 배옥병 상임대표가 수상하였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성평등과 여성의 권익향상을 위해 함께 뛰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음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대회의 마무리로 가수 마야의 공연이 있어 또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념행사가 마무리 된 후 단비&고양여성민우회 풍물패를 선두로 연대 정문까지 시민과 함께 하는 자유로운 걷기대회가 있었습니다. 거리를 행진하면서는 보라색 점퍼, 보라색 스카프, 모자, 치마 등 여성대회의 상징인 보라색으로 자신을 치장한 참여자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주말이라 거리로 나온 시민이 많았는데, 행진하는 참가자들을 보며 사진을 찍고 전시물을 읽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여성대회가 여성과 시민의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나날이 성장해 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도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연세대 정문에 마지막으로 모여서는 5.31 지방선거를 맞아 “여성의 힘으로 희망의 정치를 실현하고, 여성의 한 표로 낡은 지방자치를 바꿔내자”는 내용의 <2006 생활자치 맑은정치 실현을 위한 여성유권자 선언>을 발표하고 다함께 불나비, 바위처럼 등을 부르며 장을 마무리 했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는 얼굴은 몇 안 되더라도 함께 한 모든 참여자들이 친구이며 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 훈훈했습니다.
신입활동가 바다
- 2006년 3월 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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