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나를 매혹시킨 여성학자" 1강 권김현영-아드리앤 리치
5월 22일 7시30분 서교동 문턱없는밥집 2층 교육장.
여성주의 고전읽기 강좌 [나를 매혹시킨 여성학자]의 첫번째 강의,
권김현영 님이 들려주시는 아드리앤 리치의 이야기에 는 약 60명의 참가자들이 함께했습니다.
강사님의 열정적인 강의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한분도 빠짐없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신 참가자들의 열띤 분위기 속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수풀의 후기 ! :-)
아드리앤 리치(Adrienne Rich)!
고백하건데, 내가 여성주의 고전읽기 강좌에 신청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된 건 오로지 그녀, 아드리앤 리치에 대한 궁금함 때문이었다.
대학 교양과목으로 여성학을 처음 만났던 그 날이었다. 첫 강의를 마치며 마무리 정리강의로 강사님이 칠판에 한 줄의 인용구를 썼다. “기존의 객관은 지배집단의 주관이다”라는 그 단 한 줄의 인용구가 던진 담백하면서도 강력한 충격은 여성학을 처음 만난 나에게 여성학 그 자체였다. 수업 직후에도 그녀에 대한 궁금함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지만 “에드리언?” “아드리안느?” 헷갈리는 한글 표기법 때문에 그녀에 대한 더 이상의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단 한 문장으로 내 머릿속을 이렇게 뒤흔든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기회가 왔다. 여성주의 고전읽기 첫 강좌의 주제가 아드리앤 리치라니! 들뜬 마음으로 강의장인 문턱없는 밥상 2층 교육장에 들어섰다. 강의는 이미 시작한지 10분이 지난 시점이었고 5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숨죽이며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처음 만난 권김현영 선생님의 강의 스타일도 매혹적이었다. 오르페우스와 디오니소스에 얽힌 그리스로마신화로 감성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여 치열한 고민의 지점을 놓치지 않는 격정적인 강의 스타일 덕분에 아드리앤 리치라는 여성학 거장의 삶을 오롯이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아드리앤 리치, 그녀는 시인이자 급진적 여성주의 사상가였다. “강제적 이성애와 레즈비언 존재”라는 다소 논쟁적인 논문을 통해 “레즈비언 연속체”라는 개념을 골자로 한 급진 페미니즘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던 아드리앤 리치. 권김현영 선생님께서 여러 차례 강조하신 것처럼 그녀의 삶과 사상은 그녀가 고민하며 함께 생활했던 여성주의 공동체 속에서 잉태되어 공동체의 이름으로 세상에 발표되었기에 나에게는 더욱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여성의 현실을 그대로 품으며 정말 여성을 아끼고 사랑한 따뜻한 사람이었구나...
강의를 듣는 내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름과 한 줄의 인용구로만 알고 있었던 아드리앤 리치, 그녀의 삶이 품고 있는 치열했던 고민과 논쟁의 역사는 여성학을 만나기 시작하는 내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매주 열리게 되는 여성주의 고전읽기 강좌를 통해 만나게 될 사라 러딕, 캐슬린 배리, 주디스 버틀러,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또 어떤 감동을 던져줄까? 또 그 감동을 통해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시작될까? 다음 강좌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뒷풀이 때 서로의 다양한 감동과 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음 강좌 때 만나요! |
강사님은 리치의 사진에 '혁명과 존재의 시학, 본투 페미니스트'라는 글을 붙이셨어요.
여성들을 너무나 사랑했고 믿었던, 뼛속깊이 페미니스트였던 리치는 올해 돌아가셨답니다. 그런 리치를 다시 만나고 추모하고 기억하는, 의미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
민우회의 여성주의 고전읽기 강좌 [나를 매혹시킨 여성학자]는 이제 2,3,4,5강이 남았습니다!
2강 5/29 정희진- 사라 러딕 <모성적 사유>
3강 6/5 김고연주- 캐슬린 배리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4강 6/12 전혜은- 주디스 버틀러 <Bodies That Matter(중요한/물질인 몸)>
5강 6/19 전희경- 시몬느 드 보부아르 <노년>
선착순 50명이라 공지했었지만^^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육장이 매우 넓고 뒤에 놓을 수 있는 여분의 의자도 많답니다!
아직 신청하실 수 있으니 십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이 라인업, 놓치지 마시고 신청하세요!
(강좌 신청방법->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bbs_id=main_news&doc_num=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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