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산부인과' 무엇을 바꿀 것인가
10월 11일 2시, 성미산마을극장에서는 민우회 여성건강팀에서 한 해 동안 진행했던
<2012 산부인과 바꾸기 프로젝트>의 중요한 핵심 축인 [산부인과이용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활동가들은 열심히 토론회 자리를 세팅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두런두런 찾아오신 분들이 접수를 해주셨지요. 당일 행사의 @첫 시작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UCC 상영이었습니다. 웹툰으로 그려진 내용을 재미난 효과음과 함께 영상으로 제작한 것이었지요. @당일 사회를 맡아주신 민우회 김인숙 대표님이 @토론회에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인사와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 민우회는 올해 5월~7월 초까지 1067명의 산주인과 진료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산부인과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지역을 망라하여 전국 규모로 온/오프라인 참여방법을 동시에 활용하여 진행되었지요.
- 여성들은 왜 산부인과를 찾기 ‘싫어’하게 되었는지, ‘산부인과’를 둘러싼 시선과 맥락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찾기 위한 활동들이었습니다.
-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되어 백영경 쌤의
여성들의 산부인과 이용경험과 ‘접근성’문제
: 1067명의 산부인과 이용실태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라는 제목의 첫번째 발제가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PPT파일로 전합니다. (클릭하시면 전체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두번째 발제는 건강팀 활동가 여경鏡이 맡았습니다.
(저에요)
"실태조사 결과에 있어 통계적인 유의미성뿐만 아니라 주관식응답에 주목하여야 한다. 1067명의 실태조사 참가자들은 이렇게 공식적으로 산부인과 이용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에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 그것이 당초 500명의 목표의 두 배를 훌쩍 넘어 조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실제 여성들의 경험과 생각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최근에 산부인과의 명칭변경의 논의를 접근하는 방식처럼 이름만 바뀌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일한 것이다. 여성들이 기존의 진료문화 안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합적 관점으로 진료문화와 사회적 인식, 정부정책, 여성들의 주체성 확보를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 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정리해 보았다." (자세한 사례는 자료집 51P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요구합니다.
√ 필요정보 습득 이유에 대한 사전 설명과 서면작성
√ 의과(산부인과)대학 교육과정 내 인권감수성 교육 포함
√ 태반주사, 질성형, 미용 등에 대한 간접과장광고의 규제
√ 대학(실습)병원 산부인과 진료 시 수련의 동행에 대한 사전 설명 및 동의서 작성 의무화
√ 지역별 최소 산부인과 분만실 및 진료가능 병원확충 |
두 명의 발제가 끝나고 토론에 들어갔습니다. 조사결과에 대한 자세한 토론 내용은 자료집을 참고하시고 간단히 발췌한 부분들을 전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김영택
"여성의 건강권은 초기에 모성건강에만 초점을 두었다. 현재에는 전 생애주기별 여성의 건강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주장의 근본적인 이유로 건강의 생애주기 연속성측면에서 가임시기에서만의 여성의 건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임 전의 시기인 유아 및 청소년, 노년기의 건강의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여성건강권의 보장의 핵심은 질변 치료이전에 질병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중략) 산부인과에 대한 거부감의 원인분석을 통하여 정책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기적인 산전검사 및 진료 의무화, 맞춤형 산전관리 전문 상담 서비스 지원, 신체적 정서적 안녕이 균형화된 건강 임신환경 지원 방안 검토 등이 고려해야 할 정책적 개선방안이라 할 수 있다."
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원, 박주영
"이번 실태조사는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여성의 관점에서 서비스제공을 본격적으로 평가하고, 더 평등하고 여성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보건의료 연주가와 운동진영에도 자극이 될 수 있다. (중략) 산부인과의 의료행위는 산과에만 집중되어 있다. 1차의료기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예방, 성교육, 건강증진 등의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 전반적인 의료기관 추세를 보면 현재 산부인과가 지역중소도시와 시골지역에서 줄어들고 있으며 저출산으로 인해 의료'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산부인과의 상업적 행태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산부인과가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62.8%로 타과에 비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업화는 여성들에게 거부감의 원인이 된다. (중략) 더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려하자면, 성소수자들의 임신-출산, 결혼이주민들의 임신-출산을 위해 이들까지 포괄하는 사회문화적 토대를 형성하는 것도 동시적으로 필요하다. 여성뿐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이해 기반으로 인권교육이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배은경
"조사결과 데이터 공유해주면 좋겠다. 정말정말 중요한 작업이다. 다만 샘플링, 모집단이 제시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가지고도 설득력을 갖기 어려우니 통계관련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으면 좋겠다.
최근 여성의학과로 바꾸면서 좀 더 여성건강, 생식건강 관련된 쪽을 다루겠다고 하고, 여성들의 생식건강, 생애 전체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이해합니다만, 그 이면에는 여성들의 특수한 의료적 필요를 다 다루겠다는 음모가 있다. 지방흡입은 산부인과 의사가 해야한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도 있는데, 여튼, 적은 노력으로 최대로 벌 수 있는 방향으로 의료가 스포이드처럼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여성건강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견인해야 할 것이다."
메이산부인과 원장, 고경심
"민우회 설문조사 결과는 진료 시 나의 말이 어떻게 받아드려졌을지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간의 진료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명칭변경과 의사들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여성들이 갖는 거부감을 높이는 부분이 무엇인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 환자들의 수동성 개성, 자신의 의사 개진도 필요하다.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겠다. 세번째로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의사들의 무한경쟁이 있고, 비보험이 적용되는 성형, 비만, 수명 연장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왜곡된 의료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산부인과 진료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은 1)진료체크사항 작성 2)진료방법에 대한 설명 및 검사기구 치마 등에 대한 위생관리 3)진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성경험, 결혼여부, 자녀여부 등을 물을 것 4)성소수자나 트랜스젠더 등의 경우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와 여건 만들기 5)진료행위와 검사에 대한 필요성 등을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 치료 방침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을 들 수 있다"
토론자들의 이야기가 있은 후에는 참석해주신 분들 3~4명씩 짝을 지어 벌집토론(!)을 이어갔는데요. 지역에 여성건강센터를 설립하면서 생기는 보건소와의 이야기, 보건의료정책이나 평소 의료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그룹과의 연계지점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눴습니다.
민우회는 본 사업이후에도 더 다양한 여성건강이슈에 대한 고민, 운동을 함께 만들어 갈 그룹과의 네트워크, 무엇보다도 늘 고민하고 있는 "여성들의 경험을 잘 공론화 시키는 것"에 대한 파이팅 넘치는 활동을 이어가야하겠습니다.
잠깐 주목받고 마는 '여성건강'이 아닌 민우회를 포함한 여성단체, 여성주의자들의 활동과 더불어 운동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를 위해 민우회에서는 11월에 여성건강이슈(산부인과, 피임, 임신중절, 다이어트, 성형 등)와 관련한 말하기 대회를 계획하고 있으니 이에도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
또한, 무엇보다도 여성들의 생각과 경험, 궁금증이 담긴 소책자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어떤 책자인지 다들 알고 계신가요? 요즘 한 창 배포중인 인기 책자! [혹시, 산부인과 가봤어?]를 통해서도 함께 만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관련 안내는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그러면 11월 문화제에서 함께할 것을 요청드리며, 이만!
토론회 자료집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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